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35번
문제
甲은 통신사업을 주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X지역에 사업상 필요한 통신선을 매설하고자 관계법령에 따라 관할 행정청인 A에 공작물 설치허가를 신청하였다. 관계법령은 공작물 설치허가를 재량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A는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甲에게 위 신청에 따른 허가(이하 ‘이 사건 허가’라고 함)를 하면서 그 허가조건으로 “X지역의 개발 등 매설한 통신선 이설이 불가피한 경우 A는 甲에게 통신선의 이설을 요구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발생되는 이설비용은 甲이 부담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부가조항’이라고 함)을 부가하였다.
甲은 위 허가에 따라 통신선의 매설을 완료하였는데, 이후 X지역의 개발로 통신선의 이설이 불가피하게 되자, A는 甲에게 이 사건 부가조항에 따라 甲의 비용으로 일정한 구간에 매설된 통신선의 이설을 요구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이 사건 부가조항은 행정행위의 부관으로서, 그 부관의 내용을 미리 협약으로 정한 이후에 행정처분을 하면서 이를 부가할 수도 있다.
- ② A는 이 사건 허가 이후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이 사건 부가조항을 부가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그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부가조항을 사후변경할 수 있다.
- ③ 甲이 A의 통신선 이설요구에 대하여 A의 비용 부담을 주장하면서 이를 거부하는 경우, A는 이 사건 부가조항상의 의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허가를 철회할 수 있다.
- ④ 이 사건 허가가 있은 이후에 관계법령이 개정되어 X지역에서는 A의 허가 없이 통신선을 매설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부가조항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 ⑤ 甲이 이 사건 부가조항을 다투려고 하는 경우 위 부가조항만을 독립하여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⑤번
쟁점
행정행위의 부관(통신선 이설 비용 부담) — ① 협약 형태로 미리 정한 후 부관으로 부가 가능 여부, ② 사후변경의 정당화 사유, ③ 부관상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본 처분의 철회 가부, ④ 사후 법령 개정으로 인한 부관의 위법화 여부, ⑤ 부관(부담)만의 독립한 취소소송 대상성(정답).
각 지문 검토
① ○ — 부담은 그 내용을 미리 협약으로 정한 후 행정처분 시에 부가하는 형태도 가능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5다65500 판결(요지)
"행정처분에 붙은 부관이 부과 당시에는 적법하였으나 그 후 근거법령이 개정되어 동종의 부관을 더 이상 붙일 수 없게 된 경우에도, 이미 부과된 부관의 효력이 자동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부관은 부과 시점의 법령에 따라 적법성이 평가되며, 사후 법령 개정만으로 무효가 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근거법령 개정으로 부관 효력 자동 소멸 ✗
판례는 수익적 행정처분에서의 부담에 관해 — "행정청이 수익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 부담이 되는 부관을 붙일 수 있고, 이러한 부관은 행정처분을 하면서 일방적으로 부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리 상대방과 협의하여 부관의 내용을 협약의 형식으로 정한 다음 이를 행정처분에 부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공법상 계약과 부관의 결합 가능성).
본 사안의 "통신선 이설 시 甲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부가조항은 부담에 해당하며, 허가 처분 전에 미리 협약 형식으로 합의한 후 부가하는 방식도 적법하다. 지문 ①은 옳다.
② ○ — 부관의 사후변경은 ㉠ 법령 근거 ㉡ 변경 유보 ㉢ 상대방 동의 ㉣ 사정변경(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7두24879 판결(요지)
"부관의 사후 변경은 (1) 법률에 명문의 근거가 있거나, (2) 그 변경이 미리 유보되어 있는 경우, (3) 상대방의 동의가 있는 경우, (4)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당초에 부관을 붙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 표준판례: 사후부관의 4 정당화 사유:법령 근거·유보·동의·사정변경
지문 ②는 위 4가지 사유 중 (4) 사정변경에 의한 사후변경을 그대로 옮긴 것 → 옳다.
③ ○ — 부담상 의무 불이행은 본 행정행위의 철회사유가 됨
부담부 행정행위에서 부담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본 행정행위의 철회사유가 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통설의 법리이다(부담을 이행하지 않아도 본 행정행위의 효력은 자동 소멸하지 아니하고, 행정청의 별도 철회처분이 필요).
행정기본법 제19조(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의 취소) ① 행정청은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의 전부나 일부를 소급하여 취소할 수 있다. …
제18조(부관) ① 행정청은 처분에 재량이 있는 경우에는 부관(조건, 기한, 부담, 철회권의 유보 등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붙일 수 있다. …
— 국가법령정보센터 · 행정기본법 제18조
본 사안에서 甲이 부가조항(통신선 이설 비용 부담)을 이행하지 않으면, A는 그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본 허가처분을 철회할 수 있다. 지문 ③은 옳다.
④ ○ — 부관 부과 후 근거법령이 개정되어도 그 사정만으로 부관이 위법화되지 않음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5다65500 판결(요지)
"행정처분에 붙은 부관이 부과 당시에는 적법하였으나 그 후 근거법령이 개정되어 동종의 부관을 더 이상 붙일 수 없게 된 경우에도, 이미 부과된 부관의 효력이 자동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부관은 부과 시점의 법령에 따라 적법성이 평가되며, 사후 법령 개정만으로 무효가 되지 않는다."
— 표준판례: 근거법령 개정으로 부관 효력 자동 소멸 ✗
따라서 이 사건 허가 후에 관계법령이 개정되어 X지역에서 A의 허가 없이 통신선 매설이 가능하게 되었더라도, 이미 적법하게 부가된 부관이 그 사정만으로 위법화되거나 자동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부관의 적법성은 부과 시점의 법령에 따라 판단). 지문 ④는 옳다.
⑤ ✗ (정답) — 부담은 다른 부관과 달리 독립하여 취소소송의 대상이 됨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1264 판결
"행정행위의 부관은 행정행위의 일반적인 효력이나 효과를 제한하기 위하여 의사표시의 주된 내용에 부가되는 종된 의사표시이지 그 자체로서 직접 법적 효과를 발생하는 독립된 처분이 아니므로 현행 행정쟁송제도 아래서는 부관 그 자체만을 독립된 쟁송의 대상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나 행정행위의 부관 중에서도 행정행위에 부수하여 그 행정행위의 상대방에게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청의 의사표시인 부담의 경우에는 다른 부관과는 달리 행정행위의 불가분적인 요소가 아니고 그 존속이 본체인 행정행위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일 뿐이므로 부담 그 자체로서 행정쟁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행정행위의 부관 (10)
본 사안의 부가조항 — "X지역의 개발 등 매설한 통신선 이설이 불가피한 경우 A는 甲에게 통신선의 이설을 요구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발생되는 이설비용은 甲이 부담한다" — 는 甲에게 작위·금전급부 의무를 부과하는 부담에 해당한다. 따라서 다른 부관(조건·기한 등)과 달리 부담 자체만 독립하여 항고소송(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문 ⑤는 "위 부가조항만을 독립하여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하여 위 판례의 부담 = 독립 쟁송 가능 법리와 정면 배치되므로 옳지 않다(정답).
결론
①·②·③·④는 옳고, ⑤만 부담의 독립 쟁송 가능성을 부정하여 91누1264 판례에 반하므로 옳지 않다 → 정답 ⑤.
학습 포인트:
- 부관의 부가 방식(①, 2005다65500의 일부 법리): 일방적 부가뿐 아니라 협약 형태의 사전합의 후 부가도 가능(공법상 계약 + 부관 결합).
- 사후부관의 4 정당화 사유(②, 2007두24879): ㉠ 법령 근거 / ㉡ 변경 유보 / ㉢ 상대방 동의 / ㉣ 사정변경 →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예외적 허용.
- 부담 의무 불이행 → 본 처분 철회 ○(③): 부담을 이행하지 않아도 본 행정행위 효력은 자동 소멸 ✗ → 행정청의 별도 철회가 필요.
- 사후 법령 개정 → 부관 효력 자동 소멸 ✗(④, 2005다65500): 부관 적법성은 부과 시점의 법령으로 판단.
- 부담만 독립 쟁송 가능(⑤ 정답, 91누1264): 다른 부관(조건·기한)은 행정행위와 불가분이라 독립 쟁송 ✗, 하지만 부담은 그 존속이 본체의 존재를 전제로 할 뿐 별도 의무 부과의 처분이므로 부담 자체만 항고소송 대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