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번
문제
위법성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甲과 乙이 교통사고를 가장하여 보험금을 편취할 것을 공모한 후 乙의 승낙을 받은 甲이 乙에게 상해를 가한 경우, 乙의 승낙이 위법한 목적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甲의 행위는 상해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
ㄴ. 사채업자 甲이 채무자 A에게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A가 숨기고 싶어하는 과거 행적과 사채를 쓴 사실 등을 남편과 시댁에 알리겠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경우, 甲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를 넘지 않는 것이어서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ㄷ. A와 B가 차량 통행 문제로 다투던 중에 A가 차를 몰고 대문 안으로 운전해 들어가려 하자 B가 양팔을 벌리고 제지하였음에도 A가 차를 약 3미터 가량 B의 앞쪽으로 급진시키자, 이때 그 차 운전석 옆에 서 있던 B의 아들 甲이 B를 구하려고 차를 정지시키기 위하여 운전석 옆 창문을 통해 A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A의 흉부가 차의 창문틀에 부딪혀 약간의 상처를 입게 하였다면, 甲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ㄹ. 임대인의 승낙 없이 건물을 전차한 전차인은 비록 불법 침탈 등의 방법에 의하여 건물의 점유를 개시한 것이 아니고 그동안 평온하게 음식점 영업을 하면서 점유를 계속하여 왔더라도 그 전대차로써 임대인에게 대항할 수 없기 때문에, 임대인이 그 건물의 열쇠를 새로 만들어 잠근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위법성을 조각하는 자구행위에 해당한다.
ㅁ. 싸움의 상황에서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기 위하여 소극적으로 방어를 하던 도중 그 상대방을 상해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라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정당행위라고 할 수 없다.
선지
- ① ㄱ, ㄴ, ㄷ
- ② ㄴ, ㄷ, ㅁ
- ③ ㄷ, ㄹ, ㅁ
- ④ ㄱ, ㄴ, ㄹ, ㅁ
- ⑤ ㄱ, ㄷ, ㄹ, ㅁ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ㄱ, ㄴ, ㄹ, ㅁ)
쟁점
위법성 조각사유 종합. ㄱ. 보험금 편취 목적의 상해에 대한 피해자 승낙이 위법성을 조각하는지, ㄴ. 채권추심을 빙자한 가족 폭로 협박이 사회통념상 용인 범위를 넘어 협박죄가 되는지, ㄷ. 아버지를 향해 돌진하는 차량 운전자를 자녀가 제지한 행위가 타인을 위한 정당방위인지, ㄹ. 무단전차인의 평온한 영업 점유를 임대인이 잠금장치 교체로 배제한 행위가 자구행위인지, ㅁ. 싸움 중 소극적 방어행위가 정당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지.
근거 법령
형법 제24조(피해자의 승낙)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1조(정당방위)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法益)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3조(자구행위) ①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서는 청구권을 보전(保全)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이 불가능해지거나 현저히 곤란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각 지문 검토
ㄱ. 보험금 편취 목적의 피해자 승낙 상해 — 위법성 조각 부정
승낙이 있어도 그 승낙이 윤리적·도덕적으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아야 위법성이 조각된다. 보험금 편취라는 위법한 목적에 이용하기 위한 승낙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9606 판결
형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피해자의 승낙은 개인적 법익을 훼손하는 경우에 법률상 이를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승낙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승낙이 윤리적·도덕적으로 사회상규에 반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 피고인이 피해자와 공모하여 교통사고를 가장하여 보험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면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법한 목적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승낙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피해자의 승낙의 성립요건
지문은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하나, 판례는 사회상규에 반하는 승낙이어서 조각되지 않는다고 본다. 이 판례는 제1·2·10·11·14·15회 등 여러 회차의 형사법 선택형과 제1회 사례형에서도 반복 출제된 빈출 표준판례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ㄴ. 채권추심 빙자 가족 폭로 협박 — 사회통념상 용인 범위 초과로 협박죄 성립
해악의 고지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이면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지만, 채권추심은 법률상 허용되는 정당한 절차와 상당한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사적·은밀한 사항의 가족 폭로를 고지하는 것은 그 한계를 넘는다.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2412 판결
해악의 고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는 성립하지 않으나 … 사채업자인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피해자가 숨기고 싶어하는 과거의 행적과 사채를 쓴 사실 등을 남편과 시댁에 알리겠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 피고인이 정당한 절차와 방법을 통해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고 피해자에게 위와 같이 해악을 고지한 것이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 등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채권추심을 빙자한 협박과 정당행위 — 사채업자의 가족 폭로 협박 문자 사례
지문은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나, 판례는 사회통념상 용인 범위를 넘어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ㄷ. 차로 아버지를 위협하는 운전자에 대한 자녀의 제지 — 타인을 위한 정당방위
정당방위는 자기뿐 아니라 타인(친족)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 대해서도 성립한다. 아버지를 향해 차를 급진시킨 것은 생명·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이고, 이를 정지시키려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행위는 긴급성·상당성을 갖춘 방위행위이다.
대법원 1986. 10. 14. 선고 86도1091 판결(판결요지)
차량통행문제를 둘러싸고 피고인의 부와 다툼이 있던 피해자가 그 소유의 차량에 올라타 문안으로 운전해 들어가려 하자 피고인의 부가 양팔을 벌리고 이를 제지하였으나 위 피해자가 이에 불응하고 그대로 그 차를 피고인의 부 앞쪽으로 약 3미터 가량 전진시키자 … 피고인이 … 운전석 옆 창문을 통하여 피해자의 머리털을 잡아당겨 그의 흉부가 위 차의 창문틀에 부딪혀 약간의 상처를 입게 한 행위는 부의 생명,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친족 보호를 위한 정당방위 — 차로 위협받는 친족 구하기
지문의 사안이 곧 이 판례의 사실관계이며, 판례는 정당방위 성립을 긍정한다.
본 지문 → 옳음.
ㄹ. 무단전차인의 평온한 영업 점유에 대한 임대인의 잠금장치 교체 — 자구행위 부정
전차인이 임대인에게 대항할 수 없더라도, 불법침탈이 아니라 평온하게 음식점 영업을 계속해 온 점유는 업무방해죄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 임대인은 정당한 소송절차로 점유를 회복해야 하고 위력으로 자력구제할 수 없으므로, 잠금장치를 새로 만들어 잠근 행위는 자구행위가 아니다.
대법원 1986. 12. 23. 선고 86도1372 판결(판결요지)
건물의 전차인이 임대인의 승낙없이 전차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차인이 불법침탈등의 방법에 의하여 위 건물의 점유를 개시한 것이 아니고 그동안 평온하게 음식점등 영업을 하면서 점유를 계속하여 온 이상 위 전차인의 업무를 업무방해죄에 의하여 보호받지 못하는 권리라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으로서는] 마땅히 정당한 소송절차에 의하여 점유를 회복하여야 하고 위력으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그 지하층의 열쇠를 새로 만들어 잠그고 … 의자, 탁자 등을 들어내게 한 행위는 결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한 행위이거나 자구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단전차인의 평온한 점유에 대한 임대인의 자력행사와 자구행위 — 음식점 잠금장치 교체 사례
지문은 자구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나, 판례는 법정절차가 가능한 이상 자구행위가 아니라고 본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ㅁ. 싸움 중 소극적 방어행위 — 정당행위로 위법성 조각 가능
싸움은 공격·방어가 교차하므로 어느 한쪽만 떼어 정당방위·정당행위로 보기 어려운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방적 공격을 받은 자가 이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방어의 한도를 넘지 않는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라면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인정되어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그 결과가 상해·사망이더라도 상당성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대법원 1984. 9. 11. 선고 84도1440 판결(판결요지)
외관상 서로 격투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라 할지라도 실지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불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불법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물을 행사한 경우라면 그 행위가 적극적인 반격이 아니라 소극적인 방어의 한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 … 사회통념상 허용될만한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싸움 중 소극적 방어행위의 위법성 조각(정당행위)
같은 취지로, 겉으로는 싸움처럼 보여도 일방적·위법한 공격을 벗어나기 위한 저항이 새로운 적극적 공격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판례가 있다(대법원 2009도12958, 제6회 형사법 제5번·제3회 제15번에서도 출제).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958 판결
겉으로는 서로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라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이는 사회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일방적·위법한 공격에 대한 저항행위의 위법성 조각:아파트 침입 구타 사례
지문은 소극적 방어는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하나, 판례는 상당성이 인정되는 한 정당행위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결론
정답은 4번(ㄱ, ㄴ, ㄹ, ㅁ이 옳지 않음). ㄷ만 옳다.
핵심 정리:
- ㄱ 보험사기 목적의 승낙 상해 → 사회상규 위배로 위법성 조각 부정.
- ㄴ 채권추심 빙자 가족 폭로 협박 → 사회통념 용인 범위 초과로 협박죄 성립.
- ㄷ 아버지를 향한 차량 돌진을 제지한 자녀의 행위 → 타인을 위한 정당방위.
- ㄹ 무단전차인의 평온한 영업 점유를 임대인이 잠금장치로 배제 → 법정절차 가능하므로 자구행위 부정.
- ㅁ 싸움 중 소극적 방어 → 상당성이 인정되면 정당행위로 위법성 조각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