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10번
문제
甲의 대리인이라 칭하는 乙이 甲을 대리하여 丙과 사이에 甲 소유의 X토지를 매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이 乙의 대리권 없음을 이유로 丙에게 위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경우, 甲은 乙의 대리권 부존재를 증명하여야 한다.
- ② 乙이 甲으로부터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을 수여받은 경우, 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매매계약에서 약정한 바에 따라 중도금이나 잔금을 수령할 권한도 있다.
- ③ 乙이 甲으로부터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을 수여받은 후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배임적 대리행위를 한 경우, 丙이 이러한 사실을 과실없이 알지 못한 때에는 乙의 대리행위는 甲에게 효력이 미친다.
- ④ 乙이 위 매매계약에 관한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甲의 추인도 얻지 못하여 甲에게 대리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그 무권대리행위가 제3자 丁의 기망이나 문서위조 등 위법행위로 야기되었다면 丙은 乙을 상대로 계약의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 ⑤ 위 매매계약에서 甲의 채무불이행에 대비한 손해배상액이 예정된 경우, 乙이 무권대리인으로서 丙에 대하여 계약 이행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책임은 위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따라 정해진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④
쟁점
대리 — (a) 대리권 부존재의 증명책임, (b) 매매계약 체결 대리권에 부수하는 권한(중도금·잔금 수령), (c) 배임적 대리행위(대리권 남용)에서의 상대방 보호 기준, (d) 무권대리인의 책임(제135조)의 성질과 면책 한계, (e) 무권대리인의 손해배상책임과 본 계약상 손해배상액 예정의 적용을 종합적으로 묻는 문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07조(진의 아닌 의사표시) ① 의사표시는 표의자가 진의아님을 알고 한 것이라도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아님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
민법 제118조(대리권의 범위) 권한을 정하지 아니한 대리인은 다음 각호의 행위만을 할 수 있다. 1. 보존행위 2. 대리의 목적인 물건이나 권리의 성질을 변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이용 또는 개량하는 행위
민법 제135조(상대방에 대한 무권대리인의 책임) ① 다른 자의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맺은 자가 그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또 본인의 추인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그는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계약을 이행할 책임 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맺은 자에게 대리권이 없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또는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맺은 사람이 제한능력자일 때에는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각 지문 검토
① ○ — 대리권 부존재의 증명책임은 그 효과를 부인하려는 자(본인)에게 있다
대리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측에서 대리권 흠결을 주장·증명해야 하는 것이 증명책임의 원칙이다. 본 사안에서 甲은 매매계약(및 그에 터잡은 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을 부인하면서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자로서, 자신의 청구원인에 해당하는 '乙의 대리권 부존재'를 증명하여야 한다. 대법원도 일관되게 같은 입장이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다42195 판결 등 동지).
본 지문 → 옳다.
근거: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일단 마쳐진 이상 그 등기는 적법성이 추정되며(부동산등기의 추정력),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본인이 등기의 기초가 된 대리행위의 무효사유(즉 대리권 부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는 한 청구는 기각된다.
② ○ — 매매계약 체결 대리권에는 중도금·잔금 수령 권한이 포함된다
매매계약 체결의 대리권을 수여받은 자는 그 매매계약에서 약정된 내용을 이행받을 권한(매매대금 수령 권한)도 당연히 가지는 것으로 본다. 이는 매매계약의 체결과 이행이 일체로 결합된 거래 실무를 반영한 결과로, 명문 규정은 없으나 거래 통념과 묵시적 수권의 법리에 따른다(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39379 판결 등 동지).
본 지문 → 옳다.
근거: 본 지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를 두고 있어, 본인이 별도로 수령 권한을 제한한 경우를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매매계약 체결 대리권의 통상적 범위에 관한 진술로 정확하다.
③ ○ — 배임적 대리행위는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본인에게 효력 없음
대법원 1987. 7. 7. 선고 86다카1004 판결(대리권의 남용) — 판결요지
"민법 제107조 제1항의 뜻은 표의자의 내심의 의사와 표시된 의사가 일치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표의자의 진의가 어떠한 것이든 표시된 대로의 효력을 생기게 하여 거짓의 표의자를 보호하지 아니하는 반면에 만약 그 표의자의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 아님에 대하여 악의 또는 과실이 있는 경우라면 이때에는 그 상대방을 보호할 필요가 없이 표의자의 진의를 존중하여 그 진의 아닌 의사표시를 무효로 돌려 버리려는 데 있다. 진의 아닌 의사표시가 대리인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그 대리인의 진의가 본인의 이익이나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한 배임적인 것임을 그 상대방이 알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의 유추해석상 그 대리인의 행위에 대하여 본인은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대리권의 남용
본 지문 → 옳다.
근거: 본 지문은 "丙이 이러한 사실(배임적 대리)을 과실없이 알지 못한 때에는 乙의 대리행위는 甲에게 효력이 미친다"고 했다. 이는 위 판례의 결론을 정확히 옮긴 것이다. 즉 상대방 丙이 선의·무과실(배임 사실을 알지 못하고 알 수 없었던 경우)이라면 본인 甲은 그 대리행위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고, 매매계약은 甲에게 효력이 미친다.
④ ✗ — 무권대리행위가 제3자의 위법행위로 야기되었더라도 무권대리인의 책임은 부정되지 않는다 (정답)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다213038 판결(무권대리인의 상대방에 대한 책임의 성질:무과실책임) — 판결요지
"민법 제135조 제1항은 '타인의 대리인으로 계약을 한 자가 그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또 본인의 추인을 얻지 못한 때에는 상대방의 선택에 좇아 계약의 이행 또는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른 무권대리인의 상대방에 대한 책임은 무과실책임으로서 대리권의 흠결에 관하여 대리인에게 과실 등의 귀책사유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무권대리행위가 제3자의 기망이나 문서위조 등 위법행위로 야기되었다고 하더라도 책임은 부정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권대리인의 상대방에 대한 책임의 성질:무과실책임 — 제3자의 위법행위로 야기되어도 부정 ✗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본 지문은 "그 무권대리행위가 제3자 丁의 기망이나 문서위조 등 위법행위로 야기되었다면 丙은 乙을 상대로 계약의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했으나, 판례는 정반대다. 민법 제135조 제1항의 무권대리인의 책임은 무과실책임으로서, 대리권의 흠결이 무권대리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인지를 묻지 않으며, 그 무권대리행위가 제3자의 위법행위로 야기되었다 하더라도 무권대리인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따라서 상대방 丙은 무권대리인 乙에게 여전히 제135조 제1항에 따른 계약 이행 또는 손해배상을 선택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
⑤ ○ — 무권대리인의 손해배상책임은 본 계약상 손해배상액 예정에 따른다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0775 판결(무권대리인의 책임범위) — 판결요지 [1]
"다른 자의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맺은 자가 그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또 본인의 추인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그는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계약을 이행할 책임 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135조 제1항). 이때 상대방이 계약의 이행을 선택한 경우 무권대리인은 계약이 본인에게 효력이 발생하였더라면 본인이 상대방에게 부담하였을 것과 같은 내용의 채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 무권대리인은 마치 자신이 계약의 당사자가 된 것처럼 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이행할 책임을 지는 것이다. 무권대리인이 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위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에 대비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조항을 둔 때에는 무권대리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조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산정한 손해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권대리 (3):무권대리인의 책임범위
본 지문 → 옳다.
근거: 제135조 제1항에 따라 상대방이 '계약의 이행'을 선택한 경우, 무권대리인은 마치 자신이 계약 당사자가 된 것처럼 계약상 채무를 이행할 책임을 진다. 그 채무를 불이행한 경우의 손해배상책임은 본 계약에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이 있으면 그 조항에 따라 산정된다. 본 지문은 정확히 이 법리를 진술하고 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④ — 정답은 ④.
학습 포인트: 무권대리·대리 5대 쟁점 정리 — (a) 대리권 부존재 증명책임은 효력을 다투는 측. (b) 매매 체결 대리권에는 대금 수령 권한 포함(통상). (c) 배임적 대리(대리권 남용) — 상대방 악의·과실 있을 때에만 본인 면책(제107조①但 유추 — sc 435 = 86다카1004). (d) 무권대리인의 책임은 무과실책임 — 제3자 위법행위로 야기되어도 면책 ✗(sc 4181 = 2013다213038). 매수인의 면책은 상대방이 무권대리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제135조 제2항). (e) 무권대리인의 손해배상책임은 본 계약상 손해배상액 예정에 따라 산정(sc 447 = 2018다2107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