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202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21번
문제
손해배상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올바르게 조합한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부동산의 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처분금지가처분이 부당하게 집행되어 위 가처분의 존재로 인하여 소유자가 부동산의 처분기회를 상실하였거나 그 대가를 제때 지급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해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얻는 점용이익을 초과하지 않는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ㄴ. 쌍무계약에서 쌍방의 채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경우, 일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상대방 채무의 이행제공이 있을 때까지는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이행지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지만, 이와 같은 효과는 이행지체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자가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에는 발생하지 아니한다.
ㄷ. 계약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지만,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손해배상책임 역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상대방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을 때에는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그러나 상대방의 채무불이행과 상관없이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계약을 해지 또는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약정해지· 해제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없더라도 그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ㄹ. 일반육체노동을 하는 사람 또는 육체노동을 주로 생계활동으로 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
선지
- ① ㄱ(×), ㄴ(×), ㄷ(×), ㄹ(○)
- ② ㄱ(×), ㄴ(○), ㄷ(○), ㄹ(×)
- ③ ㄱ(○), ㄴ(○), ㄷ(×), ㄹ(○)
- ④ ㄱ(○), ㄴ(×), ㄷ(×), ㄹ(○)
- ⑤ ㄱ(○), ㄴ(×), ㄷ(○), ㄹ(×)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ㄱ ○, ㄴ ×, ㄷ ×, ㄹ ○)
쟁점
손해배상 종합 문제. ㄱ. 처분금지가처분의 부당집행에서 손해의 발생 여부(점용이익과의 상쇄), ㄴ. 동시이행관계에서 이행지체 책임을 면하는 효과가 항변권 행사를 요하는지, ㄷ. 약정해지·해제권을 유보한 경우 상대방에게 고의·과실이 없어도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ㄹ. 일반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
근거 법령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536조(동시이행의 항변권) ①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551조(해지, 해제와 손해배상)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390조 · 민법 제536조 · 민법 제551조
각 지문 검토
ㄱ. ○ — 처분기회 상실의 불이익이 점용이익을 초과하지 않는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움
처분금지가처분은 처분금지에 관하여 상대적 효력만 가지므로, 집행 후에도 채무자는 부동산을 계속 사용·수익하면서 처분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처분의 존재로 처분기회를 잃거나 대가를 제때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었더라도, 그것이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얻는 점용이익을 초과하지 않는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다35461 판결(판결요지 [2])
"부동산의 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처분금지가처분이 부당하게 집행되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처분금지가처분은 처분금지에 관하여 상대적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서 그 집행 후에도 채무자는 당해 부동산에 대한 사용·수익을 계속하면서 여전히 이를 처분할 수 있으므로, 비록 위 가처분의 존재로 인하여 처분기회를 상실하였거나 그 대가를 제때 지급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해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얻는 점용이익을 초과하지 않는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사 점용이익을 초과하는 불이익을 입어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손해는 특별한 사정에 의하여 발생한 손해로서 가처분채권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책임을 진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처분금지가처분의 부당집행과 손해의 발생:가처분은 상대적 효력만 있어 채무자가 사용·수익·처분을 계속할 수 있으므로 처분기회 상실의 불이익이 점용이익을 초과하지 않는 한 손해 ✗ (초과하면 특별손해)
지문은 판결요지 그대로다. 이 법리는 두 단계로 되어 있다. 점용이익을 초과하지 않으면 손해 자체가 없고,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분은 통상손해가 아니라 특별손해여서 가처분채권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배상책임을 진다. 아래 판결이 그 구조를 명확히 보여준다.
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다26774 판결(판결요지 [2])
"부당한 처분금지가처분의 집행으로 그 가처분 목적물의 처분이 지연되어 소유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가처분 신청인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 가처분 집행 당시 부동산의 소유자가 그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는 경우에는 그 부동산의 처분이 지체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부동산의 환가가 지연됨으로 인한 손해는 그 부동산을 계속 사용·수익함으로 인한 이익과 상쇄되어 결과적으로 부동산의 처분이 지체됨에 따른 손해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만일 그 부동산의 환가가 지연됨으로 인한 손해가 그 부동산을 계속 사용·수익하는 이익을 초과한다면 이는 특별손해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손해배상의 범위 (4):부당보전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다만 소유자가 점용이익을 누릴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결론이 달라진다. 2002다35461 사건은 토지가 수용된 사안이어서 종전 소유자가 수용일 이후 점용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손해를 인정하였고, 2001다26774 사건은 분양 목적으로 신축한 연립주택이어서 사용·수익으로 처분지연 손해를 상쇄할 경제적 이익을 얻기 어렵다는 이유로 처분대금에 대한 법정이자 상당액을 통상손해로 인정하였다.
본 지문 → 옳음.
ㄴ. ✗ — 이행지체 책임을 면하는 효과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야만 발생하는 것이 아님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무는 상대방의 이행제공이 있을 때까지 이행하지 않아도 이행지체가 되지 않는다. 이는 항변권의 존재 자체에서 나오는 효과이므로, 이행지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자가 반드시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야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604, 54611 판결(판결요지 [1])
"쌍무계약에서 쌍방의 채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경우 일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상대방 채무의 이행제공이 있을 때까지는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이행지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고, 이와 같은 효과는 이행지체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자가 반드시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야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이행지체 (3)
본 지문은 항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그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나, 판례는 정반대다. 다만 구별할 것이 있다. 이행지체가 되지 않는 효과는 항변권의 존재만으로 당연히 생기지만, 상대방의 이행청구를 저지하여 상환이행판결을 받으려면 소송에서 항변권을 원용하여야 하고 법원이 직권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대법원 4287민상368 판결, 표준판례: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그 원용:당사자가 원용하지 아니하면 상대방의 청구를 저지할 수 없음(직권 고려 ✗)). 존재효(지체 저지)와 행사효(청구 저지)를 나누어 정리해야 하며, 이 지문은 존재효를 행사효처럼 서술한 함정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ㄷ. ✗ — 약정해지·해제권을 유보한 경우에도 고의·과실이 없으면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
계약의 해지·해제는 손해배상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제551조), 그 손해배상책임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상대방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없으면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제390조 단서). 이는 채무불이행과 무관하게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해지·해제할 수 있도록 약정해지·해제권을 유보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그것이 자기책임의 원칙에 부합한다.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59115 판결
"계약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지만(민법 제551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손해배상책임 역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상대방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을 때에는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민법 제390조). 이는 상대방의 채무불이행과 상관없이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계약을 해지 또는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약정해지·해제권을 유보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 그것이 자기책임의 원칙에 부합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계약해제의 효과 (4):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의 요건
본 지문은 앞부분(채무불이행 해지·해제의 손해배상에 고의·과실이 필요하다)까지는 판결 그대로이나, 뒷부분에서 약정해지·해제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고의·과실이 없어도 배상책임을 진다고 뒤집어 놓았다. 판례는 약정해지·해제권을 유보하였더라도 마찬가지로 고의·과실이 없으면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다. 해지·해제권을 유보하는 약정은 계약을 풀 수 있는 권능을 정한 것일 뿐, 귀책사유 없는 상대방에게 배상책임까지 지우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ㄹ. ○ — 일반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은 만 65세까지로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
종전 판례는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경험칙상 만 60세로 보아 왔으나, 2019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사회적·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의 향상 등 경험칙의 기초가 된 제반 사정이 현저히 변하였음을 이유로 이를 변경하여 만 65세로 보았다.
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
"대법원은 1989. 12. 26. 선고 88다카16867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일반육체노동을 하는 사람 또는 육체노동을 주로 생계활동으로 하는 사람의 가동연한을 경험칙상 만 55세라고 본 기존 견해를 폐기하였다. 그 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경험칙상 만 60세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를 유지하여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개선됨에 따라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위 경험칙의 기초가 되었던 제반 사정들이 현저히 변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은 견해는 더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경험법칙
가동연한이 만 55세(1989년 이전) → 만 60세(1989년 전합) → 만 65세(2019년 전합)로 두 차례 상향된 흐름을 함께 기억해 두어야 한다. 위 전합에는 만 63세로 보아야 한다는 별개의견과, 대법원이 특정 연령을 단정하여 선언해서는 안 된다는 별개의견도 있었다. 이 판례는 제12회 민사법 17번·제9회 민사법 21번·제5회 민사법 28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음.
결론
정답은 4번(ㄱ ○, ㄴ ×, ㄷ ×, ㄹ ○). 동시이행관계에서 이행지체 책임을 면하는 효과는 항변권의 존재 자체에서 나오므로 이를 행사하여야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ㄴ), 약정해지·해제권을 유보하였더라도 상대방에게 고의·과실이 없으면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ㄷ). 나머지는 옳은 설명으로, 처분금지가처분이 부당집행되어도 처분기회 상실의 불이익이 점용이익을 초과하지 않는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ㄱ), 일반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은 만 65세로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