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26번
문제
甲과 乙이 丙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공동불법행위를 저질러 丙에게 1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 이 손해에 丙이 기여한 과실이 20%이며, 이에 가담하지 않은 丁이 甲의 사용자로서 사용자책임을 진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甲과 乙은 丙의 과실을 이유로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고, 丁 역시 甲의 사용자로서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다.
ㄴ. 丁이 丙에 대하여 대여금채권을 갖고 있는 경우, 丁은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고의의 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 금지 규정인 「민법」 제496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위 대여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丙의 丁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상계할 수 있다.
ㄷ. 丙의 甲에 대한 손해배상채권만 시효로 소멸한 후 乙이 丙에게 손해를 전부 배상하였다면, 乙은 甲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ㄹ. 丙이 甲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 丙의 乙에 대한 손해배상채권도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선지
- ① ㄱ, ㄴ
- ② ㄱ, ㄹ
- ③ ㄴ, ㄷ
- ④ ㄱ, ㄴ, ㄹ
- ⑤ ㄱ, ㄷ, ㄹ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ㄱ, ㄴ, ㄹ)
쟁점
甲·乙이 丙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공동불법행위를 하여 丙에게 1억 원의 손해(丙의 기여과실 20%)를 입혔고, 이에 가담하지 않은 丁이 甲의 사용자로서 사용자책임을 지는 사안이다.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다. ㄱ 고의 불법행위자와 사용자의 과실상계 주장 가부, ㄴ 사용자책임과 민법 제496조(고의 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금지)의 적용, ㄷ 부진정연대채무자 1인의 채무 시효소멸 후 다른 자의 구상권, ㄹ 부진정연대채무에서 이행청구에 의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범위를 검토한다.
근거 법령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①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760조
민법 제496조(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금지)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496조
각 지문 검토
ㄱ. ✗ — 고의의 불법행위자 甲·乙은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으나, 고의가 없는 사용자 丁은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다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32999 판결(판결요지 [4])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으나, 이는 그러한 사유가 있는 자에게 과실상계의 주장을 허용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기 때문이므로, 불법행위자 중의 일부에게 그러한 사유가 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가 없는 다른 불법행위자까지도 과실상계의 주장을 할 수 없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동불법행위 과실상계:고의 불법행위자는 과실상계 주장 불가하나 고의 없는 다른 불법행위자(사용자 등)는 과실상계 주장 가능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甲·乙이 그 부주의를 이유로 과실상계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이 부분은 옳다). 그러나 이러한 과실상계 주장의 제한은 고의라는 사유가 있는 자에게만 미치므로, 그러한 사유가 없는 다른 불법행위자는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다. 사용자책임을 지는 丁은 스스로 고의로 불법행위를 한 것이 아니므로, 甲의 고의를 이유로 과실상계 주장이 배제되지 않고 피해자 丙의 과실 20%를 들어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丁 역시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다」는 부분이 옳지 않다.
이 법리(고의 불법행위와 과실상계)는 제8회 민사법 1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ㄴ. ✗ — 피용자의 고의 불법행위로 사용자책임을 지는 사용자도 민법 제496조의 적용을 면할 수 없으므로, 丁은 자신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할 수 없다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다63019 판결
… 피용자의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에 민법 제496조의 적용을 배제하여야 할 이유가 없으므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 사용자는 자신의 고의의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민법 제496조의 적용을 면할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피용자의 고의 불법행위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 사용자의 민법 제496조 적용 배제 주장 가부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민법 제496조는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를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금지하는데, 이는 고의의 불법행위를 유발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현실의 변제를 받게 하려는 취지이다. 판례는 피용자의 고의 불법행위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에도 민법 제496조의 적용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따라서 사용자 丁은 자신이 직접 고의의 불법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496조의 적용을 면할 수 없고, 자신의 대여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丙의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 「제496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상계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2004다63019)는 제8회 민사법 1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ㄷ. ○ — 丙의 甲에 대한 손해배상채권만 시효로 소멸한 후 乙이 전부 배상하였다면, 乙은 甲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법원 1997. 12. 23. 선고 97다42830 판결
공동불법행위자의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구상권은 피해자의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과는 그 발생 원인 및 성질을 달리하는 별개의 권리이고, 연대채무에 있어서 소멸시효의 절대적 효력에 관한 제421조의 규정은 공동불법행위자 상호간의 부진정연대채무에 대하여는 그 적용이 없으므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의 손해배상채무가 시효로 소멸한 후에 다른 공동불법행위자 1인이 피해자에게 자기의 부담 부분을 넘는 손해를 배상하였을 경우에도, 그 공동불법행위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연대채무 (3):1인의 소멸시효 완성의 효과
본 지문 → 옳음.
근거: 공동불법행위자 상호간의 구상권은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과는 발생 원인·성질을 달리하는 별개의 권리이고, 연대채무의 소멸시효 절대적 효력 규정(민법 제421조)은 부진정연대채무에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丙의 甲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더라도, 자기의 부담 부분을 넘어 전부 배상한 乙은 甲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97다42830)는 제7회 민사법 12번·제6회 민사법 16번·제4회 민사법 33번·제2회 민사법 2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ㄹ. ✗ — 부진정연대채무에서는 채무자 1인에 대한 이행청구의 시효중단 효력이 다른 채무자에게 미치지 않으므로, 丙이 甲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도 乙에 대한 채권의 시효는 중단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다91886 판결
부진정연대채무에서는 채무자 1인에 대한 이행청구 또는 채무자 1인이 행한 채무의 승인 등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나 시효이익의 포기가 다른 채무자에게 효력을 미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연대채무에서 채무자 1인의 소멸시효 중단사유·시효이익 포기가 다른 채무자에게 효력이 있는지 여부(소극)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연대채무에서는 어느 연대채무자에 대한 이행청구가 다른 연대채무자에게도 효력이 있어 시효중단의 절대적 효력이 인정되나(민법 제416조), 부진정연대채무에는 이러한 절대적 효력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부진정연대채무에서 채무자 1인에 대한 이행청구 등 시효중단사유는 다른 채무자에게 효력을 미치지 않으므로(상대적 효력), 丙이 甲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더라도 그로써 丙의 乙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까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乙에 대한 채권도 소멸시효가 중단된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2010다91886)는 제7회 민사법 50번·제5회 민사법 35번·제5회 민사법 4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ㄱ, ㄴ, ㄹ이므로 정답은 4번. ㄱ 고의의 甲·乙과 달리 사용자 丁은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고(2005다32999), ㄴ 사용자책임에도 민법 제496조가 적용되어 丁은 상계할 수 없으며(2004다63019), ㄹ 부진정연대채무에서 甲에 대한 이행청구의 시효중단 효력은 乙에게 미치지 않는다(2010다91886). 반면 ㄷ 丙의 甲에 대한 채권이 시효소멸한 후 乙이 전부 배상하였다면 乙은 甲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97다42830)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