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12번
문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조례 제정·개폐청구권은 법률에 의하여 보장되는 권리가 아니라 헌법 제37조 제1항의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에 해당하므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 볼 수 있다.
ㄴ. 국가사무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위임된 기관위임사무는 원칙적으로 자치조례의 제정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ㄷ. 법률에서 조례에 위임할 사항이 헌법 제75조 소정의 행정입법에 위임할 사항보다 더 포괄적이라면 헌법에 위반된다.
ㄹ. 법령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은 그 법령의 하위 법령에서 그 위임의 내용과 범위를 제한하거나 직접 규정할 수 없다.
선지
- ① ㄱ, ㄷ
- ② ㄱ, ㄹ
- ③ ㄴ, ㄷ
- ④ ㄴ, ㄹ
- ⑤ ㄱ, ㄴ, ㄷ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ㄱ, ㄷ)
쟁점
조례에 관한 종합문제다. ㄱ은 조례 제정·개폐청구권의 법적 성격, ㄴ은 기관위임사무와 자치조례의 한계, ㄷ은 조례에 대한 위임의 구체성 정도, ㄹ은 조례에 위임된 사항에 대한 하위법령의 관여 가능성을 묻는다.
ㄷ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 조례는 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가 제정하므로,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에 요구되는 구체적 위임(헌법 제75조)과 달리 포괄위임으로 족하다는 것이 헌재의 확립된 입장이다. 지문은 이를 정반대로 뒤집었다.
근거 법령
헌법 제117조 ①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117조
지방자치법 제28조(조례) ①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다만,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
② 법령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은 그 법령의 하위 법령에서 그 위임의 내용과 범위를 제한하거나 직접 규정할 수 없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지방자치법 제28조
각 지문 검토
ㄱ. ✗ — 조례 제정·개폐청구권은 헌법상 기본권이 아니라 법률상 권리
헌재 2014. 4. 24. 2012헌마287등
"조례 제정·개폐청구권은 지방자치법에 의해 비로소 인정된 법률상의 권리일 뿐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이라거나 헌법 제37조 제1항의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로서의 기본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를 침해당하였다는 이유로 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조례 제정·개폐청구권의 법적 성격:법률상 권리
지문은 이 판시를 정확히 뒤집었다. 헌법 제117조는 지방자치를 제도로서 보장할 뿐이고, 주민이 조례의 제정·개폐를 청구하는 구체적 절차는 입법자가 지방자치법으로 형성한 것이다. 따라서 그 청구권은 법률상 권리이고, 이를 근거로 한 헌법소원은 부적법 각하된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ㄴ. ○ — 기관위임사무는 원칙적으로 자치조례의 제정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0. 5. 30. 선고 99추85 판결(판결요지 [1])
"지방자치법 제15조, 제9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인 자치사무와 개별법령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위임된 단체위임사무에 한하는 것이고, 국가사무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위임된 기관위임사무는 원칙적으로 자치조례의 제정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할 것이고, 다만 기관위임사무에 있어서도 그에 관한 개별법령에서 일정한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경우에는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개별법령의 취지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이른바 위임조례를 정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국가사무(기관위임사무)에 관한 위임조례:개별법령 위임 시 위임조례 제정 가능
지문은 판결요지의 앞부분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사무의 성질에 따라 조례 제정 가능성이 갈린다 — 자치사무·단체위임사무 → 자치조례 ○, 기관위임사무 → 자치조례 ✗. 기관위임사무는 국가사무를 단체장 개인에게 맡긴 것이어서 지방의회의 자치입법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지문이 "원칙적으로"라고 한 점에 유의할 것. 예외가 있다. 개별법령이 기관위임사무에 관하여 일정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면 그 범위에서 위임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지문은 원칙만 서술하였으므로 옳다.
이 판례(99추85)는 제9회·제8회·제7회·제6회·제5회·제4회·제1회 공법에서 반복 출제된 조례제정권 범위의 빈출 판례입니다.
본 지문 → 옳음 (○).
ㄷ. ✗ — 조례에 대한 위임은 포괄적인 것으로 족하다
지문은 "행정입법에 위임할 사항보다 더 포괄적이라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나, 헌재는 조례에 대해서는 오히려 포괄위임이 허용된다고 본다.
헌재 1995. 4. 20. 92헌마264, 279(병합)
"조례의 제정권자인 지방의회는 주민의 대표기관이고 헌법이 지방자치단체에 포괄적인 자치권을 보장하고 있는 취지로 볼 때, 조례에 대한 법률의 위임은 법규명령에 대한 법률의 위임과 같이 반드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할 필요가 없으며 포괄적인 것으로 족하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조례에 대한 법률의 위임:포괄위임 허용
논거를 이해하면 외울 필요가 없다. 헌법 제75조가 대통령령에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한 위임을 요구하는 것은 행정부가 민주적 정당성이 약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반면 조례를 제정하는 지방의회는 주민이 직접 선출한 대표기관이므로 그런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지 않고, 헌법이 지방자치단체에 포괄적 자치권을 보장한 취지에도 부합한다. 즉 조례 위임은 행정입법 위임보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지문은 이 관계를 거꾸로 세워, 조례 위임이 행정입법 위임보다 포괄적이면 위헌이라고 하였다. 정반대다.
이 판례(92헌마264)는 제15회 공법 제12번, 제12회 공법 제20번, 제10회 공법 제1번, 제6회 공법 제11번, 제4회 공법 제18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ㄹ. ○ — 지방자치법 제28조 제2항의 문언 그대로
이 지문은 판례가 아니라 조문 문제다.
지방자치법 제28조(조례) ② 법령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은 그 법령의 하위 법령에서 그 위임의 내용과 범위를 제한하거나 직접 규정할 수 없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지방자치법 제28조
지문은 이 조문을 자구까지 그대로 옮긴 것이므로 옳다. 2022. 1. 13. 시행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신설된 규정으로, 법률이 조례에 위임한 사항을 대통령령·부령 등 하위 법령이 가로채어 제한하거나 직접 정해 버리면 자치입법권이 형해화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도입되었다. 위임의 수직 관계를 보면 이해가 쉽다 — 법률 → 조례로 위임했는데 법률 → 대통령령이 그 사이에 끼어들어 조례의 몫을 침범하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본 지문 → 옳음 (○).
결론
옳지 않은 것은 ㄱ과 ㄷ이므로 정답은 1번이다.
- ㄱ: 조례 제정·개폐청구권 = 법률상 권리(2012헌마287). 헌법 제117조는 지방자치를 제도보장할 뿐이므로 이를 근거로 한 헌법소원은 부적법.
- ㄴ: 자치사무·단체위임사무 → 자치조례 ○ / 기관위임사무 → 자치조례 ✗(99추85). 단 개별법령이 위임하면 위임조례는 가능.
- ㄷ: 조례 위임은 포괄위임으로 족하다(92헌마264). 지방의회가 주민의 대표기관이라는 점이 논거이며, 헌법 제75조의 행정입법 위임보다 완화된 기준이다. 문제의 함정.
- ㄹ: 지방자치법 제28조 ② 조문 그대로. 법령이 조례에 위임한 사항 → 하위 법령이 제한·직접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