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19번
문제
甲과 乙은 甲 소유의 건물 중 1층에 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나 乙이 임차하여 점유하고 있던 건물 1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 1층뿐만 아니라 甲이 점유하고 있던 건물 2층도 전소되었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올바르게 조합한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건물 1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甲이 지배, 관리하는 영역에 존재하는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단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甲은 화재로 인한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乙에게 물을 수 없다.
ㄴ. 건물 1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그 발생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라면 乙은 원칙적으로 화재로 인한 임대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
ㄷ. 건물 1층과 구조상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고 있는 건물 2층에서 발생한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 乙에게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甲은 화재 발생과 관련된 乙의 계약상 의무 위반이 있었다는 사실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선지
- ① ㄱ(○), ㄴ(○), ㄷ(×)
- ② ㄱ(○), ㄴ(×), ㄷ(○)
- ③ ㄱ(○), ㄴ(×), ㄷ(×)
- ④ ㄱ(×), ㄴ(×), ㄷ(○)
- ⑤ ㄱ(×), ㄴ(×), ㄷ(×)
정답
2번
해설
정답: ② ㄱ(○), ㄴ(×), ㄷ(○)
쟁점
임차인의 임차물 반환의무 이행불능과 손해배상책임 — (a) 화재가 임대인 지배·관리 영역의 하자로 추단되는 경우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가부, (b) 화재 원인 불분명 시 임차인의 면책 가부, (c) 임차 외 부분(건물 2층)의 손해에 대한 임대인의 증명책임의 범위를 종합적으로 묻는 문제다. 본 문제는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 전원합의체 판결(임차인의 보관의무)이 모든 지문의 정답을 결정짓는 leading 판례다.
근거 법령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393조(손해배상의 범위) 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②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민법 제623조(임대인의 의무)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민법 제654조·제610조(임차인의 선관주의의무 + 보존·반환의무) 임차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임차물을 보존하고 계약 종료 시 반환하여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각 지문 검토
ㄱ. ○ — 화재가 임대인 지배·관리 영역의 하자로 추단되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손해배상 ✗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 전원합의체 판결(임차인의 보관의무) — 판결요지 [1]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므로(민법 제623조),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 발생한 화재가 임대인이 지배·관리하는 영역에 존재하는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단된다면, 그 하자를 보수·제거하는 것은 임대차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기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하여야 하는 임대인의 의무에 속하며, 임차인이 하자를 미리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은 화재로 인한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 등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임차인에게 물을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임차인의 보관의무
본 지문 → 옳다 (정답 구성).
근거: 임대인의 사용·수익 상태 유지 의무(제623조)에 따라, 화재 원인이 임대인 지배·관리 영역의 하자에서 비롯되었다면 그 하자 제거는 임대인의 의무이지 임차인의 책임이 아니다. 따라서 임대인은 화재로 인한 임차물 반환의무 이행불능에 따른 손해배상을 임차인에게 청구할 수 없다.
ㄴ. ✗ — 화재 원인 불분명이라도 임차인은 자기의 무과실을 증명해야 면책 (원칙적 면책 ✗)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 전원합의체 판결(임차인의 보관의무) — 판결요지 [1] 전반부
"임대차 목적물이 화재 등으로 인하여 소멸됨으로써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 임차인은 이행불능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 화재 등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한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임차인의 보관의무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본 지문은 "화재 발생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라면 乙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으나, 판례는 정반대다. 임차인의 임차물 반환의무는 이행불능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전환되며(제390조), 그 면책을 위해서는 임차인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임을 증명해야 한다(채무불이행 책임의 일반 법리 + 점유자의 보존책임의 결합). 화재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임차인이 증명책임을 부담하므로, 원칙적으로는 면책되지 않고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ㄷ. ○ — 임차 외 건물 부분(2층) 손해 =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인과관계 등 증명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 전원합의체 판결(임차인의 보관의무) — 판결요지 [2]
"임차인이 임대인 소유 건물의 일부를 임차하여 사용·수익하던 중 임차 건물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임차 건물 부분이 아닌 건물 부분(이하 '임차 외 건물 부분'이라 한다)까지 불에 타 그로 인해 임대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이 있었음이 증명되고, 그러한 의무 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가 그러한 의무 위반에 따른 통상의 손해에 해당하거나, 임차인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임차인은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도 민법 제390조, 제393조에 따라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 임차 외 건물 부분이 구조상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관계에 있는 부분이라 하더라도, 그 부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는 배상을 구하려면,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이 있었고, 그러한 의무 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가 의무 위반에 따라 민법 제393조에 의하여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 대하여 임대인이 주장·증명하여야 할 사항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임차인의 보관의무
본 지문 → 옳다 (정답 구성).
근거: 종전 판례는 "구조상 불가분의 일체"라는 사정만으로 임차 외 부분의 손해도 임차인이 자신의 무과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책임진다고 보았으나, 2012다86895 전합은 이를 변경하여, 임차 외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①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 ② 상당인과관계, ③ 손해의 범위(제393조)를 모두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본 사안의 2층 손해에 대해 甲(임대인)이 乙(임차인)에게 채무불이행 배상을 청구하려면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을 임대인이 증명해야 한다.
결론
ㄱ(○), ㄴ(×), ㄷ(○) — 정답은 ②.
학습 포인트: 임차물 반환의무 이행불능 + 화재 손해배상 (2012다86895 전합)의 3단계 분류 — (a) 임차 부분 손해 = 임차인이 자기의 무과실을 증명해야 면책(제390조 단서), 화재 원인 불분명도 동일. (b) 화재 원인이 임대인 지배·관리 영역 하자로 추단되는 경우 = 임대인의 사용·수익 유지 의무(제623조) 위반 → 임차인 면책. (c) 임차 외 부분(예: 2층 등) 손해 =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상당인과관계·손해의 범위를 모두 증명해야 함 — 종전 판례(구조상 불가분 일체만으로 임차인 책임 추정)는 본 전합으로 변경. 이 3단계 분류가 본 문제의 정답을 결정짓는 핵심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