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29번
문제
과실상계와 책임제한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가해행위와 피해자측의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에는 피해자측의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피해자측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질환의 태양·정도 등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측의 요인을 참작할 수 있다.
- ②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후유증이 사고와 피해자의 기왕증이 경합하여 나타난 것이라면 사고가 후유증이라는 결과 발생에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정도에 따라 상응한 배상액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타당하다.
- ③ 표현대리행위가 성립하는 경우에 그 본인은 표현대리행위에 의하여 책임을 져야 하지만, 상대방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라면 공평의 원칙상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본인의 책임을 경감할 수 있다.
- ④ 「민법」 제581조, 제580조에 기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담보책임이 「민법」의 지도이념인 공평의 원칙에 입각한 것인 이상 하자 발생 및 그 확대에 가공한 매수인의 잘못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이 상당하다.
- ⑤ 예금주가 인장관리를 다소 소홀히 하였거나 입·출금 내역을 조회하여 보지 않음으로써 금융기관 직원의 불법행위가 용이하게 된 사정이 있다고 할지라도, 정기예탁금 계약에 기하여 정기예탁금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을 들어 과실상계할 수 없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③
쟁점
과실상계와 책임제한 — (a) 피해자의 체질적 소인·기왕증과 과실상계 유추적용, (b) 교통사고 + 기왕증 경합 시 기여도에 따른 배상, (c) 표현대리 성립 시 본인의 이행책임에 과실상계 유추적용 가부, (d)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에서 매수인의 잘못 참작 가부, (e) 정기예탁금 반환청구에서 예금주의 인장관리 소홀로 인한 과실상계 가부를 종합적으로 묻는 문제다.
근거 법령
민법 제396조(과실상계)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민법 제763조(준용규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민법 제125조(대리권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 제3자에 대하여 타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함을 표시한 자는 그 대리권의 범위 내에서 행한 그 타인과 그 제3자 간의 법률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민법 제581조(종류매매와 매도인의 담보책임) ① 매매의 목적물을 종류로 지정한 경우에도 그 후 특정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제580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각 지문 검토
① ○ — 피해자의 체질적 소인·질병 위험도 등도 과실상계 유추적용 가능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2270 판결 등 동지 + 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가해행위와 피해자측의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 피해자측의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피해자측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질환의 태양·정도 등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측의 요인을 참작할 수 있다."
본 지문 → 옳다.
근거: 피해자의 체질적 소인은 피해자의 귀책사유가 아니므로 엄격한 의미의 '과실'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손해 발생·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측 사정으로서 공평의 이념에 따라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배상액에 반영할 수 있다(공평한 손해 분담의 원칙).
② ○ — 교통사고 + 피해자 기왕증 경합 = 사고 기여도에 상응한 배상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6713 판결 등 동지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후유증이 사고와 피해자의 기왕증이 경합하여 나타난 것이라면, 사고가 후유증이라는 결과 발생에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정도에 따라 상응한 배상액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타당하다."
본 지문 → 옳다.
근거: 가해행위와 피해자의 기왕증이 결합하여 발생한 손해는 가해행위의 기여도(인과관계 비율)에 따라 배상액이 결정된다. 이는 사실상 인과관계의 양적 분할이며, 과실상계와는 별개의 손해배상 산정 법리다. 위 ①의 체질적 소인 + 과실상계 유추적용과 함께 손해의 공평 분담을 위한 양대 도구로 작동한다.
③ ✗ — 표현대리 성립 시 상대방 과실로 본인 책임 경감 ✗ (정답)
대법원 1996. 7. 12. 선고 95다49554 판결(표현대리 성립 + 본인 이행책임 → 과실상계 적용 ✗)
"표현대리가 성립하여 본인이 이행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과실상계의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표현대리 = 본인의 책임 — 과실상계 ✗)."
— 표준판례: 표현대리 성립 + 본인 이행책임 → 과실상계 적용 ✗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본 지문은 "상대방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라면 과실상계 유추적용으로 본인의 책임을 경감할 수 있다"고 했으나, 판례는 정반대다. 표현대리에서 본인의 이행책임은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이 아니라 계약 자체의 이행책임(매매대금 지급, 소유권 이전 등)이므로 과실상계의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상대방의 선의·무과실 여부는 표현대리의 성립 요건 단계에서 판단할 사항이지(예: 제125조·제126조·제129조), 일단 표현대리가 성립한 이후에 그 책임의 양적 경감 사유로 다시 끌어들일 수는 없다.
④ ○ —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에 매수인의 잘못 참작 가능 (과실상계 준용은 ✗지만 공평의 원칙상 참작)
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23920 판결 등 동지
"민법 제581조, 제580조에 기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담보책임이 민법의 지도이념인 공평의 원칙에 입각한 것인 이상 하자 발생 및 그 확대에 가공한 매수인의 잘못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이 상당하다."
본 지문 → 옳다.
근거: 하자담보책임은 무과실책임이므로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제396조 과실상계가 직접 준용되지는 않지만, 그 책임의 본질이 공평의 원칙(피해자에게 무과실의 손해를 매도인이 일부 부담)에 있으므로, 매수인의 잘못으로 하자가 확대된 부분에 대해서는 공평의 견지에서 배상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⑤ ○ — 정기예탁금 반환청구는 계약상 청구 → 과실상계 ✗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6다44272 판결 등 동지
"예금주가 인장관리를 다소 소홀히 하였거나 입·출금 내역을 조회하여 보지 않음으로써 금융기관 직원의 불법행위가 용이하게 된 사정이 있다고 할지라도, 정기예탁금 계약에 기하여 정기예탁금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을 들어 과실상계할 수 없다. 이는 정기예탁금 반환청구권이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아니라 계약상 본래 채무의 이행청구권이기 때문이다."
본 지문 → 옳다.
근거: 과실상계는 채무불이행·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에 적용되는 법리이지, 계약상 본래 채무(예: 예금반환·매매대금지급 등)의 이행청구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정기예탁금 반환청구는 후자에 해당하므로, 예금주의 인장관리 소홀 등의 사정은 과실상계로 채무 면제·감액의 사유가 될 수 없다(별도의 책임 추궁 — 예: 면책약관 등이 있을 수 있음).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③ — 정답은 ③.
학습 포인트: 과실상계·책임제한 5대 쟁점 — (a) 피해자의 체질적 소인·기왕증 = 과실 ✗지만 공평의 원칙상 과실상계 유추적용으로 참작 ○(93다52402). (b) 교통사고 + 기왕증 = 사고 기여도에 따른 배상(2005다16713). (c) 표현대리 + 본인 이행책임 = 과실상계 ✗(95다49554) — 함정 지점. 표현대리는 계약의 이행책임이지 손해배상이 아님. (d) 하자담보책임 = 무과실책임 + 과실상계 준용 ✗지만 공평의 원칙으로 매수인 잘못 참작 ○(94다23920). (e) 정기예탁금 반환청구 = 계약상 본래 채무 이행청구 + 과실상계 ✗(2006다44272). 핵심은 "과실상계는 손해배상에만 적용, 본래 채무 이행청구에는 ✗"라는 대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