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202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19번
문제
부당이득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甲이 악의의 수익자로 인정되려면, 악의가 의제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해야 하고,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ㄴ. 甲이 乙로부터 위탁받아 보관 중이던 1,000만 원을 가지고 자신의 채권자인 丙에게 임의로 변제하여 이를 횡령한 경우, 丙이 甲의 횡령사실을 알았더라도 丙은 乙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지지 않는다.
ㄷ. 甲과 乙 사이에 건물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 매도인 甲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쌍방 모두의 귀책사유 없이 불능이 된 경우,
매매계약 자체가 여전히 유효하므로 乙은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이미 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ㄹ. 甲이 법률상 의무 없이 乙의 사무를 대신 관리하여 「민법」상 사무관리가 성립한 경우, 그 사무관리행위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丙이 사실상 이익을 얻었다면 甲은 丙을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선지
- ① ㄱ
- ② ㄱ, ㄷ
- ③ ㄴ, ㄷ
- ④ ㄱ, ㄴ, ㄹ
- ⑤ ㄴ, ㄷ, ㄹ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ㄱ)
쟁점
부당이득 종합 문제. ㄱ. 제748조 제2항의 '악의'의 의미(법률상 원인 없음의 인식이 필요한지), ㄴ. 횡령한 금전으로 변제받은 채권자의 부당이득 성부와 그 판단 기준, ㄷ. 쌍방 무귀책 이행불능 시 위험부담의 법리와 이미 지급한 대금의 반환, ㄹ. 사무관리자가 사실상 이익을 얻은 제3자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전용물소권의 부정).
근거 법령
민법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
민법 제748조(수익자의 반환범위) ① 선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이 현존한 한도에서 전조의 책임이 있다. ② 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
민법 제537조(채무자위험부담주의)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당사자쌍방의 책임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
민법 제739조(관리자의 비용상환청구권) ① 관리자가 본인을 위하여 필요비 또는 유익비를 지출한 때에는 본인에 대하여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741조 · 민법 제748조 · 민법 제537조 · 민법 제739조
각 지문 검토
ㄱ. ○ — 악의란 법률상 원인 없음의 인식을 말하고, 요건사실의 인식만으로는 부족 (정답)
부당이득에서 '악의'는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 즉 법적 평가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이익 보유를 법률상 원인 없는 것이 되게 하는 사정, 곧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만 제749조 제2항처럼 악의가 의제되는 경우는 별론이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24194 판결
"부당이득반환의무자가 악의의 수익자라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책임을 진다. 여기서 '악의'라고 함은, 민법 제749조 제2항에서 악의로 의제되는 경우 등은 별론으로 하고,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그 이익의 보유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 되도록 하는 사정, 즉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악의의 수익자라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
같은 판결은 계약명의신탁을 예로 든다. 명의수탁자가 받은 매수자금이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지급된 사실을 알았더라도, 그 약정이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임을 알았다는 사정이 더해지지 않는 한 법률상 원인 없음을 알았다고 쉽사리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의 인식과 법적 평가의 인식을 구별하는 것이 이 지문의 핵심이며, 악의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
본 지문 → 옳음.
ㄴ. ✗ — 채권자가 횡령사실을 알았다면 그 금전 취득은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
채무자가 횡령한 금전으로 자신의 채권자에게 변제한 경우, 채권자가 변제를 수령하면서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면 그 금전 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이 되어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진다. 단순한 과실에 그친다면 변제는 유효하다.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
"채무자가 횡령한 금전으로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경우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함에 있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금전 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나,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함에 있어 단순히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변제는 유효하고 채권자의 금전 취득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횡령한 금전에 의한 변제와 채권자의 부당이득:채권자가 변제 수령에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 결여(단순 과실이면 변제 유효)
본 지문은 丙이 횡령사실을 알았더라도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하나, 판례는 정반대로 악의이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이 되어 반환의무를 진다고 한다. 금전은 점유와 소유가 일치하여 거래의 안전을 위해 그 취득이 폭넓게 보호되지만, 악의·중과실인 채권자까지 보호할 이유는 없다는 취지다. 경계선이 악의·중과실이냐 단순 과실이냐에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이 판례는 제9회 민사법 28번·제7회 민사법 30번과 사례형 제14회 민사법 제1문의4 2)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ㄷ. ✗ — 쌍방 무귀책으로 이행불능이면 계약관계가 소멸하므로 이미 지급한 대금은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 ○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채무가 이행불능이 되면 제537조의 채무자위험부담주의에 따라 채무자는 급부의무를 면하는 대신 반대급부도 청구하지 못한다. 그 결과 계약관계는 소멸하고, 이미 이행한 급부는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가 되어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98655, 98662 판결(판결요지 [1])
"민법 제537조는 채무자위험부담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바,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채무가 이행불능된 경우 채무자는 급부의무를 면함과 더불어 반대급부도 청구하지 못하므로, 쌍방 급부가 없었던 경우에는 계약관계는 소멸하고 이미 이행한 급부는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가 되어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청구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위험부담 (1): 채무자주의
본 지문은 매매계약 자체가 여전히 유효하므로 대금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하나, 위험부담의 법리상 계약관계는 소멸한다. 같은 판결 판결요지 [2]는 매매목적물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되어 쌍방 무귀책으로 이행불능이 된 사안에서, 매도인은 이미 받은 계약금을 반환하고 매수인은 목적물 점유·사용으로 얻은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고 하여 이를 구체화하였다. 이 판례는 제13회 민사법 13번·제12회 민사법 3번·제6회 민사법 1번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ㄹ. ✗ — 사무관리자는 본인에게 비용상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사실상 이익을 얻은 제3자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
계약상 급부가 상대방뿐 아니라 제3자에게도 이익이 된 경우, 급부자가 제3자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것(이른바 전용물소권)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법리는 급부가 사무관리로 이루어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甲은 본인 乙에게 제739조에 따라 비용상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사실상 이익을 얻은 丙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17106 판결(판결요지)
"계약상 급부가 계약 상대방뿐 아니라 제3자에게 이익이 된 경우에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는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상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는 이외에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급부가 사무관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의무 없이 타인을 위하여 사무를 관리한 자는 타인에 대하여 민법상 사무관리 규정에 따라 비용상환 등을 청구할 수 있는 외에 사무관리에 의하여 결과적으로 사실상 이익을 얻은 다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무관리자의 제3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
그 뿌리는 전용물소권을 부정한 아래 판결이다.
대법원 2002. 8. 23. 선고 99다66564, 66571 판결
"계약상의 급부가 계약의 상대방뿐만 아니라 제3자의 이익으로 된 경우에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상의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는 이외에 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자기 책임하에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채권자인 계약당사자가 채무자인 계약 상대방의 일반채권자에 비하여 우대받는 결과가 되어 일반채권자의 이익을 해치게 되고, 수익자인 제3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므로, 위와 같은 경우 계약상의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는 이익의 귀속 주체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전용물소권의 부정:계약상 급부가 제3자 이익이 된 경우 제3자에 대한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 가부(소극)
부당이득은 급부관계를 따라 청산되어야 하고, 자신이 선택한 상대방의 무자력 위험을 제3자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것이 근거다. 본 지문은 직접 청구가 가능하다고 하나 판례는 이를 부정한다. 2011다17106 판례는 제10회 민사법 19번·제9회 민사법 28번·제8회 민사법 27번·제6회 민사법 10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결론
정답은 1번(ㄱ). 부당이득에서 악의란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므로,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실의 인식과 법적 평가의 인식을 구별하는 것이 요체다. 나머지는 모두 옳지 않은 설명으로, 채권자가 횡령사실을 알았다면 그 금전 취득은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이 되어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지고(ㄴ), 쌍방 무귀책으로 이행불능이 되면 위험부담의 법리에 따라 계약관계가 소멸하여 이미 지급한 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으며(ㄷ), 사무관리자는 본인에게 비용상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사실상 이익을 얻은 제3자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