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5번
문제
재판의 전제성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위헌법률심판에서 재판의 전제성이라 함은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 중이고,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며,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 ②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에서 당해 사건 재판이 확정된 경우에도 헌법재판소가 해당 법률을 위헌으로 선언하면 「헌법재판소법」상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될 수 있다.
- ③ 당해 사건이 부적법한 것이어서 법률의 위헌 여부를 따져 볼 필요조차 없이 각하를 면할 수 없는 것일 때에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 ④ 헌법재판소는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에 있어서 재판의 전제성에 관한 제청법원의 법률적 견해를 존중하여야 하므로, 비록 이러한 제청법원의 견해가 명백히 유지될 수 없더라도 직권으로 조사할 수 없다.
- ⑤ 재판의 전제성은 법원에 의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시만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에 의한 위헌법률심판 종료 시에도 충족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위헌법률심판·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인 재판의 전제성을 종합적으로 묻는다. ①은 전제성의 3요소, ②는 당해사건 확정 후 재심 가능성과 전제성, ③은 당해사건이 부적법 각하될 경우, ④는 제청법원의 견해 존중과 헌재의 직권조사, ⑤는 전제성의 판단 시점이다.
근거 법령
헌법재판소법 제41조(위헌 여부 심판의 제청) 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은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결정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 심판을 제청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헌법재판소법 제41조
헌법재판소법 제68조(청구 사유) ② 제41조 제1항에 따른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의 제청신청이 기각된 때에는 그 신청을 한 당사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
— 국가법령정보센터 · 헌법재판소법 제68조
헌법재판소법 제75조(인용결정) ⑦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 헌법소원과 관련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된 때에는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헌법재판소법 제75조
각 지문 검토
① ○ — 재판의 전제성의 3요소
전제성의 의미를 정면으로 설시한 리딩 케이스는 92헌가8이다. 지문은 그 결정요지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헌재 1992. 12. 24. 92헌가8(재판의 전제성의 의미)
"재판의 전제성이라 함은, 첫째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중이어야 하고, 둘째 위헌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과 관련하여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셋째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법률의 위헌여부에 따라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라 함은 … 재판의 주문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재판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이유를 달리 하는데 관련되어 있거나 또는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전혀 달라지는 경우에는 재판의 전제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재판의 전제성의 의미: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
주목할 것은 셋째 요소의 외연이다. 주문이 달라지는 경우만이 아니라 이유를 달리하는 경우, 재판의 내용과 효력의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까지 포함된다. 전제성을 주문 변경으로만 좁게 새기면 틀린다.
이 판례(92헌가8)는 제11회 공법 제9번, 제5회 공법 제7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음 (○).
② ○ — 당해사건이 확정되어도 위헌결정 시 재심청구로 주문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제성 인정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이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 인용 시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청구를 허용하므로, 당해사건이 이미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전제성이 곧바로 부정되지 않는다.
헌재 2015. 10. 21. 2014헌바170(재판의 전제성)
"제1심인 당해사건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을 제기한 청구인들이 당해사건의 항소심에서 항소를 취하하여 원고 패소의 원심판결이 확정된 경우,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확정된 원심판결에 대하여 재심청구를 함으로써 원심판결의 주문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항소취하로 원심판결 확정 시 재판의 전제성 인정
즉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에서는 재심이라는 구제경로가 열려 있다는 점 자체가 "다른 내용의 재판" 가능성을 만들어 준다. 이는 제68조 제1항 헌법소원과 구별해서 기억해야 한다.
이 판례(2014헌바170)는 제8회 공법 제1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음 (○).
③ ○ — 당해사건이 부적법하여 각하를 면할 수 없으면 전제성 흠결
당해사건이 위헌결정 여부와 무관하게 어차피 각하될 운명이라면, 위헌결정으로 재판의 결과가 달라질 여지가 없어 전제성의 셋째 요소를 충족하지 못한다.
헌재 2007. 10. 4. 2005헌바71(재판의 전제성)
"법원에서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되는 재판규범 중 위헌제청신청대상이 아닌 관련법률에서 규정한 소송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소각하 판결을 선고하고 그 판결이 확정되거나, 소각하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당해 소송사건이 부적법하여 각하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당해 소송사건에 관한 재판의 전제성 요건이 흠결되어 부적법하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재판의 전제성:당해사건이 부적법하여 각하될 수밖에 없는 경우 전제성 흠결
이 사건에서는 제소기간이 지난 뒤의 취소청구여서 각하를 면할 수 없었으므로 전제성이 부정되었다. 지문은 이 법리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본 지문 → 옳음 (○).
④ ✗ — 제청법원의 견해가 명백히 유지될 수 없으면 헌재가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
이 지문이 정답이다. 앞부분("제청법원의 법률적 견해를 존중하여야 한다")까지는 옳지만, 뒷부분("직권으로 조사할 수 없다")이 확립된 법리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헌재 1997. 9. 25. 97헌가5(재판의 전제성 판단과 제청법원의 견해 존중)
"법원으로부터 법률의 위헌여부 심판의 제청을 받은 헌법재판소로서는 법률이 재판의 전제가 되는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를 심판함에 있어서는 제청법원의 견해를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나, 재판의 전제와 관련된 제청법원의 법률적 견해가 유지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면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조사할 수도 있는 것이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재판의 전제성 판단과 제청법원의 법률적 견해 존중:명백히 유지될 수 없는 경우에만 헌재 직권조사
존중 원칙과 직권조사는 배타적 관계가 아니라 원칙과 예외의 관계로 양립한다. 평상시에는 제청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되, 그 법률적 견해가 유지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예외적 경우에는 헌재가 직권으로 조사하여 전제성을 부정하고 각하할 수 있다. 지문은 "명백히 유지될 수 없더라도 조사할 수 없다"고 하여 그 예외를 통째로 부정했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97헌가5)는 제1회 공법 제1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⑤ ○ — 전제성은 제청 시만이 아니라 심판 시에도 갖추어져야 함이 원칙
재판의 전제성은 적법요건이므로 심판 종료 시까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93헌가2가 이를 명시하였다.
헌재 1993. 12. 23. 93헌가2(결정이유 중 판단 가.(1)(가))
"그리고 위 재판의 전제성은 법률의 위헌여부심판제청시만 아니라 심판시에도 갖추어져야 함이 원칙이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재판의 전제성의 판단 시점:제청 시·심판 시 모두 충족이 원칙과 예외적 심판필요성 인정 (보석허가 즉시항고 사건)
지문이 "원칙이다"라고 한정한 것이 정확하다. 원칙인 이유는 예외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결정은 심리 중 전제성이 소멸하더라도 예외적으로 본안판단에 나아갈 수 있다고 하였다.
헌재 1993. 12. 23. 93헌가2(판시사항 2·결정요지 2)
"위헌심판제청된 법률조항에 의하여 침해된다는 기본권이 중요하여 동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의 해명이 헌법적으로 중요성이 있는데도 그 해명이 없거나, 동 법률조항으로 인한 기본권의 침해가 반복될 위험성이 있는데도 좀처럼 그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의 기회를 갖기 어려운 경우에는 위헌제청 당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 한 당해소송이 종료되었더라도 예외적으로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심판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적극적으로 그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존재이유에도 부합하고 그 임무를 다하는 것이 된다."
이 예외를 실제로 적용한 것이 99헌가7이다.
헌재 2000. 7. 20. 99헌가7(결정요지 1)
"심리기간 중 사태진행으로 소의 이익이 소멸되었더라도 헌법재판소로서는 제청당시 전제성이 인정되는 한 예외적으로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그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위헌심판제청 후의 사정변경과 재판의 전제성
다만 이 예외가 적용되려면 제청 당시에는 전제성이 인정되었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할 것.
이 판례(99헌가7)는 제8회 공법 제12번, 제1회 공법 제1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음 (○).
결론
정답은 4번. 재판의 전제성은 제청법원의 견해를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법률적 견해가 유지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면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97헌가5). ④는 그 직권조사 가능성을 부정했으므로 옳지 않다.
전제성 법리를 축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3요소(92헌가8): 법원 계속 + 당해사건 적용 + 다른 내용의 재판. 셋째 요소는 주문뿐 아니라 이유·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까지 포함.
- 판단 시점(93헌가2): 제청 시 + 심판 시 모두 충족이 원칙, 다만 헌법적 해명의 필요가 크면 예외적 본안판단(99헌가7).
- 소멸 사유: 당해사건이 부적법 각하를 면할 수 없으면 전제성 ✗(2005헌바71). 반면 확정은 그 자체로 전제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에서는 재심청구 가능성(§75⑦)이 전제성을 살린다(2014헌바170).
- 판단 주체(97헌가5): 제청법원 존중이 원칙, 명백히 유지될 수 없으면 헌재 직권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