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9번
문제
甲은 자신의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 주고 A로부터 돈을 빌렸다. 그 후 甲은 사업자금이 더 필요해지자 A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 주기 1주일 전에 인터넷을 통하여 열람·출력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 하단의 열람 일시 부분을 수정 테이프로 지우고 복사한 것을 B에게 보여 주면서 “사업자금으로 한 달만 1억 원을 빌려 달라. 만일 한 달 후 돈을 갚지 못하면 내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속은 B는 해당 부동산에 충분한 담보가치가 있는 것으로 믿고 甲에게 1억 원을 빌려 주었다. 그러나 B는 변제기일까지 차용금을 변제받지 못하고 A의 선순위근저당권으로 인해 甲 소유 부동산은 담보가치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甲을 고소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B에게 제시한 위 등기사항전부증명서는 복사한 문서로서 열람 일시가 지워져 있다는 점을 확인하지 못한 책임이 B에게 있으므로 甲에게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ㄴ.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열람 일시는 등기부상 권리관계의 기준 일시를 나타내는 역할을 하므로 甲에게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죄가 성립한다.
ㄷ. 만일 B가 甲을 고소한 후 차용금 1억 원을 곧바로 변제받아 甲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고자 한다면 공소제기 전에는 고소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기관에, 공소제기 후에는 고소사건의 수소법원에 대하여 하여야 한다.
ㄹ. 만일 제1심 재판부가 甲에게 사기죄,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여 징역 1년을 선고하자 甲만 항소한 경우에 항소심이 甲에 대하여 제1심이 유죄로 인정한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범죄사실을 무죄로 인정하면서 제1심과 동일한 징역 1년을 선고하였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368조 소정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위배된다.
선지
- ① ㄱ, ㄴ
- ② ㄱ, ㄹ
- ③ ㄴ, ㄷ
- ④ ㄴ, ㄹ
- ⑤ ㄷ, ㄹ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ㄱ, ㄹ 옳지 않음)
쟁점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열람 일시를 지워 선순위 근저당권이 없는 것처럼 담보가치를 속이고 돈을 빌린 사안의 종합 문제. ㄱ 피해자의 확인 소홀과 사기죄 성립 여부, ㄴ 열람 일시 삭제의 공문서변조·동행사죄 성립 여부, ㄷ 고소취소의 수령기관(공소제기 전후), ㄹ 항소심이 일부를 무죄로 하면서 제1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한 것의 불이익변경금지 위반 여부.
근거 법령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225조(공문서등의 위조·변조) 행사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형사소송법 제232조(고소의 취소) ①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368조(불이익변경의 금지)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사건에 대하여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47조 · 형법 제225조 · 형사소송법 제368조
각 지문 검토
ㄱ. ✗ — 피해자가 열람 일시 삭제를 확인하지 못한 과실이 있어도 사기죄는 성립
甲은 A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 1주일 전에 열람한 등기사항증명서의 열람 일시를 지워, 마치 선순위 근저당권이 없어 담보가치가 충분한 것처럼 B를 기망하였다. 이렇게 기망당한 원인에 피해자의 확인 소홀이라는 과실이 있더라도 사기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8도1697 판결(판시사항 [1])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기망행위와 상대방의 착오 및 재물의 교부 … 사이에 순차적인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착오에 빠진 원인 중에 피기망자 측에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사기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기죄의 성립과 피기망자 측 과실:착오 원인에 피해자의 과실이 있어도 사기죄 성립
본 지문은 "B에게 확인하지 못한 책임이 있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나, 판례는 피해자의 과실 유무와 무관하게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ㄴ. ○ —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열람 일시 삭제 →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죄 성립
열람 일시는 등기부상 권리관계의 기준 시점을 나타내는 부분이므로, 이를 지우는 것은 원래의 증명력과 다른 새로운 증명력을 가진 문서를 만든 것으로서 공문서변조에 해당한다. 이 문제의 사실관계는 아래 판례의 사안에서 그대로 나왔다.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도19043 판결(판결요지 [2])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열람 일시는 등기부상 권리관계의 기준 일시를 나타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권리관계나 사실관계의 증명에서 중요한 부분에 해당하고 … 피고인이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열람 일시를 삭제하여 복사한 행위는 … 다른 새로운 증명력을 가진 문서를 만든 것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공공적 신용을 해할 위험성도 발생하였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열람 일시 부분 지움 → 공문서변조
변조된 등기사항증명서를 진정한 것처럼 B에게 제시·교부한 행위는 변조공문서행사죄(형법 제229조)에 해당한다. 이 판례는 제10회 형사법 제1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음.
ㄷ. ○ — 고소취소는 공소제기 전에는 수사기관에, 공소제기 후에는 수소법원에
고소취소는 고소와 같은 방식에 따른다(형사소송법 제239조가 제237조를 준용). 따라서 공소제기 전 수사단계에서는 고소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기관(검사·사법경찰관)에, 공소제기 후에는 그 사건이 계속된 수소법원에 대하여 서면 또는 구술로 한다. 취소 시기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로 제한된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39조(준용규정) 전2조의 규정은 고소 또는 고발의 취소에 관하여 준용한다.
형사소송법 제237조(고소, 고발의 방식) ① 고소 또는 고발은 서면 또는 구술로써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하여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39조
본 지문은 고소취소의 수령기관을 공소제기 전후로 정확히 기술하였다.
본 지문 → 옳음.
ㄹ. ✗ — 항소심이 일부를 무죄로 하면서 제1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 → 불이익변경금지 위반 ✗
甲만 항소하였고 항소심이 공문서변조·동행사를 무죄로 하면서도 제1심과 동일한 징역 1년을 선고하였다. 선고된 형이 제1심보다 무거워지지 않았으므로 불이익변경금지에 위배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5679 판결(판결요지 [3])
"피고인만이 항소한 사건에서 항소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제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의 일부를 무죄로 인정하면서도 제1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하였다 하여 그것이 형사소송법 제368조 소정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불이익변경금지:항소심이 제1심 유죄 일부를 무죄로 하면서 동일한 형을 선고한 것은 불이익변경 ✗
일부 범죄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유리해졌더라도 그에 맞추어 반드시 형까지 가볍게 변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본 지문은 불이익변경금지 위반이라 하나 판례는 위반이 아니라고 본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결론
정답은 2번(ㄱ, ㄹ). 열람 일시를 지운 등기사항증명서로 돈을 빌린 행위는 피해자의 과실과 무관하게 사기죄(ㄱ)가, 열람 일시 삭제 자체는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죄(ㄴ)가 성립한다. 고소취소는 공소제기 전 수사기관·공소제기 후 수소법원에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하며(ㄷ), 항소심이 일부를 무죄로 하면서 제1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한 것은 불이익변경금지에 위배되지 않는다(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