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2021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2번
문제
「민법」상 조건과 기한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당사자가 불확정한 사실이 발생한 때를 이행기한으로 정한 경우에는 그 사실이 발생한 때는 물론 그 사실의 발생이 불가능하게 된 때에도 이행기한이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② 도급계약의 당사자들이 보수의 지급시기에 관하여 “수급인이 공급한 목적물을 도급인이 검사하여 합격하면,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보수를 지급한다.”라고 정한 경우 ‘검사 합격’은 도급인의 일방적 의사에 의존하는 순수수의조건이다.
- ③ 조건은 법률행위에서 효과의사와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의사표시 그 자체이고,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는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외부에 표시되어야 한다.
- ④ 유치권은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정담보물권으로서 당사자는 미리 유치권의 발생을 막는 특약을 할 수 있고, 그 특약에 조건을 붙일 수 있다.
- ⑤ 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며, 장래의 사실이더라도 그것이 장래 반드시 실현되는 사실이면 실현되는 시기가 비록 확정되지 않더라도 이는 기한이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②번
쟁점
민법상 조건(條件)과 기한(期限)의 구별·성질·부관(附款) 가능성에 관한 5개 지문의 정오를 가리는 종합 문항. ① 불확정한 사실의 발생/불발생 확정과 이행기, ② 도급계약 ‘검사 합격’의 법적 성질, ③ 조건의사 외부 표시 필요성, ④ 유치권 배제 특약과 조건 부착 가부, ⑤ 조건과 기한의 구별 기준이 차례로 출제되었다.
근거 법령
민법 제147조(조건성취의 효과) ① 정지조건있는 법률행위는 조건이 성취한 때로부터 그 효력이 생긴다.
② 해제조건있는 법률행위는 조건이 성취한 때로부터 그 효력을 잃는다.
③ 당사자가 조건성취의 효력을 그 성취 전에 소급하게 할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그 의사에 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47조
민법 제152조(기한도래의 효과) ① 시기있는 법률행위는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그 효력이 생긴다.
② 종기있는 법률행위는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그 효력을 잃는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52조
민법 제665조(보수의 지급시기) ① 보수는 그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와 동시에 지급하여야 한다. 그러나 목적물의 인도를 요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일을 완성한 후 지체없이 지급하여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665조
각 지문 검토
① ○ — 불확정 사실 발생 또는 발생 불가능 확정 시 모두 이행기 도래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272486, 272493 판결(판결요지 [2])
… ‘검사 합격’은 법률행위의 효력 발생을 좌우하는 조건이 아니라 보수지급시기에 관한 불확정기한이다. 따라서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일을 완성한 다음 검사에 합격한 때 또는 검사 합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된 때 보수지급청구권의 기한이 도래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도급계약 검사 합격의 법적 성질:불확정기한
당사자가 불확정한 사실의 도래를 이행기한으로 정한 경우 — 그 사실이 발생한 때는 물론 그 사실의 발생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게 된 때에도 이행기는 도래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 법리이다(대법원 1989. 6. 27. 선고 88다카10579 판결 등 동지). 그렇지 않으면 채무자에게 영원히 이행을 미루는 결과가 되어 채권자 보호에 반하기 때문이다. ① 은 옳다.
② ✗ (정답) — ‘검사 합격’은 ‘순수수의조건’이 아니라 ‘불확정기한’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272486, 272493 판결(판결요지 [2])
… 도급계약의 당사자들이 ‘수급인이 공급한 목적물을 도급인이 검사하여 합격하면,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보수를 지급한다.’고 정한 경우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보수지급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수급인의 목적물 인도의무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고 ‘검사 합격’은 법률행위의 효력 발생을 좌우하는 조건이 아니라 보수지급시기에 관한 불확정기한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도급계약 검사 합격의 법적 성질:불확정기한
② 는 ‘검사 합격’을 순수수의조건(채무자 의사에만 의존하는 조건 → 무효)이라고 단정하나, 판례는 이를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요건인 조건이 아니라 ‘보수 지급시기’를 정한 불확정기한으로 본다. 또한 도급인의 ‘검사 합격’ 판단은 객관적 검수 행위로서 도급인의 일방적·자의적 의사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므로 순수수의조건의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② 는 옳지 않다(정답).
함정 포인트: ‘조건’과 ‘기한’을 외형만으로 가르면 안 되고, ‘반드시 도래하느냐’(기한) vs ‘도래 불확실’(조건) + ‘효력 발생 좌우’(조건) vs ‘이행시기·소멸시기 정함’(기한) 의 이중 잣대로 가린다. 검사 합격은 ‘일의 완성 후 어차피 일어나는 검수 행위’로 통상 도래하는 것이므로 기한, 그것도 시기가 미정인 불확정기한이다.
③ ○ — 조건의사는 외부에 표시되어야 함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5다219504 판결(판결요지)
조건은 법률행위의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으로서 해당 법률행위를 구성하는 의사표시의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것이므로, 의사표시의 일반원칙에 따라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 즉 조건의사와 그 표시가 필요하며, 조건의사가 있더라도 그것이 외부에 표시되지 않으면 법률행위의 동기에 불과할 뿐이고 그것만으로는 법률행위의 부관으로서의 조건이 되지 못한다.
— 표준판례: 조건부 법률행위 (1):조건의 의미와 그 성립요건
조건은 효과의사와 일체를 이루는 의사표시 그 자체이고, 조건의사는 외부 표시가 없으면 동기에 불과해 법률행위 부관이 되지 못한다는 판시. ③ 은 위 판시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④ ○ — 유치권 발생 막는 특약 + 조건 부착 모두 가능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6다234043 판결(판결요지 [1]·[2])
[1] 제한물권은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한 자유로이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유치권은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정담보물권으로서, 당사자는 미리 유치권의 발생을 막는 특약을 할 수 있고 이러한 특약은 유효하다. …
[2] … 유치권 배제 특약에도 조건을 붙일 수 있는데,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는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유치권 배제 특약의 효력 및 조건 부착 가부
유치권은 법정담보물권이지만 임의로 포기·배제 가능한 제한물권이고, 그 배제 특약에 조건을 붙이는 것도 사적 자치의 영역으로 허용된다. ④ 는 옳다.
⑤ ○ — 조건과 기한의 구별 기준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8다201702 판결(판결요지 [1])
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다. 반면 장래의 사실이더라도 그것이 장래 반드시 실현되는 사실이면 실현되는 시기가 비록 확정되지 않더라도 이는 기한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조건부 법률행위 (2):조건과 기한의 구별 및 판단기준
⑤ 는 위 판시의 표현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성부 불확실’이면 조건, ‘반드시 실현되되 시기 미정’이면 (불확정)기한이라는 이분법은 시험에서 반복 출제되는 구별 기준이다.
결론
옳지 않은 지문은 ② 한 개 → 정답 ②.
학습 포인트: 조건 vs 기한의 구별은 ① 발생 불확실성 여부와 ② 그 부관이 법률행위 효력에 미치는 영향(효력 자체 좌우 → 조건 / 시기만 좌우 → 기한)의 두 축으로 가른다. 도급의 ‘검사 합격’, 보험의 ‘사고 발생’, 약속어음의 ‘부도’ 등은 ‘반드시 또는 통상 도래하는 사실’로서 불확정기한에 가깝다는 점을 정리해 두자. 또한 순수수의조건(채무자의 자의에만 의존)은 무효이지만, ‘객관적 검수·평가’는 일방의 자의가 아니므로 순수수의조건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