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34번
문제
甲은 2018. 5. 20. 사망하였는데, 그 배우자 乙과 아들 丙은 2018. 6. 30. 상속포기신고를 하였으나 그 외의 가족은 상속포기신고를 하지 않았고, 법원은 2018. 7. 20. 乙과 丙의 상속포기신고를 수리하는 심판을 하여 위 심판이 같은 달 31. 고지되었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乙이 2018. 6. 10. 상속재산에 속하는 손해배상채권을 채무자 A로부터 추심하여 변제를 받은 경우, 乙의 상속포기는 효력이 없다.
- ② 丙이 2018. 7. 10. 상속재산에 속하는 고가의 패물을 B에게 5,000만 원에 매도하고 대금을 수령한 경우, 丙은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 ③ 乙이 2018. 8. 25. 상속재산에 속하는 토지를 C에게 매도하고 그 매매대금 전액으로 위 토지에 관하여 우선변제권을 가진 甲의 채권자 D에게 채무를 변제한 행위는 상속포기신고 후 상속재산의 부정소비에 해당하여 乙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 ④ 만일 甲의 둘째 아들 丁이 2018. 3. 15. 甲 사망 시 유류분을 포함한 상속을 모두 포기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더라도, 「민법」에 따른 절차와 방식으로 상속포기를 하지 않았다면, 甲의 사망 후 그 상속권을 다시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지 않는다.
- ⑤ 만일 乙과 丙의 상속포기로 단독상속인이 된 甲의 어머니 戊가 2018. 9. 10. 사망함으로써 대습상속이 개시된 경우, 그 대습상속인이 된 乙과 丙이 대습상속에 관하여 「민법」에 따른 절차와 방식으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않는 한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③
쟁점
상속포기와 법정단순승인 — (a) 상속포기 신고 전 상속재산 추심·변제 수령 → 단순승인 간주, (b) 상속포기 신고 후 수리 전 상속재산 매도 → 단순승인 간주, (c) 상속재산 매도 후 매매대금 전액으로 우선변제권자에게 변제 → 부정소비 해당 여부, (d) 상속개시 전 상속포기 의사표시의 효력과 사후 주장의 신의칙 위반 여부, (e) 대습상속 개시 시 한정승인·포기 절차 없을 시 단순승인 간주를 종합적으로 묻는 문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019조(승인, 포기의 기간) ①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
민법 제1026조(법정단순승인)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1.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 2. 상속인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때 3.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
민법 제1041조(포기의 방식)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할 때에는 제1019조 제1항의 기간내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각 지문 검토
① ○ — 상속포기 신고 전 상속재산 채권 추심·변제 수령 → 단순승인 간주 → 포기 무효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3다73520 판결(법정단순승인 (1)) — 판결요지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상속의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생긴 이후에는 더 이상 단순승인으로 간주할 여지가 없으므로, 이 규정은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정단순승인 (1)
본 지문 → 옳다.
근거: 본 사안에서 乙은 2018. 6. 30. 상속포기 신고를 했지만 그 효력 발생 시점(심판 수리 + 고지)은 2018. 7. 31.이다. 그러나 乙은 2018. 6. 10. 즉 신고 전에 이미 상속재산 채권을 추심·변제 받았다. 이는 제1026조 제1호의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단순승인 간주 → 그 후의 상속포기 신고는 효력이 없다.
② ○ — 상속포기 신고 후 수리 전 상속재산 매도 → 단순승인 간주
상속포기의 효력은 신고만으로 발생하지 않고 가정법원의 수리 심판이 고지되어야 비로소 발생한다(sc 1212 판례 후반부). 본 사안에서 丙은 2018. 6. 30. 상속포기 신고를 했지만 수리·고지(2018. 7. 31.) 전인 2018. 7. 10.에 상속재산 패물을 매도하였다. 이는 효력 발생 전 처분행위이므로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단순승인이 간주된다.
본 지문 → 옳다.
근거: 위 sc 1212 판례 — "상속의 한정승인이나 포기는 상속인의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에 신고를 하여 가정법원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심판은 당사자가 이를 고지받음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
③ ✗ — 상속재산 매도 후 매매대금 전액으로 우선변제권자에 변제 → 부정소비 ✗ (정답)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3다63586 판결(법정단순승인 (2)) — 판결요지 [2]·[3]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기 이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때에만 적용되는 것이고,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때에는 그로 인하여 상속채권자나 다른 상속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경우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것이 같은 조 제3호에 정한 상속재산의 부정소비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민법 제1026조 제3호에 정한 '상속재산의 부정소비'라 함은 정당한 사유 없이 상속재산을 써서 없앰으로써 그 재산적 가치를 상실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하여 그 처분대금 전액을 우선변제권자에게 귀속시킨 경우에는, 비록 그것이 한정승인이나 포기 후의 처분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정당한 사유 없이 상속재산을 써서 없애 그 재산적 가치를 상실시키는 행위(부정소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정단순승인 (2)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본 사안에서 乙은 2018. 7. 31. 상속포기 효력 발생 후인 2018. 8. 25.에 토지를 매도하고 그 매매대금 전액으로 우선변제권을 가진 채권자 D에게 변제했다. 판례에 따르면 ① 상속포기 후의 처분행위는 제1026조 제1호가 아니라 제3호의 '부정소비' 여부로만 단순승인 간주를 판단하고, ② 우선변제권자에게 매매대금 전액을 변제한 행위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재산적 가치를 상실시키는' 부정소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본 지문은 "부정소비에 해당하여 단순승인 간주"라고 했으나 잘못이다.
④ ○ — 상속개시 전 상속포기 의사표시는 효력 ✗, 사후 상속권 주장은 신의칙 위반 ✗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9021 판결(유류분을 포함한 상속포기약정의 효력) — 판결요지
"상속개시 전에 한 상속포기 약정은 민법 제1041조의 절차와 방식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효력이 없다. 그리고 상속개시 전에 상속포기의 의사를 표시한 자가 상속개시 후에 상속권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다. 이는 상속포기 제도가 가정법원에 신고하여 심판을 받는 엄격한 절차를 요구하는 강행규정이기 때문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유류분을 포함한 상속포기약정의 효력
본 지문 → 옳다.
근거: 상속포기는 제1041조의 절차(가정법원 신고)를 거쳐야 효력이 발생하는 강행 절차다. 상속개시 전(피상속인 사망 전)의 상속포기 의사표시는 그 자체로 무효이며, 후일 상속개시 후에 상속권을 주장한다고 해서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강행규정 위반의 행위가 효력 없는 것과 같은 맥락).
⑤ ○ — 대습상속 개시 시 한정승인·포기 미진 시 단순승인 간주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다39824 판결 등 동지
"선순위 상속인의 상속포기로 후순위 상속인이 단독상속인이 된 후, 그 후순위 상속인의 사망으로 대습상속이 개시된 경우, 그 대습상속인이 된 자(=처음 포기한 자)는 새로운 상속개시(피대습자 사망)에 관해 다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의 절차와 방식을 거치지 않는 한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2호). 처음 상속포기의 효력은 처음 피상속인의 상속에만 미치고, 새로운 상속(대습상속)에는 별도로 의사표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 지문 → 옳다.
근거: 상속포기는 그 포기된 상속개시에 한해 효력이 있을 뿐, 후속 상속(대습상속 포함)에 자동으로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본 사안에서 乙·丙은 甲의 상속(2018. 5. 20.)을 포기했지만, 그 후 戊가 단독상속인이 된 후 2018. 9. 10. 사망함으로써 새로운 상속(대습상속)이 개시되면 乙·丙은 다시 3개월 내에 한정승인·포기 절차를 거쳐야 한다(제1019조). 그렇지 않으면 제1026조 제2호에 따라 단순승인 간주된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③ — 정답은 ③.
학습 포인트: 상속포기·법정단순승인 5대 쟁점 — (a) 상속포기 신고 전 처분행위 = 제1026조 1호 적용 → 단순승인 간주(2013다73520). (b) 상속포기 효력 시점 = 가정법원 수리 심판 고지 시. 그 전 처분행위도 1호 적용. (c) 상속포기 후 처분행위 = 제1026조 3호 '부정소비' 여부로만 판단; 우선변제권자에게 매매대금 전액 변제는 부정소비 ✗(2003다63586). 함정 지점. (d) 상속개시 전 상속포기 약정 = 무효, 사후 상속권 주장도 신의칙 ✗(98다9021). (e) 대습상속 개시 시 별도 한정승인·포기 절차 필요(2014다39824). 상속포기의 효력 발생 시점(고지)과 그 시점 전후의 처분행위에 대한 법적 평가 차이를 정확히 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