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40번
문제
甲은 A와 재혼하여 함께 생활하다가 A가 외도를 하는 것을 목격하고 A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甲은 전처 소생의 아들 乙에게 자신의 재산 중 일부를 증여하기로 약속하고 A를 살해할 것을 부탁하였다.
[사실관계]
㉠ 이를 승낙한 乙은 A를 살해하기 위하여 일정량 이상을 먹으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초우뿌리를 달인 물을 마시게 하였으나 A가 이를 토해버려 사망하지 않았다.
㉡ 그러자 甲은 乙에게 칼을 주며 “이번에는 A를 반드시 죽여 달라”라고 당부하였다. 이에 乙은 甲의 당부대로 A의 집으로 향하였으나, 갑자기 마음이 바뀐 甲은 乙이 실행의 착수에 이르기 전 전화로 “그만 두자”라고 乙을 만류하였다. 그러나 乙은 A를 칼로 찔러 살해하였다.
옷에 피가 묻은 채로 범행현장을 떠나려던 乙은 마침 지나가던 사법경찰관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되었고 乙은 그 현장에서 자신은 단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자발적으로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하였다. 이에 사법경찰관은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라 휴대전화를 압수한 후 경찰서에서 乙의 휴대전화의 정보를 탐색하여 甲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알고 甲을 긴급체포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의 사실관계에서 乙이 A를 살해하기 위해 초우뿌리를 달인 물을 마시게 하였으나 A가 이를 토해버려 사망하지 않아 乙에게 살인미수죄가 성립한다.
- ② ㉡의 사실관계에서 법정적부합설에 따를 경우, 만일 乙이 A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B를 A로 착각하여 칼로 찔러 살해했다면 乙에게는 A에 대한 살인미수죄와 B에 대한 과실치사죄가 성립하고 양 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이다.
- ③ ㉡의 사실관계에서 甲은 乙에게 A를 살해할 것을 교사한 후 乙이 실행의 착수에 이르기 전에 범행을 만류하였으므로, 살인교사의 죄책을 지지 않는다.
- ④ 사법경찰관이 乙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현장에서 乙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적법하게 압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야 한다.
- ⑤ 乙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은 이상 사법경찰관이 경찰서에서 휴대전화의 정보를 탐색함에 있어서는 乙 또는 그의 변호인의 참여를 요하지 아니한다.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옳음)
쟁점
살인교사 사례와 임의제출 압수의 종합 문제. ① 초우뿌리 달인 물을 마시게 하였으나 피해자가 토해 사망하지 않은 경우 살인미수 성립 여부(불능범과의 구별), ② 법정적부합설에 따른 객체의 착오의 법적 효과, ③ 교사자가 실행착수 전 만류하였으나 피교사자가 그대로 실행한 경우 교사범의 죄책, ④ 현행범 체포 현장에서 임의제출받아 압수한 경우 사후 압수·수색영장 신청 의무, ⑤ 임의제출받은 휴대전화의 정보 탐색 시 피의자·변호인의 참여권.
근거 법령
형법 제25조 제1항(미수범)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때에는 미수범으로 처벌한다.
형법 제27조(불능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형법 제31조 제1항(교사범)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 검사,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기타인의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7조 · 형사소송법 제218조
각 지문 검토
① ○ — 초우뿌리 달인 물을 마시게 하였으나 토해 사망하지 않은 경우 → 불능범 ✗, 살인미수 ○ (정답)
불능범은 결과발생이나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초우뿌리는 일정량 이상을 먹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결과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불능범이 아니고,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피해자가 토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살인미수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3687 판결(판결요지 [1][2])
"불능범은 범죄행위의 성질상 결과발생 또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 일정량 이상을 먹으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초우뿌리'나 '부자' 달인 물을 마시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행위가 불능범이 아닌 살인미수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불능범의 의미와 '초우뿌리'·'부자' 달인 물 사례:결과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불능범 ✗ → 살인미수 ○
참고로 치사량에 현저히 미달하는 농약을 먹였으나 피해자가 토한 사안에서는 장애미수와 불능미수를 구별하여 심리해야 한다고 본 판례가 있다(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도2967 판결, 표준판례: 결과발생의 불가능). 초우뿌리 사안은 사망 가능성이 있어 그 구별 문제 없이 살인미수가 된다.
본 지문 → 옳음 (정답).
② ✗ — 법정적부합설에서 객체의 착오는 발생사실에 대한 살인기수 1죄
B를 A로 착각하여 살해한 것은 객체(사람)의 동일성에 관한 착오이다. 법정적부합설은 인식한 사실과 발생한 사실이 같은 구성요건(사람에 대한 살인)에 속하면 발생사실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므로, 乙에게는 B에 대한 살인기수죄 하나가 성립할 뿐이다.
대법원 1984. 1. 24. 선고 83도2813 판결
"피고인이 먼저 피해자 1을 향하여 살의를 갖고 소나무 몽둥이를 … 힘껏 후려친 가격으로 피를 흘리며 마당에 고꾸라진 동녀와 동녀의 등에 업힌 피해자 2의 머리부분을 위 몽둥이로 내리쳐 피해자 2를 현장에서 두개골절 및 뇌좌상으로 사망케 한 소위를 살인죄로 의율한 원심조처는 정당하게 긍인되며 소위 타격의 착오가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행위자의 살인의 범의성립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실의 착오
본 지문은 A에 대한 살인미수와 B에 대한 과실치사의 상상적 경합이라고 하나, 그것은 구체적부합설이 방법의 착오에서 내리는 결론이다. 객체의 착오인 이 사안에서 법정적부합설에 따르면 B에 대한 살인기수 1죄가 성립한다. 이 판례는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③ ✗ — 만류만으로는 교사범의 이탈 ✗, 결의가 유지된 채 실행되면 교사범의 죄책 ○
교사자가 공범관계에서 이탈하려면 피교사자가 실행행위에 나아가기 전에 교사에 의해 형성된 피교사자의 범죄 실행의 결의를 해소하여야 한다. 단순히 전화로 "그만 두자"라고 만류한 것만으로는 乙의 결의가 해소되었다고 볼 수 없고, 乙이 그 결의에 따라 A를 살해한 이상 甲은 살인교사의 죄책을 진다.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도7407 판결
"교사범이 그 공범관계로부터 이탈하기 위해서는 피교사자가 범죄의 실행행위에 나아가기 전에 교사범에 의하여 형성된 피교사자의 범죄 실행의 결의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때 교사범이 피교사자에게 교사행위를 철회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이에 피교사자도 그 의사에 따르기로 하거나 또는 교사범이 명시적으로 교사행위를 철회함과 아울러 피교사자의 범죄 실행을 방지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여 … 당초의 교사행위에 의하여 형성된 피교사자의 범죄 실행의 결의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설사 그 후 피교사자가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 형법 제31조 제1항에 의한 교사범으로서의 죄책을 부담하지는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교사자의 공범관계로부터의 이탈 · 표준판례: 교사의 인과성(심리적 인과성)
같은 판결은 교사자가 만류하였으나 피교사자가 이를 거절하고 당초의 결의를 그대로 유지한 채 실행한 사안에서 교사행위와 범행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이탈을 부정하였다. 본 지문은 만류하였으므로 교사의 죄책을 지지 않는다고 하나, 결의가 해소되지 않은 이상 교사범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④ ✗ — 현행범 체포 현장의 임의제출 압수(§218)는 사후 압수·수색영장 不要
체포현장에서의 영장 없는 압수(제216조 제1항 제2호)나 범죄장소에서의 긴급압수(제216조 제3항)는 사후영장을 받아야 하지만, 제218조에 따른 임의제출물의 압수는 제출자의 임의에 기한 것이어서 현행범 체포 현장에서 이루어지더라도 사후에 영장을 받을 필요가 없다.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3726 판결(판결요지 [2])
"다만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의하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등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으므로, 현행범 체포 현장이나 범죄 장소에서도 소지자 등이 임의로 제출하는 물건은 위 조항에 의하여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사후에 영장을 받을 필요가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현행범 체포현장·범죄장소에서의 임의제출 압수(§218):영장 없이 압수 가능하고 사후영장도 不要 · 표준판례: 체포현장 및 범죄장소에서의 임의제출과 영장주의의 예외
본 지문은 지체 없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야 한다고 하나, 임의제출 압수에는 사후영장이 필요 없다. 이 판례는 제10·11·14·15회 형사법(각 33·25·28·32번)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⑤ ✗ — 임의제출받은 휴대전화의 정보 탐색에도 피의자·변호인의 참여권 보장 必
임의제출물의 압수도 수사 목적과 압수의 효력은 영장에 의한 경우와 같다. 따라서 압수 대상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가 혼재된 휴대전화를 경찰서로 옮겨 탐색·복제·출력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피압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 적법절차를 지켜야 한다.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3])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와 그렇지 않은 전자정보가 혼재된 정보저장매체나 그 복제본을 임의제출받은 수사기관이 그 정보저장매체 등을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겨 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경우, 그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에서 규정하는 피압수·수색 당사자나 그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압수된 전자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된 압수목록을 작성·교부하여야 하며 …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임의제출된 전자정보 압수의 범위
본 지문은 임의제출받은 이상 참여를 요하지 않는다고 하나, 판례는 임의제출의 경우에도 탐색 과정에서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본다. 이 판례는 제12회 제35·38번을 비롯해 제13·14회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결론
정답은 1번. 초우뿌리 달인 물은 일정량 이상 복용 시 사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불능범이 아니고,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피해자가 토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살인미수죄가 성립한다(①). 나머지는 모두 옳지 않은 설명으로, 법정적부합설에서 객체의 착오는 B에 대한 살인기수 1죄이고(②), 단순 만류만으로는 교사범의 이탈이 인정되지 않아 甲은 살인교사의 죄책을 지며(③), 제218조 임의제출 압수에는 사후영장이 필요 없고(④), 임의제출받은 휴대전화의 정보 탐색에도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