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36번
문제
어음의 원인관계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어음소지인이 자기에 대한 배서의 원인관계가 흠결됨으로써 그 어음을 소지할 정당한 권원이 없어지고 어음금의 지급을 구할 경제적 이익이 없게 된 경우에는 인적항변 절단의 이익을 향유할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 ②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기존채무의 이행에 관하여 어음을 교부함에 있어서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이는 ‘지급에 갈음하여’ 교부된 것으로 추정한다.
- ③ 기존채무의 ‘지급을 위하여’ 어음이 발행된 경우 어음의 반환 없이 채권자가 원인채권을 행사하여 만족을 얻으면 어음채무는 소멸한다.
- ④ 기존채무의 ‘지급을 위하여’ 어음이 발행된 경우 당사자 사이에 특약이 없다면 원인채권을 먼저 행사하여야 한다.
- ⑤ 채권자가 기존채무의 ‘지급을 위하여’ 그 채무의 변제기보다 후의 일자가 만기로 된 어음을 교부받은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채무의 지급을 유예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정답
1번
해설
정답: ①번
쟁점
기존 채무의 이행과 관련하여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어음을 교부하는 경우 그 의사의 추정(‘지급에 갈음하여’ vs ‘지급을 위하여’ vs ‘담보를 위하여’),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의 행사 순서, 원인채권 행사 시 어음 반환 요부, 그리고 인적항변 절단의 이익을 향유할 지위(정당한 권원 · 경제적 이익이 없는 어음소지인의 경우 부정).
근거 법령
어음법 제17조 환어음에 의하여 청구를 받은 자는 발행인 또는 종전의 소지인에 대한 인적 관계로 인한 항변으로써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지인이 그 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고 어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각 지문 검토
① ○ (정답) — 정당한 권원·경제적 이익이 없는 어음소지인은 인적항변 절단의 이익 ✗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46508 판결(판결요지 [1])
"어음에 의하여 청구를 받은 자는 종전의 소지인에 대한 인적 관계로 인한 항변으로써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와 같이 인적항변을 제한하는 법의 취지는 어음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어음취득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자기에 대한 배서의 원인관계가 흠결됨으로써 어음소지인이 그 어음을 소지할 정당한 권원이 없어지고 어음금의 지급을 구할 경제적 이익이 없게 된 경우에는 인적항변 절단의 이익을 향유할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인적항변 절단의 이익을 향유할 지위:정당한 권원·경제적 이익이 없는 어음소지인
본 지문 → 옳다 (정답).
근거: 어음법 제17조의 인적항변 절단은 ‘선의의 어음취득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배서받은 원인관계 자체가 흠결된 자’까지 보호하는 제도가 아니다. 배서의 원인관계가 사후에 무효·해제·취소되어 소지인 자신이 어음을 소지할 정당한 권원을 잃고 어음금 지급을 받을 경제적 이익마저 없어진 경우라면 보호의 기초가 사라진다.
② ✗ — 어음 교부 시 ‘지급을 위하여’ 추정 (‘지급에 갈음하여’ ✗)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3다12213 판결(판결요지 [1])
"채무자가 기존 채무의 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어음을 교부하는 경우에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고, 다른 한편 어음상의 주채무자가 원인관계상의 채무자와 동일하지 아니한 때에는 제3자인 어음상의 주채무자에 의한 지급이 예정되고 있으므로, 이는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다25060 판결(판결요지 [1])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어음의 교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존 원인채무는 여전히 존속하고 단지 그 ‘지급을 위하여’ 또는 ‘담보를 위하여’ 교부된 것으로 추정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의 행사순서 · 표준판례: 지급을 위한 어음행위
본 지문 → 옳지 않다.
근거: 어음 교부의 의사 해석 추정은 ‘지급을 위하여’이지 ‘지급에 갈음하여’가 아니다. ‘지급에 갈음하여’(원인채무 소멸 + 어음채무만 존속)로 보려면 그러한 적극적 의사표시가 입증되어야 한다.
③ ✗ — 원인채권 만족 시 어음채무도 소멸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3다12213 판결(판결요지 [2])
"[1]항의 경우, 채권자는 어음채권과 원인채권 중 어음채권을 먼저 행사하여 만족을 얻을 것을 당사자가 예정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채권자로서는 어음채권을 우선 행사하고 그에 의하여서는 만족을 얻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채무자에 대하여 원인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의 행사순서
본 지문 → 옳지 않다.
근거: ‘지급을 위하여’ 어음이 교부된 경우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은 병존한다. 어느 한쪽으로 만족을 얻으면 다른 한쪽도 소멸한다(이중지급 방지). 다만 본 지문은 “어음의 반환 없이” 원인채권을 행사하여 만족을 얻으면 어음채무가 소멸한다는 부분에서 함정이 있다. 채권자가 어음을 환수하지 않은 채 원인채권으로 만족을 얻은 경우 어음은 여전히 유효하게 유통될 수 있어 발행인은 어음의 선의취득자로부터 다시 어음금 청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채권자가 원인채권으로 만족을 얻기만 하면 (반환 없이도) 당연히 어음채무가 소멸한다”라는 단정은 타당하지 않다. 원인채권 행사 시 어음 반환의 항변권은 채무자에게 인정되는 구조이며(대법원 1993. 11. 9. 93다11203 — sc 3442 참조), 어음의 회수 없이는 어음채무가 자동으로 소멸한다고 말할 수 없다.
④ ✗ —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경우 어음채권 먼저 행사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3다12213 판결(판결요지 [2])
"채권자는 어음채권과 원인채권 중 어음채권을 먼저 행사하여 만족을 얻을 것을 당사자가 예정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채권자로서는 어음채권을 우선 행사하고 그에 의하여서는 만족을 얻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채무자에 대하여 원인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의 행사순서
본 지문 → 옳지 않다.
근거: 본 지문은 “원인채권을 먼저 행사하여야 한다”라고 하나, 판례는 반대로 ‘어음채권을 먼저 행사’하는 것을 당사자의 예정의사로 본다. 어음을 매개로 한 결제수단의 1차 만족원이 어음채권이기 때문이다.
⑤ ✗ — 후일자 만기 어음 교부 = 지급 유예 의사 ○
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다25060 판결 (판결요지 참조)
채권자가 기존채무의 ‘지급을 위하여’ 그 채무의 변제기보다 후의 일자가 만기로 된 어음을 교부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어음의 만기일까지 기존채무의 지급을 유예하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지급을 위한 어음행위
본 지문 → 옳지 않다.
근거: 후일자 만기 어음을 교부받는 행위는 그 만기까지의 지급 유예 의사를 추단케 한다. 만기 전에 원인채무 이행을 청구하면 어음 발행 자체의 취지에 반하기 때문이다.
결론
정답은 ①번이다. 어음법 제17조의 인적항변 절단은 ‘배서의 원인관계가 정상적으로 성립한 선의의 어음취득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므로, 정당한 권원과 경제적 이익이 모두 없는 자에게까지 적용되지는 않는다. 학습 포인트는 ① 어음 교부 의사의 추정 순위(지급을 위하여 ▶ 담보를 위하여 ▶ 지급에 갈음하여), ② 어음채권 우선행사의 원칙, ③ 원인채권 행사 시 어음 반환 동시이행 항변, ④ 후일자 만기 어음 = 유예 추정, ⑤ 인적항변 절단의 보호 한계(2002다46508)이다.