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7번
문제
건설업을 하는 甲은 시청 건설 담당 공무원인 乙에게 자신의 회사를 신청사 공사의 시공사로 선정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현금 1천만 원을 건네주었으나 다른 회사가 시공사로 선정되었다. 이에 甲은 乙에게 전화를 걸어 뇌물로 준 1천만 원을 돌려 줄 것을 요구했으나 乙은 이미 주식투자로 소비하여 이를 거부하였다. 그런데 甲은 乙과 전화로 나눈 대화를 휴대전화로 몰래 녹음하였고, 여기에는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는 乙의 진술이 포함되었다.
이후 甲은 乙의 집을 찾아가 뇌물로 준 1천만 원을 당장 돌려주지 않으면 녹음한 내용을 수사기관과 언론사에 보내겠다고 말하였다. 이에 겁을 먹은 乙은 甲이 지정한 은행 예금계좌로 1천만 원을 입금하였다. 乙의 배우자 丙은 乙의 사전 언급에 따라 甲과 乙의 대화 내용을 옆방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甲 모르게 녹음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乙은 甲으로부터 받은 1천만 원을 돌려주지 아니하고 주식투자로 임의 소비하였으므로, 뇌물수수죄와 별도로 횡령죄가 성립한다.
- ② 만일 甲이 위 예금계좌에 입금된 1천만 원을 인출하지 않았다면 甲에게 공갈죄의 미수범이 성립한다.
- ③ 甲이 乙과의 전화상 대화를 휴대전화로 몰래 녹음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상 비밀녹음에 해당하여 甲의 뇌물공여죄나 乙의 뇌물수수죄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 ④ 丙이 甲과 乙의 대화내용을 휴대전화로 몰래 녹음한 것은 대화 당사자인 乙의 사전 동의에 의한 것이므로, 甲의 공갈죄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 ⑤ 만일 뇌물수수죄로 기소된 乙이 법정에서 뇌물수수의 사실을 부인하는 진술을 하는 경우, 검사가 유죄의 자료로 제출한 사법경찰관 작성의 乙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乙이 그 내용을 부인하더라도 임의로 작성된 것으로 인정되는 한 乙의 법정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한 탄핵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옳음)
쟁점
뇌물·공갈·녹음의 종합 문제. ① 뇌물로 받은 금전을 임의 소비한 경우 횡령죄가 별도로 성립하는지, ② 공갈로 지정 계좌에 입금받았으나 인출하지 않은 경우 기수·미수, ③ 대화 당사자(甲)가 상대방 몰래 한 전화 녹음의 증거능력, ④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丙)가 당사자 일방(乙)의 동의만 받고 한 녹음의 증거능력, ⑤ 내용부인한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탄핵증거 사용 가부.
근거 법령
형법 제355조 제1항(횡령)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민법 제746조(불법원인급여)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
형사소송법 제318조의2 제1항(탄핵증거) 제312조부터 제316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증거로 할 수 없는 서류나 진술이라도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5조 ·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 형사소송법 제318조의2
각 지문 검토
① ✗ — 뇌물로 받은 금전을 소비하여도 횡령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음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를 주체로 한다(형법 제355조 제1항). 그런데 뇌물의 교부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한 급여이므로 급여자 甲은 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어 그 금전의 소유권은 수령자 乙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乙은 甲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므로 이를 주식투자로 소비하였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그 금액은 몰수·추징의 대상이 될 뿐이다).
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급여를 한 사람은 그 원인행위가 법률상 무효라 하여 상대방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은 여전히 자기에게 있다고 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고 따라서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불법원인급여와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과의 관계
본 지문은 뇌물수수죄와 별도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하나, 뇌물은 이미 乙의 소유이므로 '타인의 재물'이 아니어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② ✗ — 지정 계좌에 입금된 때 공갈죄는 기수, 인출하지 않았어도 미수 ✗
공갈죄는 공갈로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때에 기수가 된다. 甲이 지정한 예금계좌에 1천만 원이 입금된 이상 그 돈은 甲이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놓였으므로 그때 이미 기수에 이르고, 그 후 인출 여부는 기수 성립에 영향이 없다.
대법원 1985. 9. 24. 선고 85도1687 판결(판결요지)
"피해자들을 공갈하여 피해자들로 하여금 지정한 예금구좌에 돈을 입금케 한 이상, 위 돈은 범인이 자유로히 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인 것으로서 공갈죄는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갈죄의 기수시기:지정 예금계좌에 입금되면 자유로운 처분 가능 상태 → 인출 여부 무관하게 기수
본 지문은 인출하지 않으면 공갈미수라고 하나, 입금 시점에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③ ✗ — 대화 당사자 甲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어서 증거로 사용 가능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이 금지하는 것은 '타인 간의' 대화 녹음·청취이므로, 전화통화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 몰래 그 통화를 녹음하는 것은 감청·비밀녹음에 해당하지 않는다. 甲은 통화 당사자이므로 그 녹음은 적법하고, 甲의 뇌물공여죄나 乙의 뇌물수수죄에 대한 증거로 쓸 수 있다.
대법원 2002. 10. 8. 선고 2002도123 판결
"전기통신에 해당하는 전화통화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 모르게 통화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감청에 해당하지 아니하지만, 제3자의 경우는 설령 전화통화 당사자 일방의 동의를 받고 그 통화내용을 녹음하였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비법 §3 — 대화 당사자 본인 녹음은 위반 ✗ / 제3자는 일방 동의로도 위반 ○
본 지문은 甲의 녹음이 비밀녹음에 해당하여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하나, 당사자 녹음이므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④ ✗ — 제3자 丙의 녹음은 당사자 일방(乙)의 동의만으로는 통비법 위반, 증거능력 ✗
丙은 甲·乙의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이므로, 대화 당사자 일방인 乙의 사전 동의를 받았더라도 상대방 甲의 동의가 없는 이상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 되어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위반이고, 그 녹음물은 같은 법 제4조에 의해 증거능력이 부정된다.
대법원 2002. 10. 8. 선고 2002도123 판결
"제3자의 경우는 설령 전화통화 당사자 일방의 동의를 받고 그 통화내용을 녹음하였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된다(이 점은 제3자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비법 §3 — 대화 당사자 본인 녹음은 위반 ✗ / 제3자는 일방 동의로도 위반 ○
본 지문은 乙의 사전 동의가 있으므로 甲의 공갈죄 증거로 쓸 수 있다고 하나, 제3자 녹음은 모든 대화 당사자의 동의가 없는 한 위법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이 판례는 제1·3·9·13회 형사법(각 27·12·39·34번)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⑤ ○ — 내용부인한 사경 작성 피신조서도 임의성이 인정되는 한 탄핵증거로 사용 가능 (정답)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유죄의 본증으로는 증거능력이 없으나(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 임의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법정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한 탄핵증거로는 사용할 수 있다(제318조의2 제1항).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2617 판결
"검사가 유죄의 자료로 제출한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증거능력이 없으나, 그것이 임의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법정에서의 진술을 탄핵하기 위한 반대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탄핵증거의 제출방식과 조사방식
이 판례는 제6·7·9·10·13회 형사법(각 26·33·34·35·30번)에서도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본 지문 → 옳음 (정답).
결론
정답은 5번. 내용부인으로 본증 능력이 없는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도 임의성이 인정되는 한 법정진술의 증명력을 다투는 탄핵증거로는 사용할 수 있다(⑤). 나머지는 모두 옳지 않은 설명으로, 뇌물은 불법원인급여로서 수령자 소유가 되어 이를 소비해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고(①), 지정 계좌에 입금된 때 공갈죄는 이미 기수이며(②), 대화 당사자 甲의 녹음은 통비법 위반이 아니어서 증거로 쓸 수 있고(③), 제3자 丙의 녹음은 일방 동의만으로는 통비법 위반이어서 증거능력이 없다(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