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202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6번
문제
甲으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지 않은 乙이 甲을 대리하여 甲 소유 X 토지를 丙에게 매도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乙의 표현대리는 성립하지 않음을 전제로 하고,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乙이 甲으로 행세하는 丁의 기망에 속아 甲으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은 것으로 과실 없이 오인한 상태에서 위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면, 乙은 丙에 대하여 무권대리인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ㄴ. 위 매매계약에서 甲의 채무불이행에 대비한 손해배상액이 예정된 경우, 甲의 추인 거절로 丙이 乙에게 매매계약의 이행을 구하였으나 乙이 이행하지 아니하여 乙이 丙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더라도 매매계약 자체가 무효이므로 乙은 예정된 손해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ㄷ. 무권대리행위에 대한 甲의 추인은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할 수 있고, 乙과 丙뿐만 아니라 위 매매계약으로 인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승계인을 상대로도 할 수 있다.
ㄹ. 丙이 위 매매계약을 철회하려면 乙이 무권대리인임을 계약 당시 알지 못하여야 하는데, 이에 대한 증명책임은 丙에게 있다.
선지
- ① ㄷ
- ② ㄱ, ㄷ
- ③ ㄴ, ㄷ
- ④ ㄷ, ㄹ
- ⑤ ㄱ, ㄴ, ㄹ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ㄷ)
쟁점
표현대리가 성립하지 않는 협의의 무권대리 종합 문제. ㄱ. 무권대리인이 자칭 본인의 기망에 속아 대리권이 있다고 과실 없이 오인한 경우에도 민법 제135조 제1항의 책임을 지는지(책임의 법적 성질), ㄴ. 상대방이 이행을 선택한 경우 무권대리인이 부담하는 채무의 범위와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의 적용 여부, ㄷ. 무권대리행위 추인의 방식과 그 상대방의 범위, ㄹ. 상대방의 철회권과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의 소재.
근거 법령
민법 제135조(상대방에 대한 무권대리인의 책임) ① 다른 자의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맺은 자가 그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또 본인의 추인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그는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계약을 이행할 책임 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맺은 자에게 대리권이 없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또는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맺은 사람이 제한능력자일 때에는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민법 제134조(상대방의 철회권) 대리권없는 자가 한 계약은 본인의 추인이 있을 때까지 상대방은 본인이나 그 대리인에 대하여 이를 철회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당시에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안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132조(추인, 거절의 상대방) 추인 또는 거절의 의사표시는 상대방에 대하여 하지 아니하면 그 상대방에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안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398조(배상액의 예정) ① 당사자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 ②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35조 · 민법 제134조 · 민법 제132조 · 민법 제398조
각 지문 검토
ㄱ. ✗ — 무권대리인의 책임은 무과실책임이므로 제3자의 기망으로 야기되어도 책임 ○
민법 제135조 제1항의 무권대리인 책임은 대리제도의 신용을 유지하기 위해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이다. 따라서 대리권 흠결에 관하여 무권대리인에게 과실 등 귀책사유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무권대리행위가 제3자의 기망이나 문서위조 같은 위법행위로 야기되었더라도 책임은 부정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다213038 판결(판결요지)
"민법 제135조 제1항은 "타인의 대리인으로 계약을 한 자가 그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또 본인의 추인을 얻지 못한 때에는 상대방의 선택에 좇아 계약의 이행 또는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른 무권대리인의 상대방에 대한 책임은 무과실책임으로서 대리권의 흠결에 관하여 대리인에게 과실 등의 귀책사유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무권대리행위가 제3자의 기망이나 문서위조 등 위법행위로 야기되었다고 하더라도 책임은 부정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권대리인의 상대방에 대한 책임의 성질:무과실책임 — 제3자의 위법행위로 야기되어도 부정 ✗
위 판결의 사안이 이 지문과 정확히 겹친다. 피고가 소유자를 자칭하는 사람에게서 대리권을 받았을 뿐 본인에게서는 받지 못한 채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한 사건에서, 원심은 자칭 본인의 위법행위 탓이지 피고의 무권대리 탓이 아니라며 책임을 부정하였으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였다. 무권대리인의 면책은 제135조 제2항이 정한 사유(상대방의 악의·과실, 무권대리인의 제한능력)에 한정되며, 무권대리인 자신이 선의·무과실이라는 사정은 면책사유가 아니다. 乙이 丁의 기망에 속아 과실 없이 오인하였더라도 丙에 대하여 무권대리인의 책임을 진다. 이 판례는 제14회 민사법 5번·제9회 민사법 10번과 사례형 제4회 민사법 제1문의1 2-2)·제1회 민사법 제3문 3)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ㄴ. ✗ — 이행을 선택하면 무권대리인은 본인이 부담했을 채무를 지므로 예정 손해액도 지급 의무 ○
상대방이 이행을 선택한 경우 무권대리인은 계약이 본인에게 효력이 발생하였더라면 본인이 부담하였을 것과 같은 내용의 채무를 이행할 책임을 진다. 즉 마치 자신이 계약당사자가 된 것처럼 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이행해야 하므로, 그 계약에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이 있으면 그 조항에 따라 산정한 손해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0775 판결(판결요지 [1])
"다른 자의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맺은 자가 그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또 본인의 추인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그는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계약을 이행할 책임 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135조 제1항). 이때 상대방이 계약의 이행을 선택한 경우 무권대리인은 계약이 본인에게 효력이 발생하였더라면 본인이 상대방에게 부담하였을 것과 같은 내용의 채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 무권대리인은 마치 자신이 계약의 당사자가 된 것처럼 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이행할 책임을 지는 것이다. 무권대리인이 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위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에 대비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조항을 둔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권대리인은 조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산정한 손해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도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가 적용됨은 물론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권대리 (3):무권대리인의 책임범위
본 지문은 매매계약 자체가 무효이므로 예정 손해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하나, 제135조 제1항의 책임은 계약의 효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법이 특별히 인정한 책임이고 그 내용이 본인이 부담하였을 채무와 같으므로, 계약이 본인에게 무효라는 사정은 예정 손해액 지급의무를 부정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다만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감액될 수 있다. 이 판례는 제14회 민사법 5번·제10회 민사법 10번·제9회 민사법 10번과 사례형 제4회 민사법 제1문의1 2-2)·제1회 민사법 제3문 3)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ㄷ. ○ — 추인은 명시적·묵시적으로 가능하고 무권대리인·상대방 외에 승계인에게도 가능 (정답)
추인은 특별한 방식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명시적으로든 묵시적으로든 할 수 있다. 그 상대방도 무권대리인(乙)과 직접의 상대방(丙)에 한정되지 않고, 그 무권대리행위로 인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승계인에 대하여도 할 수 있다.
대법원 1981. 4. 14. 선고 80다2314 판결(판결요지 가.)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에 특별한 방식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므로 명시적인 방법만 아니라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할 수 있고, 그 추인은 무권대리인, 무권대리행위의 직접의 상대방 및 그 무권대리행위로 인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승계인에 대하여도 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권대리행위 추인의 방식·상대방(승계인 포함)과 민법 제132조의 취지(상대방의 철회권)
다만 추인을 무권대리인에게만 한 경우에는 제132조에 따라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기 전까지 본인이 상대방에게 추인의 효과를 주장하지 못하고, 상대방은 그때까지 제134조의 철회를 할 수 있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나.). 추인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범위와, 추인을 그 상대방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구별해야 한다. 이 판례는 제3회 민사법 5번과 사례형 제2회 민사법 제1문의1 1)-다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음 (정답).
ㄹ. ✗ —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알았다는 점의 증명책임은 철회의 효과를 다투는 본인에게 있음
제134조의 철회권은 본인의 추인 여부에 따라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는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해 부여된 권리이므로, 상대방은 자신이 선의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알았다는 점은 철회의 효과를 다투는 측, 즉 본인이 증명해야 한다.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다213838 판결
"민법 제134조는 "대리권 없는 자가 한 계약은 본인의 추인이 있을 때까지 상대방은 본인이나 그 대리인에 대하여 이를 철회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 당시에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안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134조에서 정한 상대방의 철회권은, 무권대리행위가 본인의 추인에 따라 효력이 좌우되어 상대방이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됨을 고려하여 대리권이 없었음을 알지 못한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부여된 권리로서, 상대방이 유효한 철회를 하면 무권대리행위는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어 그 후에는 본인이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할 수 없다. 한편 상대방이 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없음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주장·입증책임은 철회의 효과를 다투는 본인에게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권대리 (2):상대방의 철회권 행사 후 본인의 추인
본 지문은 철회하려면 丙이 선의여야 한다는 점까지는 조문 그대로이나, 그 증명책임이 丙에게 있다고 하는 부분이 틀렸다. 조문이 상대방의 악의를 단서(예외)로 규정한 구조이므로 그 예외를 주장하는 본인 甲이 丙의 악의를 증명해야 한다. 지문 ㄱ에서 본 제135조 제2항의 증명책임이 무권대리인에게 있는 것과 같은 구조다. 이 판례는 제15·14·12·10·9·8·7·5·4·3·2·1회 민사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결론
정답은 1번(ㄷ).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은 방식에 제한이 없어 명시적·묵시적으로 할 수 있고, 그 상대방도 무권대리인과 직접의 상대방은 물론 그 무권대리행위로 인한 권리·법률관계의 승계인까지 포함한다. 나머지는 모두 옳지 않은 설명으로, 제135조 제1항의 책임은 무과실책임이어서 무권대리인이 자칭 본인의 기망에 속아 과실 없이 오인하였더라도 책임을 지고(ㄱ), 이행을 선택한 상대방에 대하여 무권대리인은 본인이 부담하였을 채무를 그대로 지므로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에 따른 예정 손해액도 지급하여야 하며(ㄴ), 철회권과 관련하여 상대방의 악의에 대한 증명책임은 철회의 효과를 다투는 본인에게 있다(ㄹ). ㄱ과 ㄹ은 모두 증명책임의 소재를 뒤집은 함정이라는 점에서 함께 정리해 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