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19번
문제
다음 사례에 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사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甲은 A국과의 관광 협상 결과에 따른 세부사항을 시행하기 위하여 「전담여행사 업무 시행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함)을 제정하였다. 甲은 이 사건 지침에 근거하여 2013. 5.경 재심사를 통해 전담여행사 지위를 갱신하는 갱신기준(‘종전 처분기준’)을 정하여 이를 공표하였다. 甲은 2016. 3. 23. 무자격 가이드 고용으로 감점을 받은 경우 전담여행사 지위를 갱신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변경된 처분기준’을 마련하였으나 이를 공표하지 않았다. 한편, 전담여행사 지정을 받은 乙은 2015. 1.경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하였고 이를 이유로 2016. 4. 2. ‘변경된 처분기준’에 따라 재지정 탈락기준을 상회하는 감점을 받았다. 이를 근거로 甲은 2016. 11. 4. 乙에 대한 전담여행사 지정을 취소하였다(이하‘이 사건 처분’이라 함).
ㄱ. 이미 공표된 ‘종전 처분기준’을 다시 변경하는 경우에도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등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변경된 처분기준’을 다시 공표하여야 한다.
ㄴ. ‘변경된 처분기준’은 근거 법령에서 구체적 위임을 받아 제정·공포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규칙에 해당한다.
ㄷ. 甲이 ‘변경된 처분기준’을 미리 공표하지 않은 채 갱신심사에 적용하였다면 그 자체로 ‘이 사건 처분’에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흠이 있다고 볼 수 있다.
ㄹ. 사전에 공표한 갱신기준을 심사대상기간이 이미 경과하였거나 상당부분 경과한 시점에서 처분상대방의 갱신여부를 좌우할 정도로 중대하게 변경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
선지
- ① ㄱ
- ② ㄱ, ㄴ
- ③ ㄴ, ㄹ
- ④ ㄷ, ㄹ
- ⑤ ㄱ, ㄴ, ㄹ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ㄱ, ㄴ, ㄹ)
쟁점
네 지문 모두 이 사례의 실제 판결인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두45633 판결(중국전담여행사 지정취소 사건)에서 나왔다. ㄱ은 처분기준 변경 시의 공표 의무, ㄴ은 공표된 처분기준의 법적 성질, ㄷ은 미공표 기준 적용의 위법성, ㄹ은 갱신제에서 심사기준의 사후 변경 문제다.
축은 하나다. 공표 의무 위반이 곧 처분의 위법인가라는 물음에 대법원은 아니오라고 답했다(ㄷ). 처분기준은 행정규칙에 불과해 그 준수 여부가 처분의 적법성을 좌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ㄴ). 대신 갱신제의 본질이라는 별개의 통로로 위법을 인정했다(ㄹ). 이 흐름을 잡으면 네 지문이 한 덩어리로 정리된다.
근거 법령
행정절차법 제20조(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 ①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③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행정절차법 제20조
판결 원문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이 판결(2020년)은 공표 의무의 예외를 제20조 제2항이라고 적고 있으나, 2022. 1. 11. 개정(2023. 3. 24. 시행)으로 인허가의제 관련 조항이 제2항으로 신설되면서 종전 제2항이 제3항으로 밀렸다. 현행법 기준으로는 제3항이다.
각 지문 검토
ㄱ. ○ —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공표하여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 후단이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고 명시하므로, 이미 공표된 기준을 변경할 때에도 공표 의무가 그대로 미친다. 그 예외는 같은 조 제3항의 사유(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칠 상당한 이유)에 한한다. 지문은 이 구조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대법원도 같은 전제에서 출발한다.
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8두41907 판결
"행정청으로 하여금 처분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도록 한 것은 해당 처분이 가급적 미리 공표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해당 처분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통하여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하며 행정청의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 의무 (1)
사례에서 甲은 2016. 3. 23. '변경된 처분기준'을 마련하고도 공표하지 않았으므로 이 의무를 위반하였다.
이 판례(2018두41907)는 제15회 공법 제33번, 제14회 공법 제27번, 제13회 공법 제40번, 제11회 공법 제2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음 (○).
ㄴ. ○ — 위임을 받아 제정·공포된 것이 아닌 한 처분기준은 행정규칙이다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두45633 판결(판결요지 [1] ①)
"행정청이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정하여 공표한 처분기준은, 그것이 해당 처분의 근거 법령에서 구체적 위임을 받아 제정·공포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규칙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 의무 (2)
지문은 이 판시를 자구까지 그대로 옮긴 것이다. 사례의 「전담여행사 업무 시행지침」과 그에 근거한 처분기준은 법령의 구체적 위임을 받은 것이 아니므로 행정규칙이다.
이 판시가 ㄷ의 전제가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처분기준이 행정규칙에 불과하다면 그것을 지켰는지 여부가 처분의 적법성을 좌우할 수 없고, 따라서 공표하지 않은 기준을 적용했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이 위법해지지도 않는다.
본 지문 → 옳음 (○).
ㄷ. ✗ — 미공표 기준을 적용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취소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두45633 판결(판시사항 [1]·판결요지 [1])
"행정청이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의 처분기준 사전공표 의무를 위반하여 미리 공표하지 아니한 기준을 적용하여 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해당 처분에 취소사유에 이를 정도의 흠이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해당 처분에 적용한 기준이 상위법령의 규정이나 신뢰보호의 원칙 등과 같은 법의 일반원칙을 위반하였거나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이 있다면 해당 처분은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 의무 (2)
지문은 "그 자체로 …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흠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하였으므로 판시와 정반대다.
대법원이 든 이유를 보면 논리가 분명하다. 처분의 적법성은 행정규칙에 적합한지가 아니라 상위법령과 입법 목적에 적합한지로 판단한다. 그래서 미리 공표한 기준을 따랐다고 적법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표하지 않은 기준을 적용했다고 곧바로 위법해지지도 않는다. 만약 공표한 경우에만 적법하게 처분할 수 있다고 보면 처분의 적법성이 지나치게 불안정해지고 개별법령의 집행이 사실상 유보·지연된다는 실질적 고려도 덧붙였다.
이 판례(2018두45633)는 제14회 공법 제27번, 제13회 공법 제40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
ㄹ. ○ — 심사대상기간 경과 후의 중대한 기준 변경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두45633 판결(판결요지 [2])
"사전에 공표한 심사기준 중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거나 다소 불명확하고 추상적이었던 부분을 명확하게 하거나 구체화하는 정도를 뛰어넘어, 심사대상기간이 이미 경과하였거나 상당 부분 경과한 시점에서 처분상대방의 갱신 여부를 좌우할 정도로 중대하게 변경하는 것은 갱신제의 본질과 사전에 공표된 심사기준에 따라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청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므로, 갱신제 자체를 폐지하거나 갱신상대방의 수를 종전보다 대폭 감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인정되거나 관계 법령이 제·개정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 의무 (2)
지문은 이 판시를 옮긴 것이다. 근거는 갱신제의 본질이다. 같은 판결은 갱신제를 채택한 이상 처분상대방이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를 가지며, 여기서 '공정한 심사'란 심사기준이 사전에 마련되어 공표되어 있을 것까지 포함한다고 하였다.
사례에 대입하면 결론이 나온다. 乙의 무자격 가이드 고용은 2015. 1.경인데 甲은 2016. 3. 23.에야 '변경된 처분기준'을 마련하여 2016. 4. 2. 감점에 적용하였다. 심사대상기간이 이미 경과한 시점에 갱신 여부를 좌우할 정도로 중대한 변경을 가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 점을 이유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ㄷ과 ㄹ의 관계를 정리해 둘 것. 공표 의무 위반 자체로는 위법이 되지 않지만(ㄷ), 갱신제에서 심사대상기간 경과 후 중대 변경이라는 별개의 통로로 위법이 인정된다(ㄹ). 이 사건에서 처분이 결국 위법하게 된 것은 ㄹ 때문이지 ㄷ 때문이 아니다.
본 지문 → 옳음 (○).
결론
ㄱ·ㄴ·ㄹ이 옳고 ㄷ만 옳지 않으므로 정답은 5번이다.
- ㄱ: 행정절차법 제20조 ① 후단 — 변경하는 경우에도 공표 의무 ○. 예외는 같은 조 ③(판결 당시 조문으로는 ②).
- ㄴ: 위임 없는 처분기준 = 대외적 구속력 없는 행정규칙. 이것이 ㄷ의 전제다.
- ㄷ: 미공표 기준 적용 자체만으로는 취소사유 ✗. 상위법령·신뢰보호원칙 위반이나 객관적 합리성 결여 같은 구체적 사정이 더해져야 위법.
- ㄹ: 갱신제 + 심사대상기간 경과 후 중대 변경 → 특별한 사정 없는 한 허용 ✗.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한 진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