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2021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12번
문제
자신이 소유한 조선시대 유명화가의 고서화(古書畵)를 진품으로 알고 있던 甲은 乙에게 위 고서화를 1억 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당해 고서화가 위작인 경우 乙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매매대금을 반환받기로 하는 특약도 함께 체결하였다. 乙도 고서화를 진품으로 알고 甲에게 1억 원을 지급하고 고서화를 인도받았다. 이후 감정결과 고서화는 진품이 아닌 시가 50만 원 상당의 위작으로 판명되었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착오로 인한 취소의 요건이 갖추어져 乙이 이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취소한 후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는 경우, 甲은 고서화의 반환을 동시이행할 것을 항변할 수 있다.
ㄴ. 착오로 인한 취소의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 甲의 乙에 대한 하자담보책임이 성립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乙은 착오를 이유로 한 매매계약 취소를 할 수 있다.
ㄷ. 乙의 착오는 동기의 착오에 해당하여 착오를 이유로 한 매매계약 취소를 할 수 없다.
ㄹ. 乙은 자신의 중대한 과실로 착오에 빠진 경우 착오를 이유로 한 매매계약 취소를 할 수 없다.
선지
- ① ㄱ, ㄹ
- ② ㄴ, ㄷ
- ③ ㄱ, ㄴ, ㄹ
- ④ ㄱ, ㄷ, ㄹ
- ⑤ ㄱ, ㄴ, ㄷ, ㄹ
정답
3번
해설
정답: ③번
쟁점
매매목적물(고서화)이 위작으로 밝혀진 사안에서 매수인 乙의 착오 취소 가능성과 효과를 둘러싼 4개 지문 — ① 취소 후 부당이득반환의 동시이행 관계(ㄱ), ② 하자담보책임과 착오 취소의 경합(ㄴ), ③ 동기의 착오 취소 가부(ㄷ), ④ 중대한 과실 + 착오 취소 제한(ㄹ). 본 사안에는 ‘위작이면 해제’ 라는 특약까지 있어, 진품이라는 점이 의사표시 내용에 편입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근거 법령
민법 제109조(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①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9조
민법 제536조(동시이행의 항변권) ①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취소·해제로 발생한 쌍방 원상회복·부당이득반환 의무에는 §536이 유추적용된다 — 대법원 1993. 8. 13. 93다5871 등 일관)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536조
민법 제580조(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①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제575조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그러나 매수인이 하자있는 것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580조
각 지문 검토
ㄱ. ○ — 취소에 따른 쌍방 부당이득반환은 동시이행 관계
대법원 1993. 8. 13. 선고 93다5871 판결,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17056 판결 등 일관된 판례
매매계약이 취소되는 경우 매수인의 매매대금 반환청구권과 매도인의 목적물 반환청구권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민법 제549조·제536조의 유추 적용).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536조
매매계약이 착오 취소로 소급 무효가 되면 ① 매수인 乙은 매매대금 1억 원의 반환을, ② 매도인 甲은 고서화의 반환을 각각 부당이득반환으로 청구할 수 있는 관계가 된다. 양 의무는 동일한 매매계약의 청산에서 비롯되어 대가적·견련적이므로 동시이행 관계가 인정되고, 甲은 고서화의 반환 동시이행을 항변할 수 있다. ㄱ 은 옳다.
ㄴ. ○ — 착오 취소와 하자담보책임은 경합 가능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78703 판결(판결요지)
제109조 제1항에 의하면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 착오에 중대한 과실이 없는 표의자는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고, 제580조 제1항, 제575조 제1항에 의하면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하자가 있는 사실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한 매수인은 매도인에 대하여 하자담보책임을 물어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착오로 인한 취소 제도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제도는 취지가 서로 다르고, 요건과 효과도 구별된다. 따라서 매매계약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 매수인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이 성립하는지와 상관없이 착오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 표준판례: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11):착오취소와 하자담보책임의 경합
본 사안처럼 진품이라고 믿고 매매한 고서화가 시가 50만 원의 위작으로 판명된 경우, 그것은 목적물의 하자(§580)이자 동시에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109)에 해당한다. 양 제도는 별개의 청구권이므로 경합 인정 — 매수인은 어느 쪽이든 선택 가능하다. ㄴ 은 옳다.
ㄷ. ✗ — 동기 착오라도 의사표시 내용 + 공통 착오로 취소 가능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31109 판결(판결요지) 등 일관된 판례
동기의 착오에 지나지 않는 사정이라도 당사자 사이에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았을 때에 한하여 의사표시의 내용의 착오가 되어 취소할 수 있다.
또한 대법원 1989. 7. 25. 선고 88다카9982 판결, 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7다229536 판결 등은 ‘공통의 동기 착오’ — 즉 당사자 쌍방이 동일한 사항에 대하여 같은 착오를 한 경우 — 에는 그 동기를 명시적으로 의사표시 내용으로 삼지 않았더라도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로 취소를 인정한다.
— 표준판례: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1):동기의 착오 (1) · 표준판례: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3):동기의 착오 (3)
본 사안에서 ① 甲·乙 모두 고서화를 진품으로 알고 매매하였고(공통 동기 착오), ② 더 나아가 ‘위작인 경우 해제·대금반환’의 특약까지 두어 ‘진품이라는 점’이 의사표시 내용에 명시적으로 편입되어 있다. 어느 쪽 기준으로 보든 ‘동기에 불과해 취소 불가’ 라는 단정은 부당하다.
따라서 ㄷ 의 “동기의 착오에 해당하여 …취소할 수 없다” 는 옳지 않다.
ㄹ. ○ —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은 취소권 행사의 장애 사유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3다49794 판결(판결요지 [1])
제109조는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는 경우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여 표의자를 보호하면서도, 착오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관한 것이 아니거나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경우에는 취소권 행사를 제한하는 한편, 표의자가 의사표시를 취소하는 경우에도 취소로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하여 거래의 안전과 상대방의 신뢰를 아울러 보호하고 있다.
— 표준판례: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9):표의자의 중과실과 착오취소
§109 ① 단서의 명문 —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다만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를 알면서 이를 이용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표의자 보호 — 그러나 본 사안에는 그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ㄹ 은 위 법문·판례 그대로의 일반론을 옮긴 것이므로 옳다.
결론
옳은 지문은 ㄱ, ㄴ, ㄹ → 정답 ③.
학습 포인트:
1. 취소 후 청산 — 쌍방 부당이득반환 = 동시이행 관계(§536 유추, ㄱ).
2. 착오 vs 하자담보 — 경합 인정 — 매수인 선택 가능(sc 427, ㄴ).
3. 동기 착오 — 원칙 취소 ✗, 예외 — ① 의사표시 내용으로 삼은 경우, ② 공통 동기 착오, ③ 상대방이 유발한 동기 착오(sc 417·419, ㄷ).
4. 중과실 = 취소권 행사 장애 (§109 ① 단서, sc 425, ㄹ). 단,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를 알고 이용한 경우 예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