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9번
문제
통신의 자유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올바르게 조합한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통신제한조치기간의 연장을 허가함에 있어 총연장기간 또는 총연장횟수의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주요 범죄 내지 국가 안위를 위협하는 음모나 조직화된 집단범죄의 음모가 있는 경우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수사가 필요하고 그 증거수집을 위하여 지속적인 통신제한조치가 허용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므로,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ㄴ. 통신의 자유란 통신수단을 자유로이 이용하여 의사소통할 권리이고, 이러한 ‘통신수단의 자유로운 이용’에는 자신의 인적 사항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는 상태로 통신수단을 이용할 자유, 즉 통신수단의 익명성 보장도 포함된다.
ㄷ. 헌법 제18조는 통신의 비밀보호를 그 핵심내용으로 하는 통신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데,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통신내용의 비밀을 보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통신관여자의 인적 동일성·통신장소·통신횟수·통신시간 등 통신의 외형을 구성하는 통신이용의 전반적 상황의 비밀까지도 보장한다.
ㄹ. 패킷감청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인터넷회선 감청은 관련 공무원 등에 대한 비밀준수의무 부과, 통신제한조치로 취득한 자료의 사용제한을 통해 충분한 오·남용 방지대책이 마련되어 있는 이상, 수사기관이 감청 집행으로 취득하는 정보의 처리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통신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아니다.
선지
- ① ㄱ(○), ㄴ(○), ㄷ(○), ㄹ(×)
- ② ㄱ(○), ㄴ(○), ㄷ(×), ㄹ(×)
- ③ ㄱ(×), ㄴ(×), ㄷ(×), ㄹ(×)
- ④ ㄱ(×), ㄴ(○), ㄷ(×), ㄹ(○)
- ⑤ ㄱ(×), ㄴ(○), ㄷ(○), ㄹ(×)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ㄱ ×, ㄴ ○, ㄷ ○, ㄹ ×)
쟁점
헌법 제18조 통신의 자유의 보호범위와 그 제한을 묻는다. ㄴ·ㄷ은 보호범위(익명성·외형정보)를, ㄱ·ㄹ은 수사상 제한(통신제한조치 기간연장·패킷감청)의 위헌 여부를 다룬다.
이 문제의 함정은 한 곳에 모여 있다. 틀린 지문 ㄱ과 ㄹ은 모두 그 결정의 반대의견을 법정의견인 것처럼 옮긴 것이다. 두 지문 다 결론만 뒤집힌 것이 아니라, 반대의견이 든 논거 자체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을 확인해 두면 다시 틀리지 않는다.
근거 법령
헌법 제18조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18조
각 지문 검토
ㄱ. ✗ — 총연장기간·총연장횟수의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침해의 최소성·법익균형성 위반
헌재는 헌법불합치(잠정적용)로 판단하였다.
헌재 2010. 12. 28. 2009헌가30(결정요지 가)
"통신제한조치기간의 연장을 허가함에 있어 총연장기간 또는 총연장횟수의 제한을 두고 그 최소한의 연장기간동안 범죄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통신제한조치를 중단하게 한다고 하여도, 여전히 통신제한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법원에 새로운 통신제한조치의 허가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로써 수사목적을 달성하는데 충분하다. … 그럼에도 통신제한조치기간을 연장함에 있어 법운용자의 남용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한계를 설정하지 않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위반한다. 나아가 통신제한조치가 내려진 피의자나 피내사자는 자신이 감청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기본권제한의 특성상 방어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으므로 … 기본권 제한의 법익균형성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통신제한조치기간 총연장 무제한과 통신의 자유
지문이 든 논거를 보라. "주요 범죄 내지 국가 안위를 위협하는 음모나 조직화된 집단범죄의 음모가 있는 경우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수사가 필요하고 그 증거수집을 위하여 지속적인 통신제한조치가 허용될 필요가 있기 때문" — 이것은 법정의견이 아니라 반대의견의 첫 문장이다.
헌재 2010. 12. 28. 2009헌가30(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주요 범죄 내지 국가 안위를 위협하는 음모나 조직화된 집단범죄의 음모가 있는 경우에는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수사가 필요하고 그 증거수집을 위하여 지속적인 통신제한조치가 허용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통신제한조치기간의 연장제도에 총연장기간이나 총연장횟수의 제한을 둔다면 위와 같은 수사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렵다. …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법정의견은 정반대로, 계속 수사가 필요하면 새로운 통신제한조치의 허가를 청구하면 되므로 무제한 연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았다. 반대의견은 바로 이 대목을 반박한 것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ㄴ. ○ — 통신수단의 익명성 보장도 통신의 자유에 포함된다
헌재 2019. 9. 26. 2017헌마1209
"통신의 자유란 통신수단을 자유로이 이용하여 의사소통할 권리이고, 이러한 '통신수단의 자유로운 이용'에는 자신의 인적 사항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는 상태로 통신수단을 이용할 자유, 즉 통신수단의 익명성 보장도 포함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통신수단의 익명성 보장과 통신의 자유
지문은 이 판시를 자구까지 그대로 옮긴 것이다. 다만 결론까지 함께 기억할 것 — 익명성이 보호범위에 포함된다고 해서 본인확인 의무가 곧 위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헌재는 이동통신 가입 시 본인확인 조항이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아 기각하였다. 보호범위 포함과 침해 인정은 별개 단계다.
본 지문 → 옳음 (○).
ㄷ. ○ — 통신의 외형을 구성하는 전반적 상황의 비밀까지 보장된다
헌재 2018. 6. 28. 2012헌마191등
"헌법 제18조는 통신의 비밀보호를 그 핵심내용으로 하는 통신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데,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통신내용의 비밀을 보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통신관여자의 인적 동일성·통신장소·통신횟수·통신시간 등 통신의 외형을 구성하는 통신이용의 전반적 상황의 비밀까지도 보장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통신의 외형 정보(통신사실확인자료)와 통신의 자유
지문은 이 판시 그대로다. 통신의 자유는 무엇을 말했는가(내용)뿐 아니라 누가·언제·어디서·몇 번 통신했는가(외형)까지 보호한다. 이 법리 때문에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도 통신의 자유 제한으로 다루어지며, 이 사건에서 헌재는 위치정보 추적자료 관련 조항에 헌법불합치를 선고하였다.
본 지문 → 옳음 (○).
ㄹ. ✗ — 비밀준수의무와 자료 사용제한만으로는 오·남용 방지에 충분하지 않다
지문은 "비밀준수의무 부과, 자료의 사용제한을 통해 충분한 오·남용 방지대책이 마련되어 있는 이상 … 침해는 아니다"라고 하나, 법정의견은 바로 그 두 가지 외에는 아무 규정이 없다는 점을 위헌 이유로 들었다.
헌재 2018. 8. 30. 2016헌마263(결정요지 다)
"그런데 현행법은 관련 공무원 등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고(법 제11조), 통신제한조치로 취득한 자료의 사용제한(법 제12조)을 규정하고 있는 것 외에 수사기관이 감청 집행으로 취득하는 막대한 양의 자료의 처리 절차에 대해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 이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터넷회선 감청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 집행 단계나 집행 이후에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통제하고 관련 기본권의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범죄수사 목적을 이유로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신제한조치 허가 대상 중 하나로 정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패킷감청과 통신의 자유:사후처리 규정 부재의 위헌성
지문이 그 두 장치를 근거로 "충분하다"고 본 것은 ㄱ과 마찬가지로 반대의견의 논리다.
헌재 2018. 8. 30. 2016헌마263(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인터넷회선 감청의 기술적 특성 등으로 인해 취득한 자료가 다른 통신감청에 비해 상대적으로 광범위하더라도, 법상 감청집행기관의 공무원이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을 외부에 공개·누설하는 것은 일체 금지되고, 이를 위반하는 공무원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게 되며, 범죄수사와 관련되지 아니하는 것은 그 성질상 수사·소추하거나 그 범죄를 예방하는 등을 위하여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법정의견이 문제 삼은 것은 패킷감청의 특성이다.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같은 회선을 쓰는 불특정 다수인의 모든 정보가 패킷 형태로 수사기관에 그대로 전송되므로 취득 자료가 방대한데, 그 자료의 처리·관리·폐기 절차에 관한 통제장치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감청 이후 경과보고서 제출, 판사에 대한 감청자료 봉인 제출, 판사의 보관·파기 결정 등 입법례를 제시하며 침해의 최소성을 부정하고 헌법불합치(잠정적용)를 선고하였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결론
ㄴ·ㄷ이 옳고 ㄱ·ㄹ이 옳지 않으므로 정답은 5번이다.
- 보호범위(ㄴ·ㄷ): 통신의 자유는 내용의 비밀뿐 아니라 외형(인적 동일성·장소·횟수·시간)의 비밀, 그리고 익명성까지 포함한다. 다만 보호범위에 든다는 것과 침해가 인정된다는 것은 별개다 — ㄴ의 2017헌마1209는 보호범위는 인정하면서도 본인확인 조항을 합헌으로 보았다.
- 수사상 제한(ㄱ·ㄹ): 헌재는 통제장치의 부재 자체를 침해 최소성 위반으로 본다. ㄱ은 총연장기간·횟수의 상한이 없어서, ㄹ은 취득자료의 처리절차 규정이 없어서 각각 헌법불합치가 되었다. 두 결정 모두 잠정적용을 명하였다.
- 함정: ㄱ·ㄹ 모두 반대의견을 법정의견처럼 옮긴 지문이다. ㄱ은 이공현·김희옥·이동흡 반대의견의 첫 문장을, ㄹ은 안창호·조용호 반대의견의 논거를 그대로 가져왔다. 지문에 결정의 논거처럼 보이는 서술이 붙어 있을 때는 그것이 법정의견의 것인지 먼저 의심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