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5번
문제
甲은 자신을 계속 뒤따라오다 손을 갑자기 내뻗는 A를 강제추행범으로 오인하고 이를 막고자 공격을 통해 A를 상해하였는데 실제로 A는 甲의 친구로서 장난을 치기 위해 위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이었다. 이 사례의 해결방식과 설명에 대한 <보기1>과 <보기2>가 바르게 연결된 것은?
<보기1>
가. 甲이 정당방위상황으로 잘못 판단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책임을 조각하려는 견해
나. 甲 행위의 구성요건적 고의를 인정하면서 고의범으로서의 법효과만을 제한하려는 견해
다. 사실의 착오 근거규정을 유추적용하려는 견해
라. 구성요건적 고의의 인식 대상이 되는 사실과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되는 사실을 구별하지 아니하는 견해
<보기2>
Ⓐ ‘불법’과 ‘책임’의 두 단계로 범죄체계를 구성한다면 「형법」상 위법성조각사유는 소극적 구성요건표지이다.
Ⓑ 甲은 행위상황에서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 하지 않았을 뿐이고 그에게 책임고의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 甲에게는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으므로,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때에 해당한다.
Ⓓ A를 강제추행범으로 오인하여 반격하였다면 이는 고의의 인식대상을 착오한 것과 유사하다.
선지
- ① 가-Ⓐ, 나-Ⓑ, 다-Ⓒ, 라-Ⓓ
- ② 가-Ⓑ, 나-Ⓒ, 다-Ⓓ, 라-Ⓐ
- ③ 가-Ⓒ, 나-Ⓓ, 다-Ⓐ, 라-Ⓑ
- ④ 가-Ⓒ, 나-Ⓑ, 다-Ⓓ, 라-Ⓐ
- ⑤ 가-Ⓓ, 나-Ⓒ, 다-Ⓐ, 라-Ⓑ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가-Ⓒ, 나-Ⓑ, 다-Ⓓ, 라-Ⓐ)
쟁점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이른바 오상방위)의 처리에 관한 학설을 묻는다. 甲은 친구 A의 장난을 강제추행으로 오인하고 정당방위 의사로 A를 상해하였다. 정당방위상황(위법성조각사유의 객관적 전제사실)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데 존재한다고 오인한 경우로, 이를 구성요건적 착오(사실의 착오)로 볼지, 금지착오(위법성의 착오)로 볼지, 아니면 그 중간의 독자적 해결을 할지에 따라 학설이 갈린다. <보기1>의 네 견해를 <보기2>의 설명과 연결하는 문제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13조(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형법 제15조(사실의 착오) ① 특별히 무거운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아니한다. …
형법 제16조(법률의 착오)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3조 · 제15조 · 제16조
학설별 검토
가 → Ⓒ — 엄격책임설
가는 정당방위상황으로 잘못 판단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책임을 조각하려는 견해이다. 엄격책임설은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도 위법성조각사유의 존부·한계에 관한 착오와 마찬가지로 위법성의 착오(금지착오)로 취급한다. 그 결과 구성요건적 고의는 그대로 인정되고 고의범이 성립하되, 형법 제16조에 따라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책임이 조각되어 벌하지 아니한다.
이는 ⒶⒹ 중 Ⓒ와 연결된다. Ⓒ는 "甲에게는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으므로,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때에 해당한다"고 하여, 형법 제16조의 문언을 그대로 원용하여 이 착오를 위법성의 착오로 파악한다.
나 → Ⓑ — 법효과제한적 책임설
나는 甲 행위의 구성요건적 고의를 인정하면서 고의범으로서의 법효과만을 제한하려는 견해이다. 법효과제한적 책임설은 구성요건적 고의(불법고의)는 인정하지만, 행위자가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이 존재한다고 오인한 이상 심정반가치로서의 책임고의가 탈락한다고 본다. 그 결과 고의범의 불법은 인정되나 고의범으로 처벌하는 법효과는 제한되어, 과실범 처벌규정이 있으면 과실범으로 처벌될 수 있을 뿐이다.
이는 Ⓑ와 연결된다. Ⓑ는 "甲은 행위상황에서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 하지 않았을 뿐이고 그에게 책임고의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여, 책임고의의 탈락(→ 과실 문제로의 전환)이라는 법효과제한적 책임설의 결론을 그대로 서술한다.
다 → Ⓓ — (제한적 책임설 중) 유추적용설
다는 사실의 착오 근거규정을 유추적용하려는 견해이다. 제한적 책임설 가운데 유추적용설은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가 그 구조에서 구성요건적 착오(사실의 착오)와 유사하다고 보아, 사실의 착오에 관한 규정(형법 제13조·제15조)을 유추적용하여 구성요건적 고의(내지 고의불법)를 조각한다. 결국 고의범이 성립하지 않고 과실범 성립 여부만 문제 된다.
이는 Ⓓ와 연결된다. Ⓓ는 "A를 강제추행범으로 오인하여 반격하였다면 이는 고의의 인식대상을 착오한 것과 유사하다"고 하여, 이 착오를 고의의 인식대상에 관한 착오(사실의 착오)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 그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유추적용설의 논거를 나타낸다.
라 → Ⓐ — 소극적 구성요건표지이론
라는 구성요건적 고의의 인식 대상이 되는 사실과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되는 사실을 구별하지 아니하는 견해이다. 소극적 구성요건표지이론은 위법성조각사유(의 부존재)를 소극적 구성요건요소로 파악하여 구성요건과 위법성을 하나의 '총체적 불법구성요건'으로 통합하고, 범죄체계를 불법·책임의 2단계로 구성한다. 그 결과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도 구성요건적 고의의 인식대상에 포함되므로, 그에 관한 착오는 곧바로 구성요건적 착오가 되어 고의가 조각된다.
이는 Ⓐ와 연결된다. Ⓐ는 "'불법'과 '책임'의 두 단계로 범죄체계를 구성한다면 형법상 위법성조각사유는 소극적 구성요건표지이다"라고 하여, 2단계 범죄체계와 소극적 구성요건표지라는 이 이론의 핵심 전제를 그대로 서술한다.
결론
바르게 연결하면 가-Ⓒ(엄격책임설·형법 제16조), 나-Ⓑ(법효과제한적 책임설·책임고의 탈락), 다-Ⓓ(유추적용설·사실의 착오 유추), 라-Ⓐ(소극적 구성요건표지이론·2단계 체계)이므로 정답은 4번이다. 학습 포인트는 네 견해가 모두 甲을 고의의 상해죄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결론에서는 대체로 일치하나, 그 논리 구성(고의 조각인지, 책임고의 조각인지, 위법성 착오로서 책임 조각인지)과 공범·미수 처리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