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6번
문제
법원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헌법재판소 판례에 의함)
ㄱ. 법관정년제 자체는 헌법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서 위헌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므로, 법관의 정년연령을 규정한 법률의 구체적인 내용도 위헌 판단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ㄴ. 특정 사안에서 법관으로 하여금 증거조사에 의한 사실판단 없이 최초의 공판기일에 공소사실과 검사의 의견만을 듣고 결심하여 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한 법률조항은, 입법에 의해서 사법의 본질적인 중요부분을 대체하는 것이므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배된다.
ㄷ. 법관이 중대한 신체상 또는 정신상의 장해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대법관인 경우에는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퇴직을 명할 수 있고, 판사인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퇴직을 명할 수 있다.
ㄹ. 헌법재판소에 의한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이란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을 의미하므로, 1972년 유신헌법상 긴급조치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사권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 속한다.
선지
- ① ㄱ
- ② ㄴ
- ③ ㄱ, ㄹ
- ④ ㄴ, ㄷ
- ⑤ ㄴ, ㄷ, ㄹ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ㄴ, ㄷ)
쟁점
법원·법관제도의 종합문제다. ㄱ은 법관정년제 자체와 정년연령 법률조항의 위헌심사 대상성, ㄴ은 증거조사 없이 형을 선고하도록 강제하는 입법과 권력분립, ㄷ은 법관의 심신장해 퇴직 절차, ㄹ은 유신헌법상 긴급조치의 위헌심사기관을 각각 묻는다.
발문이 "다툼이 있는 경우 헌법재판소 판례에 의함"이라고 못박은 점에 주목할 것. ㄹ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입장이 정면으로 갈리는 쟁점이어서, 이 단서가 정답을 가르는 장치가 된다.
근거 법령
헌법 제101조 ①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101조
헌법 제105조 ④ 법관의 정년은 법률로 정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105조
헌법 제107조 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그 심판에 의하여 재판한다. ②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107조
각 지문 검토
ㄱ. ✗ — 법관정년제 자체는 위헌판단 대상이 아니나, 정년연령을 정한 법률의 구체적 내용은 위헌판단 대상이 된다
지문은 앞부분까지는 옳다. 법관정년제는 헌법 제105조 제4항이 직접 채택한 제도이고, 헌법규정 자체에 대한 위헌판단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뒷부분이 틀렸다.
헌재 2002. 10. 31. 2001헌마557(결정이유 3.가 — 관련 기본권과 위헌여부 판단의 대상)
"같은 조 제4항에서, '법관의 정년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여 '법관정년제' 자체를 헌법에서 명시적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다만, 구체적인 정년연령을 법률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법관정년제' 자체의 위헌성 판단은 헌법규정에 대한 위헌주장으로, 종전 우리 헌법재판소 판례에 의하면, 위헌판단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법관의 정년연령을 규정한 법률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하여는 위헌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법관의 지위와 신분보장 (1)
헌법이 위임한 것은 "정년을 둔다"는 원칙일 뿐이고 "몇 세로 할 것인가"는 입법자의 몫이므로, 그 입법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는지는 심사할 수 있다. 실제로 헌재는 이 사건에서 정년을 대법원장 70세·대법관 65세·판사 63세로 차등한 법원조직법 제45조 제4항의 위헌 여부를 평등권·직업선택의 자유·공무담임권 침해 여부까지 본안에서 심사한 끝에 기각하였다. 위헌판단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었다면 애초에 본안심사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판례(2001헌마557)는 제13회 공법 제4번, 제9회 공법 제22번, 제6회 공법 제10번, 제4회 공법 제10번, 제3회 공법 제12번에서도 출제된 법관 신분보장의 대표 판례입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ㄴ. ○ — 증거조사 없이 형을 선고하도록 한 입법은 사법의 본질을 대체하는 것으로 권력분립원칙 위배
반국가행위자의처벌에관한특별조치법은 궐석재판에서 최초 공판기일에 공소사실 요지와 검사의 의견만 듣고 증거조사 없이 형을 선고하도록 강제하였다. 헌재는 이를 권력분립원칙 위반으로 보았다.
헌재 1996. 1. 25. 95헌가5(결정이유 3.나.(2))
"사법(司法)의 본질은 법 또는 권리에 관한 다툼이 있거나 법이 침해된 경우에 독립적인 법원이 원칙적으로 직접 조사한 증거를 통한 객관적 사실인정을 바탕으로 법을 해석ㆍ적용하여 유권적인 판단을 내리는 작용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특조법 제7조 제7항이 특정 사안에 있어 법관으로 하여금 증거조사에 의한 사실판단도 하지말고, 최초의 공판기일에 공소사실과 검사의 의견만을 듣고 결심하여 형을 선고하라는 것은 입법에 의해서 사법의 본질적인 중요부분을 대체시켜 버리는 것에 다름 아니어서 우리 헌법상의 권력분립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 입법자가 법원으로 하여금 증거조사도 하지 말고 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한 것은 헌법이 정한 입법권의 한계를 유월하여 사법작용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입법에 의한 사법의 본질적 부분 대체와 권력분립:증거조사 없이 형을 선고하도록 한 궐석재판 조항
지문은 이 판시를 거의 그대로 옮긴 것이다. 직접 조사한 증거에 의한 객관적 사실인정이 사법의 본질이므로, 입법으로 이를 박탈하면 사법작용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 되어 헌법 제101조 제1항에 위반된다. 같은 결정은 이 조항이 적법절차·재판청구권도 침해한다고 보아, 결국 특조법 전체를 위헌선언하였다(표준판례: 반국가행위자처벌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본 지문 → 옳음 (○).
ㄷ. ○ — 법원조직법 제47조의 문언 그대로
법원조직법 제47조(심신상의 장해로 인한 퇴직) 법관이 중대한 신체상 또는 정신상의 장해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대법관인 경우에는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퇴직을 명할 수 있고, 판사인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퇴직을 명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법원조직법 제47조
지문은 현행 조문과 자구까지 일치한다. 퇴직명령 주체가 대법관은 대통령(대법원장 제청), 판사는 대법원장(인사위원회 심의)으로 갈리는 점, 그리고 판사의 경우에만 인사위원회 심의가 요구된다는 점이 출제 포인트다.
주의할 것은 이것이 헌법 제106조 제2항의 퇴직이지 파면·징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헌법 제106조 제1항상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않으므로, 심신장해 퇴직은 신분보장의 예외가 아니라 헌법이 예정한 별개의 제도다.
본 지문 → 옳음 (○).
ㄹ. ✗ — 헌법재판소 판례에 의하면 긴급조치의 위헌심사권은 헌법재판소에 전속한다
이 지문은 틀린 서술이 아니라 대법원의 판시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발문이 "헌법재판소 판례에 의함"이라고 한정했기 때문에 옳지 않은 것이 된다.
먼저 지문의 출처인 대법원 입장을 보자.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헌법 제107조 제1항, 제111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하면, 헌법재판소에 의한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이란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을 의미하고,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규범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이 아닌 때에는 그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 데에 국회의 승인이나 동의를 요하는 등 국회의 입법권 행사라고 평가할 수 있는 실질을 갖춘 것이어야 한다. … 유신헌법에 근거한 긴급조치는 국회의 입법권 행사라는 실질을 전혀 가지지 못한 것으로서,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대상이 되는 '법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긴급조치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사권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 속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긴급조치의 위헌심사기관:형식적 의미의 법률이 아니어서 대법원이 최종 심사 (긴급조치 제1호 사건)
지문의 문언이 이 판결요지와 거의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할 것. 대법원은 국회의 입법권 행사라는 실질을 기준으로 삼아, 국회의 동의·승인 없이 발령된 긴급조치는 형식적 의미의 법률이 아니라고 보았다.
반면 헌법재판소는 규범의 효력을 기준으로 삼아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렀다.
헌재 2013. 3. 21. 2010헌바70·132·170(병합)
"헌법 제107조 제1항, 제2항은 법원의 재판에 적용되는 규범의 위헌 여부를 심사할 때, '법률'의 위헌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법률의 하위 규범인 '명령·규칙 또는 처분' 등의 위헌 또는 위법 여부는 대법원이 그 심사권한을 가지며, 이 조항에 규정된 '법률'인지 여부는 그 제정 형식이나 명칭이 아니라 규범의 효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법률'에는 국회의 의결을 거친 형식적 의미의 법률은 물론이고 그 밖에 조약 등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규범들도 모두 포함된다. … 긴급조치는 그 발령 당시의 유신헌법에 따라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그에 대한 위헌심사권은 헌법재판소에 전속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유신헌법 긴급조치의 위헌심사권:규범 효력 기준의 법률 개념
정리하면 대법원은 형식(국회 입법권 행사의 실질) 기준으로 긴급조치를 법률에서 배제해 자신의 심사권을 인정했고, 헌재는 효력 기준으로 긴급조치를 법률에 포함시켜 자신의 전속 심사권을 인정했다. 두 기관 모두 긴급조치를 위헌으로 판단한 결론은 같지만, 심사기관에 관한 전제가 정면으로 대립한다. 발문이 헌재 판례를 기준으로 삼았으므로 지문은 옳지 않다.
이 쟁점은 헌재 입장(2010헌바70)이 제9회 공법 제20번에서, 대법원 입장(2010도5986)이 제1회 공법 제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결론
옳은 것은 ㄴ과 ㄷ이므로 정답은 4번이다.
- ㄱ: 법관정년제 자체(헌법규정 → 위헌판단 ✗)와 정년연령을 정한 법률조항(→ 위헌판단 ○)을 분리해서 볼 것. 헌재가 실제로 본안심사한 것이 그 증거다.
- ㄴ: 사법의 본질 = 직접 조사한 증거에 의한 객관적 사실인정 + 법의 해석·적용. 입법이 이를 대체하면 권력분립 위반(헌법 제101조 제1항).
- ㄷ: 법원조직법 제47조 — 대법관은 대법원장 제청 + 대통령, 판사는 인사위원회 심의 + 대법원장.
- ㄹ: 대법원(2010도5986)=형식적 의미의 법률 ✗ → 대법원 심사 / 헌재(2010헌바70)=효력 기준으로 법률 ○ → 헌재 전속. 발문이 어느 기관의 판례를 기준으로 하는지를 반드시 먼저 확인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