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2021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8번
문제
甲은 사실혼 관계에 있는 乙의 허락을 받아 乙명의로 승용차를 구입한 후 乙명의로 자동차 등록을 마치면서, 乙명의로 A캐피탈로부터 3,000만 원을 대출받고, A캐피탈 앞으로 위 승용차에 관하여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그 후 甲은 A캐피탈의 동의 없이 사채업자 B에게 1,000만 원을 빌리면서 담보로 위 승용차를 인도하여 주었다. 현재 위 승용차는 소재불명 상태이다.
이에 A캐피탈이 甲과 乙을 고소하자 검사C는 乙을 권리행사방해죄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소하였다. 그 후 도망갔던 甲이 뒤늦게 자수하자 검사D는 甲을 권리행사방해죄의 乙의 공동정범으로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하였고, 甲은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청구를 하였다. 한편, 甲에 대한 제1심 공판이 진행되던 중 ‘乙이 위 범행에 공모하여 가담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乙에 대한 무죄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乙은 자동차등록명의자로서 제3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 위 승용차의 소유자이다.
- ② 물건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은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소유자의 권리행사방해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그의 공범이 될 수 있으므로 乙에게 위와 같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甲에게도 권리행사방해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없다.
- ③ 甲은 A캐피탈에 대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법원은 공소장 변경 없이 甲에 대한 배임죄를 인정할 수 있다.
- ④ 만약 乙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되던 자신의 피고 사건 공판기일에서 ‘甲이 위 권리행사방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여 그 진술이 공판조서에 기재되고 그 공판조서가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되던 甲의 피고 사건에 제출된 경우, 그 공판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한 문서”에 해당한다.
- ⑤ 甲에 대한 약식명령을 발부한 법관이 甲의 정식재판절차의 제1심판결에 관여하였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17조 제7호에 정한 “법관이 사건에 관하여 전심재판 또는 그 기초되는 조사, 심리에 관여한 때”에 해당하여 제척의 원인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3번
쟁점
권리행사방해죄(자기의 물건, 신분범과 공범), 저당권 설정자의 배임죄 주체성, 다른 피고사건 공판조서의 증거능력, 약식명령과 정식재판의 제척 여부를 묻는다.
근거 법령
형법 제323조(권리행사방해)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23조
각 지문 검토
① 옳음 — 자동차는 등록명의자가 소유자이므로 등록명의자 乙이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 승용차의 소유자이다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6604 판결
… 권리행사방해죄는 …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차량이 그 자동차등록원부에 타인 명의로 등록되어 있는 이상 그 차량은 피고인의 소유는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권리행사방해죄의 '자기의 물건':타인 명의로 등록된 차량은 자기 물건 아니어서 불성립
본 지문 → 옳음.
자동차는 등록명의자가 소유자이므로 등록명의자 乙이 소유자이고, 실제로 사용한 甲에게 위 승용차는 '자기의 물건'이 아니다.
② 옳음 — 소유자가 아닌 甲은 소유자 乙의 권리행사방해에 가담한 경우에만 공범이 될 수 있으므로, 乙에게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으면 甲도 공동정범이 될 수 없다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4578 판결
… 물건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은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소유자의 권리행사방해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그의 공범이 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물건의 소유자에게 고의가 없는 등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공동정범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권리행사방해죄(자기 물건 객체) — 소유자 고의 ✗ 시 비신분자 공동정범 ✗
본 지문 → 옳음.
乙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되어 소유자 乙에게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비소유자인 甲에게도 그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없다.
③ 옳지 않음 — 저당권 설정자인 甲은 저당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9도14340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
… 채무자가 저당권설정계약에 따라 채권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저당권을 설정할 의무는 계약에 따라 부담하게 된 채무자 자신의 의무이다. 채무자가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채무자 자신의 사무에 해당할 뿐이므로, 채무자를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근저당권 설정 의무 위반 → 배임죄 ✗ (전합 변경, 채무자는 타인 사무 처리자 ✗)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담보로 제공한 승용차를 처분한 甲은 저당권자 A캐피탈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고, 따라서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배임죄를 인정할 수도 없다.
④ 옳음 — 乙의 피고사건 공판조서가 甲의 피고사건에 제출된 경우 그 공판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의 문서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5. 4. 28. 선고 2004도4428 판결
다른 피고인에 대한 형사사건의 공판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1조에 규정한 문서에 해당하지 아니하지만, 고도의 신용성이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에 의하여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다른 피고사건의 공판조서 = 형사소송법 §311 적용 ✗, §315 3호의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 문서’로서 당연 증거능력 ○
본 지문 → 옳음.
甲과 乙은 서로 다른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별개의 피고사건이므로, 乙의 공판조서는 甲 사건에서는 제311조가 아니라 제315조 제3호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이 판례는 제3회 형사법 30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옳음 — 약식명령을 발부한 법관이 그 정식재판절차의 제1심판결에 관여하여도 제척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2도944 판결
약식절차와 … 정식재판청구에 의하여 개시된 제1심공판절차는 동일한 심급 내에서 서로 절차만 달리할 뿐이므로, 약식명령이 제1심공판절차의 전심재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따라서 약식명령을 발부한 법관이 정식재판절차의 제1심판결에 관여하였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17조 제7호에 정한 … 제척의 원인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약식명령과 제척사유
본 지문 → 옳음.
이 판례는 제9회 형사법 24번·제6회 형사법 33번·제4회 형사법 29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①·②·④·⑤는 옳고 ③만 옳지 않으므로 정답은 3번이다. ③은 저당권 설정자(채무자)가 저당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라는 점이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