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202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9번
문제
횡령과 배임의 죄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甲이 성명불상자로부터 계좌를 빌려주면 대가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자신의 계좌에 연결된 체크카드를 양도하였는데, A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속아 위 계좌로 금원을 송금하여 甲이 보관하던 중 이를 현금으로 인출하여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경우, 甲이 사기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알지 못한 채 체크카드를 양도한 것이라면 A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ㄴ.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한 행위가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는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ㄷ. 甲이 乙로부터 18억 원을 차용하면서 담보로 甲 소유의 아파트에 乙 명의의 4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제3자에게 채권최고액을 12억 원으로 하는 4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가 성립한다.
ㄹ.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명의신탁자가 그 소유인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명의수탁자에게 이전하는 이른바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여러 사람으로부터 각각 부정한 청탁을 받고 수회에 걸쳐 금품을 수수한 경우, 그 청탁이 동종의 것이면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이루어진 범행으로 보아 그 전체를 포괄일죄로 볼 수 있다.
선지
- ① ㄱ, ㄹ
- ② ㄴ, ㄷ
- ③ ㄱ, ㄷ, ㅁ
- ④ ㄱ, ㄹ, ㅁ
- ⑤ ㄴ, ㄹ, ㅁ
정답
1번
해설
정답: ①번 (ㄱ, ㄹ)
쟁점
횡령·배임죄 종합. ㄱ 정을 모르고 양도한 계좌에 입금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의 임의인출과 횡령죄, ㄴ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의 목적 외 사용과 횡령죄, ㄷ 근저당권 설정 약정 위반(이중저당)과 배임죄, ㄹ 양자간 명의신탁 수탁자의 임의처분과 횡령죄, ㅁ 여러 사람으로부터 각각 부정한 청탁을 받은 배임수재의 죄수.
근거 법령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5조
각 지문 검토
ㄱ. 옳음 — 사기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모르고 계좌를 양도한 경우, 입금된 피해금을 임의인출하면 송금의뢰인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계좌명의인이 송금·이체된 돈을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 다만 계좌명의인이 그 돈을 보이스피싱 등 사기 범행에 가담하여 그 사정을 알고서 인출한 경우에는 사기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나, 계좌명의인이 사기범행에 가담하였다거나 그 정을 알았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송금의뢰인과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인정되어 송금의뢰인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보이스피싱과 송금된 금원의 사용과 관련한 죄책
본 지문 → 옳음.
근거: 甲이 사기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알지 못한 채 체크카드를 양도하였다면 사기의 공범이 아니므로, 그 계좌에 송금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에 대하여 송금의뢰인 A와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인정된다. 따라서 甲이 이를 임의인출하여 사용하면 A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지문은 옳다.
ㄴ. 옳지 않음 —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목적 외로 사용하면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어도 횡령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8도373 판결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한 행위는 그 사용이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 사용 자체로써 횡령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용도제한 자금 다른 용도 사용 → 본인을 위한 면이 있어도 횡령죄 ○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위탁금전을 제한된 용도 외로 사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탁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한다. 지문은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ㄷ. 옳지 않음 — 근저당권 설정 약정을 위반하고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이중저당)는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9도14340 전원합의체 판결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그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로 채권자와 약정한 후 그 부동산에 제3자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경우, 채무자는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근저당권 설정 의무 위반 → 배임죄 ✗ (전합 변경, 채무자는 타인 사무 처리자 ✗)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 설정약정을 한 채무자는 자기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일 뿐 채권자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그 약정에 위반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더라도(이중저당)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종전 판례를 변경). 지문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ㄹ. 옳음 —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의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위탁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그러므로 …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양자간 명의신탁 — 수탁자 임의처분 → 횡령죄 ✗ (전합)
본 지문 → 옳음.
근거: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무효인)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위탁관계는 불법적인 것에 불과하여 형법상 보호가치 있는 신임관계가 아니므로,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처분하여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다만 종중·배우자·종교단체 명의신탁은 부동산실명법 제8조에 의해 유효하므로 이 경우 수탁자의 임의처분은 여전히 횡령죄를 구성한다.)
ㅁ. 옳지 않음 — 여러 사람으로부터 각각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경우, 청탁이 동종이라도 각각 별개의 배임수재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6987 판결(판결요지 [3])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동일인으로부터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여러 차례에 걸쳐 금품을 수수한 경우, … 포괄일죄로 보아야 한다. 다만, 여러 사람으로부터 각각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들로부터 각각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는 비록 그 청탁이 동종의 것이라고 하더라도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이루어진 범행으로 보기 어려워 그 전체를 포괄일죄로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배임수재죄의 '부정한 청탁' 판단기준과 수인의 청탁의 죄수:여러 사람의 각 부정한 청탁은 동종이라도 포괄일죄 ✗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부정한 청탁을 한 사람이 여럿이면 각 청탁마다 별개의 신임관계 침해가 있으므로, 청탁이 동종이더라도 단일·계속된 범의에 의한 포괄일죄로 볼 수 없고 각각 별개의 배임수재죄가 성립한다(실체적 경합). 지문은 포괄일죄로 볼 수 있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2008도6987)는 제9회 형사법 제14번에서도 인용됩니다.
결론
옳은 것은 ㄱ, ㄹ이므로 정답은 ①번이다. ㄱ(정을 모르고 양도한 계좌의 피해금 임의인출은 송금의뢰인에 대한 횡령)·ㄹ(무효인 양자간 명의신탁 수탁자 처분은 횡령 ✗)은 옳고, ㄴ(용도제한 자금은 본인 위한 면 있어도 횡령)·ㄷ(이중저당은 배임 ✗)·ㅁ(수인의 청탁은 각각 별개 배임수재)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