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3번
문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올바르게 조합한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법적으로 승인되지 아니한 사실혼은 헌법 제36조 제1항의 보호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ㄴ.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에 관련되는 공법 및 사법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헌법원리 내지 원칙규범으로서의 성격을 가질 뿐, 위 조항으로부터 혼인과 가족생활을 스스로 결정하고 형성할 수 있는 자유까지 도출되지는 않는다.
ㄷ. 육아휴직신청권은 헌법 제36조 제1항으로부터 개인에게 직접 주어지는 헌법적 차원의 권리이다.
ㄹ. 출생신고 시 자녀의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의 범위를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인명용 한자’로 한정하는 것은 헌법 제36조 제1항에 의하여 보호되는 ‘부모의 자녀 이름을 지을 자유’를 침해한다.
선지
- ① ㄱ(○), ㄴ(×), ㄷ(×), ㄹ(×)
- ② ㄱ(○), ㄴ(×), ㄷ(○), ㄹ(○)
- ③ ㄱ(×), ㄴ(○), ㄷ(×), ㄹ(×)
- ④ ㄱ(×), ㄴ(×), ㄷ(○), ㄹ(×)
- ⑤ ㄱ(×), ㄴ(×), ㄷ(×), ㄹ(○)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쟁점
헌법 제36조 제1항이 보장하는 혼인과 가족생활의 보호범위와 그로부터 도출되는 권리를 묻는다. ㄱ은 사실혼이 보호범위에 포함되는지, ㄴ은 제36조 제1항이 원칙규범에 그치는지 아니면 자유권도 보장하는지, ㄷ은 육아휴직신청권이 헌법적 권리인지 법률상 권리인지, ㄹ은 인명용 한자 제한이 이름을 지을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각각 다룬다.
근거 법령
헌법 제36조 ①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36조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10조
각 지문 검토
ㄱ. ○ — 법적으로 승인되지 아니한 사실혼은 헌법 제36조 제1항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제1003조 제1항이 다투어진 사건에서, 헌재는 사실혼이 헌법 제36조 제1항의 보호범위 자체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명시하였다.
헌재 2014. 8. 28. 2013헌바119(판시사항 다·결정요지 다)
"법적으로 승인되지 아니한 사실혼은 헌법 제36조 제1항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36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않는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헌법 제36조 제1항의 보호범위와 법률혼주의
우리 헌법이 법률혼주의를 채택한 이상 제36조 제1항이 직접 보호하는 혼인은 법률혼을 의미한다. 다만 사실혼 배우자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 같은 결정은 사실혼 배우자도 혼인신고를 통해 상속권을 가질 수 있고, 증여·유증으로 상속에 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근로기준법·국민연금법 등에 근거한 급여를 받을 권리가 인정된다는 점을 보충논거로 들었다. 즉 보호의 통로가 헌법 제36조 제1항이 아니라 개별 법률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결정에는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일정한 경우 상속에 관한 권리를 인정하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재판관 조용호·김창종의 보충의견이 붙어 있다. 보충의견은 법정의견의 결론(합헌)을 뒤집지 않으므로, 보충의견을 근거로 "사실혼도 보호범위에 포함된다"고 읽지 않도록 주의할 것.
이 판례(2013헌바119)는 제13회 민사법 제12번, 제6회 공법 제9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음 (○).
ㄴ. ✗ — 헌법 제36조 제1항은 원칙규범이자 동시에 혼인과 가족생활을 스스로 결정·형성할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한다
부부의 자산소득을 합산하여 과세하도록 한 소득세법 제61조 제1항이 위헌선언된 사건에서, 헌재는 헌법 제36조 제1항의 규범내용을 정면으로 설시하였다. 이 결정은 제36조 제1항의 성격을 다룬 리딩 케이스다.
헌재 2002. 8. 29. 2001헌바82(판시사항 1·결정요지 1)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을 스스로 결정하고 형성할 수 있는 자유를 기본권으로서 보장하고, 혼인과 가족에 대한 제도를 보장한다. 그리고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에 관련되는 공법 및 사법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헌법원리 내지 원칙규범으로서의 성격도 가지는데, 이는 적극적으로는 적절한 조치를 통해서 혼인과 가족을 지원하고 제삼자에 의한 침해 앞에서 혼인과 가족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과제를 포함하며, 소극적으로는 불이익을 야기하는 제한조치를 통해서 혼인과 가족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포함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부부 자산소득 합산과세와 헌법 제36조 제1항:혼인한 부부 차별로 위헌
원문의 어순에 주목할 것. 헌재는 ① 자유의 기본권적 보장, ② 제도보장을 먼저 들고, 원칙규범으로서의 성격은 "성격도 가지는데"라고 하여 추가로 인정하였다. 즉 제36조 제1항은 기본권 + 제도보장 + 원칙규범의 삼중 성격을 가진다. 본 지문은 이 중 원칙규범 성격만 떼어 "성격을 가질 뿐"이라고 한정하고 자유의 도출을 부정했으므로, 원문의 구조를 정반대로 뒤집은 것이다.
이 법리가 실제로 작동한 결과가 이 사건의 결론이다. 헌재는 제36조 제1항에서 도출되는 차별금지명령에 따라, 혼인을 구성요건으로 삼아 혼인한 부부에게 더 높은 조세를 부과하는 것은 중대한 합리적 근거가 없어 헌법상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보아 위헌을 선언하였다.
이 판례(2001헌바82)는 제14회 공법 제12번, 제3회 공법 제19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ㄷ. ✗ — 육아휴직신청권은 헌법적 차원의 권리가 아니라 입법으로 비로소 형성되는 법률상의 권리
남성 단기복무장교를 육아휴직 대상에서 제외한 구 군인사법 조항이 다투어진 사건이다. 헌재는 양육권 자체와 육아휴직신청권을 분명히 구별하였다.
헌재 2008. 10. 30. 2005헌마1156(판시사항 2·결정요지 2)
"육아휴직신청권은 헌법 제36조 제1항 등으로부터 개인에게 직접 주어지는 헌법적 차원의 권리라고 볼 수는 없고, 입법자가 입법의 목적, 수혜자의 상황, 국가예산,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 국민정서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제정하는 입법에 적용요건, 적용대상,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이 규정될 때 비로소 형성되는 법률상의 권리이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육아휴직신청권의 법적 성격과 양육권:남성 단기복무장교 육아휴직 배제 사건
본 지문은 결정요지 2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결론만 뒤집은 전형적인 함정이다. 원문이 "헌법적 차원의 권리라고 볼 수는 없고 … 법률상의 권리"라고 한 것을, 지문은 "헌법적 차원의 권리이다"라고 단정하였다.
혼동하기 쉬운 것은 양육권이다. 양육권은 육아휴직신청권과 달리 기본권이며, 같은 결정의 결정요지 1이 그 성격을 밝히고 있다.
헌재 2008. 10. 30. 2005헌마1156(판시사항 1·결정요지 1)
"양육권은 공권력으로부터 자녀의 양육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라는 점에서는 자유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자녀의 양육에 관하여 국가의 지원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는 점에서는 사회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아울러 가진다."
정리하면 양육권 = 기본권(자유권 + 사회권의 이중성격), 육아휴직신청권 = 그 사회권적 측면을 입법자가 구체화한 법률상 권리라는 층위 구별이 이 결정의 핵심이다.
다만 재판관 김종대·송두환의 반대의견은 "육아휴직제도는 양육권의 사회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측면을 법률로써 구체화한 것으로, 육아휴직신청권은 우리 헌법하에서 사회의 전 분야에서 수용되고 있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의 지위를 획득하였다"고 하여 정반대 입장을 취하였다. 출제자가 반대의견을 법정의견인 것처럼 제시할 수 있으므로 양쪽을 구별해 둘 것.
본 지문 → 옳지 않음 (×).
ㄹ. ✗ — 이름을 지을 자유는 보호범위에 포함되나, 인명용 한자 제한은 그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이 지문은 보호범위와 침해 여부를 분리해서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헌재는 보호범위는 긍정하고 침해는 부정하였다.
헌재 2016. 7. 28. 2015헌마964(판시사항 가·결정요지 가)
"부모가 자녀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자녀의 양육과 가족생활을 위하여 필수적인 것이고, 가족생활의 핵심적 요소라 할 수 있으므로, '부모가 자녀의 이름을 지을 자유'는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보호받는다."
여기까지는 지문과 같다. 그러나 침해 여부의 결론은 반대다.
헌재 2016. 7. 28. 2015헌마964(판시사항 나·결정요지 나)
"심판대상조항은 자녀의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정함에 있어 총 8,142자를 '인명용 한자'로 지정하고 있는데 이는 결코 적지 아니하고, '인명용 한자'의 범위를 일정한 절차를 거쳐 계속 확대함으로써 이름에 한자를 사용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보완장치를 강구하고 있다. 또한 '인명용 한자'가 아닌 한자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출생신고나 출생자 이름 자체가 불수리되는 것은 아니고, 가족관계등록부에 해당 이름이 한글로만 기재되어 종국적으로 해당 한자가 함께 기재되지 않는 제한을 받을 뿐이며, 가족관계등록부나 그와 연계된 공적 장부 이외에 사적 생활의 영역에서 해당 한자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자녀의 이름을 지을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부모가 자녀의 이름을 지을 자유와 인명용 한자 제한
제한의 강도가 약하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인명용 한자가 아닌 한자를 써도 출생신고 자체가 거부되지 않고, 가족관계등록부에 한글로만 기재될 뿐이며, 사적 영역에서의 사용도 자유롭다. 심판대상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3항('통상 사용되는 한자')과 그 위임에 따른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대법원규칙) 제37조이므로, 지문이 말하는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인명용 한자'라는 표현 자체는 정확하다. 결론만 틀렸다.
이 판례(2015헌마964)는 제9회 공법 제13번, 제6회 공법 제9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결론
ㄱ만 옳고 ㄴ·ㄷ·ㄹ은 모두 옳지 않으므로, ㄱ(○), ㄴ(×), ㄷ(×), ㄹ(×)의 조합인 1번이 정답이다.
지문별 함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ㄱ: 사실혼은 헌법 제36조 제1항의 보호범위 밖. 개별 법률(근로기준법·국민연금법 등)의 보호와 혼동하지 말 것.
- ㄴ: 제36조 제1항은 자유(기본권) + 제도보장 + 원칙규범의 삼중 성격. "원칙규범일 뿐"이라는 한정은 오류.
- ㄷ: 양육권(기본권, 자유권+사회권)과 육아휴직신청권(법률상 권리)의 층위 구별. 반대의견은 기본권성을 인정했다는 점도 기억.
- ㄹ: 보호범위 ○, 침해 ✗. 보호범위에 든다고 곧 침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2단계 판단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