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202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62번
문제
甲은 乙에게 3억 원을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乙을 상대로 3억 원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변론 진행 중 乙은 차용 사실을 부정하는 한편 “설령 甲으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하였더라도 甲에 대한 5억 원의 대여금 채권을 가지고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라고 진술하였고, 이에 대하여 甲은 乙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항변은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행하여지는 일종의 예비적 항변이다.
- ② 위 소송 진행 중 열린 조정 기일에서 甲과 乙 사이에 “乙은 甲에게 2억 원을 지급한다. 甲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라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하여 조서에 기재되더라도 위 상계항변의 사법상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 ③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에는 기판력이 발생하므로, 상계항변은 어떠한 경우에도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 되지 않는다.
- ④ 법원이 甲의 乙에 대한 채권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乙의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甲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면 甲과 乙은 이 판결에 대하여 모두 상소의 이익이 있다.
- ⑤ 乙이 상계항변으로 제출한 5억 원의 대여금 채권을 원인으로 甲에 대하여 이미 별소를 제기하여 소송계속 중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소송상 상계항변은 허용된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3번
쟁점
소송상 상계항변에 관한 종합문제이다. ① 소송상 상계항변의 법적 성질(예비적 항변), ② 소송 진행 중 조정이 성립한 경우 상계항변의 사법상 효과, ③ 상계항변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 될 수 있는지, ④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청구를 기각한 판결에 대한 원·피고의 상소이익, ⑤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소송상 상계의 허용 여부를 묻는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216조(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①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 ② 상계를 주장한 청구가 성립되는지 아닌지의 판단은 상계하자고 대항한 액수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
민사소송법 제149조(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의 각하) ① 당사자가 제146조의 규정을 어기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공격 또는 방어방법을 뒤늦게 제출함으로써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게 하는 것으로 인정할 때에는 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상대방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이를 각하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216조
각 지문 검토
① 소송상 상계항변은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될 것을 전제로 하는 예비적 항변이다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95964 판결(판결요지)
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항변은 통상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예비적 항변으로서 소송상 상계의 의사표시에 의해 확정적으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소송에서 수동채권의 존재 등 상계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비로소 실체법상 상계의 효과가 발생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송상 상계항변의 법적 성질 · 표준판례: 소송상 상계항변의 법적 성질(예비적 항변)과 소송상 상계 재항변의 불허
소송상 상계항변은 수동채권(원고의 소구채권)의 존재가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예비적으로 행해지는 항변이다. 따라서 소송상 상계의 의사표시만으로 곧바로 실체법상 상계 효과가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수동채권의 존재를 인정하고 상계에 관한 실질적 판단에 나아가야 비로소 상계의 효과가 발생한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13다95964)는 제14회 47번, 제13회 60번, 제11회 30번, 제6회 66번, 제5회 60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소송 진행 중 조정이 성립하여 수동채권에 관한 실질적 판단이 없으면 상계항변의 사법상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1다3329 판결(판결요지)
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항변은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예비적 항변으로서 … 당해 소송절차 진행 중 당사자 사이에 조정이 성립됨으로써 수동채권의 존재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인 판단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소송절차에서 행하여진 소송상 상계항변의 사법상 효과도 발생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계항변과 사법상 효과
상계항변은 예비적 항변이므로 수동채권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있어야 그 사법상 효과가 발생한다(①의 법리). 소송 진행 중 조정이 성립하면 수동채권의 존부에 관한 실질적 판단 없이 소송이 종료되므로, 그 소송에서 한 상계항변의 사법상 효과도 발생하지 않는다. 지문과 같이 "乙은 甲에게 2억 원을 지급한다"는 조정이 성립하여 조서에 기재되더라도 乙의 상계항변으로 인한 사법상 상계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③ 상계항변도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 각하될 수 있다
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3다44387 판결(판시사항 [2])
환송 전 원심 소송절차에서 상계항변을 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송 후 원심 소송절차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상계항변은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한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의 각하: 상계항변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에 기판력이 인정되는 것(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과, 상계항변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 각하될 수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상계항변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시기에 늦게 제출되어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각하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49조). 위 판례도 상계항변을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 보아 각하한 원심을 수긍하였다. 따라서 "상계항변은 어떠한 경우에도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 되지 않는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④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청구를 기각한 판결에 대하여 원·피고 모두 상소의 이익이 있다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6다46338, 46345 판결(판결요지 [3])
… '원고의 소구채권 그 자체를 부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과 '소구채권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상계항변을 받아들인 결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은 민사소송법 제216조에 따라 기판력의 범위를 서로 달리하고, 후자의 판결에 대하여 피고는 상소의 이익이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과 상소의 이익
원고는 청구가 기각되어 패소하였으므로 당연히 상소의 이익이 있다. 피고 또한 상계항변이 받아들여지면 자기의 자동채권이 대등액에서 소멸하고 그 판단에 기판력이 생기는 불이익(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을 입는다. 이는 소구채권 자체가 부정되어 청구가 기각된 경우와 기판력의 범위가 달라,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청구를 기각한 판결에 대하여 피고에게도 상소의 이익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피고 모두 상소의 이익이 있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16다46338)는 제14회 40번, 제13회 60번, 제11회 40번, 제10회 6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소송상 상계의 주장은 허용된다
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0다4050 판결(판결요지)
상계의 항변을 제출할 당시 이미 자동채권과 동일한 채권에 기한 소송을 별도로 제기하여 계속 중인 경우,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소송상 상계의 주장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계항변과 중복제소 · 표준판례: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소송상 상계항변의 허용과 상계항변의 철회
소송상 상계항변은 소의 제기가 아니어서 그 자체로 중복제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자동채권에 관한 별소가 이미 계속 중이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소송상 상계의 주장은 허용된다. 반대로 먼저 제기한 소송에서 상계항변을 한 뒤 그 자동채권에 기한 별소를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대법원 2021다275741).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00다4050)는 제4회 69번, 제3회 57번에서도 출제되었고, 동지의 2021다275741은 제13회 60번·제10회 66번·제5회 60번에서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③으로 정답은 3번이다.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에 기판력이 발생하는 것과, 상계항변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 각하될 수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여서, 상계항변도 고의·중과실로 뒤늦게 제출되어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면 각하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49조, 2003다44387). 반면 ① 소송상 상계항변은 예비적 항변이고, ② 조정 성립으로 수동채권에 관한 실질적 판단이 없으면 상계항변의 사법상 효과가 발생하지 않으며(2011다3329), ④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청구를 기각한 판결에는 원·피고 모두 상소의 이익이 있고(2016다46338), ⑤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소송상 상계 주장도 허용되므로(2000다4050)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