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10번
문제
예산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하여 회계연도 개시 6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하여야 한다.
- ② 새로운 회계연도가 개시될 때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한 때에는 정부는 국회에서 예산안이 의결될 때까지 법률상 지출의무의 이행을 위한 경비를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집행할 수 있다.
- ③ 한 회계연도를 넘어 계속하여 지출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정부는 연한을 정함이 없이 계속비로서 국회의 의결을 얻어 지출할 수 있다.
- ④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감액할 수 없다.
- ⑤ 예산은 법률과 마찬가지로 국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되어 국가기관과 일반국민을 구속하므로 국회의 예산안 의결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예산제도의 헌법 조문을 정확히 아는지 묻는다. ①은 예산안 제출·의결 기한, ②는 준예산, ③은 계속비, ④는 국회의 증액·감액 권한, ⑤는 예산의 법적 성격과 헌법소원 대상성이다.
①은 특히 주의를 요한다. 헌법이 정한 제출기한과 국가재정법이 정한 제출기한이 다르기 때문이다.
근거 법령
헌법 제54조 ①국회는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ㆍ확정한다.
②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하여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하여야 한다.
③새로운 회계연도가 개시될 때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한 때에는 정부는 국회에서 예산안이 의결될 때까지 다음의 목적을 위한 경비는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집행할 수 있다.
1. 헌법이나 법률에 의하여 설치된 기관 또는 시설의 유지ㆍ운영
2. 법률상 지출의무의 이행
3.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의 계속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54조
국가재정법 제33조(예산안의 국회제출) 정부는 제32조의 규정에 따라 대통령의 승인을 얻은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국가재정법 제33조
헌법 제55조 ①한 회계연도를 넘어 계속하여 지출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정부는 연한을 정하여 계속비로서 국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
②예비비는 총액으로 국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 예비비의 지출은 차기국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55조
헌법 제57조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57조
각 지문 검토
① ✗ — 제출기한이 60일 전이 아니다
지문은 "회계연도 개시 6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이라 하나, 60일은 헌법에도 국가재정법에도 없는 숫자다. 뒷부분의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은 헌법 제54조 제2항 그대로 옳다.
여기서 반드시 구별해 둘 것이 있다. 제출기한은 근거 법령에 따라 다르다.
- 헌법 제54조 제2항 →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 국가재정법 제33조 →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까지
헌법은 1987년 제9차 개정 이후 개정된 바 없으므로 헌법상 기한은 여전히 90일이다. 120일은 2013년 국가재정법 개정(2014회계연도 예산안부터 적용)으로 국회의 예산심의 기간을 늘리기 위해 법률 차원에서 헌법보다 앞당긴 것이다. 즉 국가재정법이 헌법이 정한 최소 기한보다 더 이른 제출을 요구하는 구조이므로 양자는 충돌하지 않는다.
지문이 "헌법 제54조 제2항의 내용"으로 출제된 것인지 "현행법상 제출기한"으로 출제된 것인지에 따라 정답 숫자가 달라질 수 있으나, 60일은 어느 쪽으로도 틀리므로 이 지문은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② ○ — 준예산 (정답)
지문은 헌법 제54조 제3항 제2호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새 회계연도 개시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하면 정부는 예산안 의결 시까지 법률상 지출의무의 이행을 위한 경비를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집행할 수 있다.
준예산으로 집행할 수 있는 경비는 세 가지로 한정된다 — ⓐ 헌법이나 법률에 의하여 설치된 기관 또는 시설의 유지·운영, ⓑ 법률상 지출의무의 이행, ⓒ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의 계속. 지문은 이 중 ⓑ를 든 것이므로 옳다.
우리 헌법은 가예산·잠정예산이 아니라 준예산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준예산은 국회의 새로운 의결 없이 정부가 집행할 수 있다는 점이 함께 출제되는 포인트다.
본 지문 → 옳음 (정답).
③ ✗ — 계속비는 연한을 정하여 의결을 얻어야 한다
헌법 제55조 제1항은 "정부는 연한을 정하여 계속비로서 국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지문은 "연한을 정함이 없이"라고 하여 조문을 정반대로 뒤집었다.
계속비는 한 회계연도를 넘어 지출할 필요가 있을 때 연한을 특정하여 한 번의 의결로 여러 회계연도에 걸쳐 지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에 대한 예외다. 연한을 정하지 않으면 국회의 재정통제가 무의미해지므로 연한의 특정이 제도의 본질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④ ✗ — 감액은 정부 동의 없이 가능하다
헌법 제57조가 정부의 동의를 요구하는 것은 증액과 새 비목의 설치뿐이다. 지문은 "감액할 수 없다"고 하여 조문에 없는 제한을 만들어 냈다.
이 조문의 취지는 국회가 정부의 재정 계획을 넘어 지출을 늘리는 것을 막는 데 있다. 감액은 국회의 재정통제권 행사 그 자체이므로 정부의 동의를 요할 이유가 없다. 증액·새 비목 = 동의 필요 / 감액 = 동의 불요로 정리해 둘 것.
본 지문 → 옳지 않음 (×).
⑤ ✗ — 예산은 국가기관만 구속하므로 예산안 의결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다
지문은 두 군데가 틀렸다. 예산이 일반국민을 구속한다는 전제와, 그 결과 예산안 의결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는 결론이 모두 헌재의 입장과 반대다.
예산은 법률과 마찬가지로 국회의 의결을 거쳐 성립하는 법규범이지만, 법률과 달리 국가기관만을 구속할 뿐 일반국민을 구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회가 의결한 예산 또는 국회의 예산안 의결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헌재 2006. 4. 25. 2006헌마409).
예산의 법형식을 이해하면 자연스럽다. 예산은 국가기관에 대하여 세입·세출의 권한을 부여하고 그 한도를 정하는 것일 뿐, 국민에게 직접 권리·의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국민에게 효력이 미치려면 별도의 법률과 처분이 필요하다.
다만 예산과 관련된 행위가 언제나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예산 집행을 위한 행정청의 정책결정·지침 고지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상성이 부정되지만, 예외적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
헌재 2007. 10. 25. 2006헌마1236
"행정 각 부의 장관이 국가 예산을 재원으로 사회복지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예산 확보 방법과 그 집행 대상 등에 관하여 정책결정을 내리고 이를 미리 일선 공무원들에게 지침 등의 형태로 고지하는 일련의 행위는 장래의 예산 확보 및 집행에 대비한 일종의 준비행위로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위와 같은 정책결정을 구체화시킨 지침의 내용이 국민의 기본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앞으로 법령의 뒷받침에 의하여 그대로 실시될 것이 틀림없을 것으로 예상될 수 있을 때에는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예산집행 지침·정책결정 고지행위의 헌법소원 대상성:장애인차량 LPG 지원폐지 사례
예산 자체·예산안 의결(대상성 ✗)과 예산 집행을 구체화한 지침(원칙 ✗, 예외적 ○)을 구별해 두면 된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결론
헌법 제54조 제3항 제2호의 준예산 사유를 그대로 옮긴 ②가 옳으므로 정답은 2번이다.
예산제도 조문 정리는 다음과 같다.
- 제출·의결 기한: 헌법 제54조 ② → 제출 90일 전 / 의결 30일 전. 다만 국가재정법 제33조는 제출 120일 전으로 앞당겼다. 헌법상 기한과 법률상 기한이 다르다는 점이 함정 소재다.
- 준예산(헌법 제54조 ③): 기관·시설 유지운영 / 법률상 지출의무 이행 / 승인된 사업의 계속 세 가지에 한하여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집행.
- 계속비(헌법 제55조 ①): 연한을 정하여 의결. 예비비(같은 조 ②)는 총액으로 의결하고 그 지출은 차기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 증액·감액(헌법 제57조): 증액·새 비목 설치 → 정부 동의 필요, 감액 → 동의 불요.
- 법적 성격: 예산은 국가기관만 구속 → 예산안 의결은 헌법소원 대상 ✗(2006헌마409). 단 예산 집행 지침은 예외적으로 대상이 될 수 있다(2006헌마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